최근 통합 대한항공 출범(12월 17일)을 한 달 보름여 앞두고, 합병에 따른 실질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통합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특히, 각자도생해왔던 국내 1, 2위 GDS사들도 앞다퉈 시스템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어 11월로 접어든 여행시장에 벌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가장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곳은 토파스와 한진세이버(구 아시아나세이버)의 주도권 경쟁이다.
이미 한진세이버는 지난달 말 ‘세이버, 대한항공 발권서비스 11월 전격오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주도권 선점에 불을 지폈다. 한진세이버측은 “이번 대한항공 발권서비스 오픈을 통해 한진세이버는 특정 항공사에 종속되었던 과거 이미지를 완전 탈피, 전 세계 모든 항공사를 아우르는 글로벌 GDS로서의 강력한 기술력과 위상을 한국시장에 다시 증명해 냈다”며 “세이버 플랫폼인 ‘Sabre Agency Workspace’를 통해 대한항공 발권에 특화된 4가지 강력한 맞춤형 기능을 새롭게 적용해 여행사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토파스도 한진세이버의 적극적인 공세에 반격할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금주내 대한항공으로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예약 및 발권 서비스 준비가 완료되면 곧바로 ‘이제 아마데우스(Amadeus)하나면 충분합니다’라는 타이틀로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토파스측은 “대한항공의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여행업계를 통해 별도의 새로운 업무숙지나 시스템 이동없이, 기존 방식 그대로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전 노선을 간편하게 조회 및 발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한항공=토파스/아마데우스, 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세이버라는 구도가 수십년 간 유지돼 오다, 최근 통합항공사 탄생으로 ‘아마데우스와 세이버’의 글로벌 GDS사 경쟁구도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여행업계에 GDS 단말기 점유율은 토파스가 45~50%, 세이버가 40~45%, 갈릴레오/트래블포트 10~12%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대형패키지여행사들도 성큼 다가온 통합 일을 앞두고 합병관련 업무처리지침들이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는 반응이다. 통합 스케줄 변경 등으로 항공권 변경 운영 등은 조금씩 윤곽이 나오고 있지만, 단체좌석 재배정, 볼륨인센티브 정책 등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방침이 정해지지 않는 상태다.
여행업계에서 우려하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은 단체좌석 공급량이 얼마나 유지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양사로부터 하드와 소프트블록을 확보해 패키지 상품에 셋팅을 했으나 통합 이후에는 대한항공 기준 항공요금 및 가격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행사 몫의 그룹좌석 운영이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일부 대형 패키지사들은 인디비요금을 패키지상품에 적용, 탄력적 상품을 구성키로 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볼륨인센티브(VI) 수익 감소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양사 경쟁구도에서 받았던 VI가 이제는 통합 항공사 한군데서만 받게 돼 여행사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패키지사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VI시행 지침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판매해온 아시아나항공의 볼륨을 통합 항공사에서 얼마나 감안해 줄 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양쪽에서 받던 VI를 한곳에서 받게 되면서 대부분 여행사들의 VI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에 따른 스케줄 변경에 따른 여행사의 업무과중도 예상된다. 오는 12월 17일 출발편부터 아시아나 편명이 대한항공 편명으로 순차 이관 및 통합 운항된다. 하지만 스케줄 변경(출발 시간 조정, 기종 변경, 좌석 등급 및 번호 재배정) 정보가 여행사 B2B 시스템에 늦게 반영되거나 연동 오류가 발생할 경우, 여행사가 전적으로 승객 취소·환불·변경 등에 응대하는 등 업무에 부하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여행업계에서는 거대항공사 통합을 앞두고 그룹요금과 볼륨인센티브 축소, 시스템변경에 따른 업무과부하 등의 우려가 불식될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내 통합항공사측의 업무관련 지침들이 정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류동근 기자>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