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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호 2025년 09월 15 일
  • ‘오버투어리즘’, 프랑스도 고민중

    ?‘지역주민도 함께 지켜야할 의무’에 초점



  • 취재부 기자 |
    입력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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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관광이 재개되면서 오버 투어리즘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해결 방안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같은 전통적인 관광지에서는 관광객 인파에 따라 지역 주민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과잉 관광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의 시위가 잇따르거나 지자체에서 관광세를 부과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지난 해 파리올림픽 개최로 인해 외래관광객이 1억 명이 넘은 상황으로 오버 투어리즘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오버 투어리즘의 유형

 

지난 5월 온라인 여행 플랫폼 '에바네오스'는 컨설팅사 '롤랑 베르제'와 공동으로 오버 투어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객관화할 수 있는 지수를 만들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오버 투어리즘을 측정할 수 있는 ① 거주민 1인당 관광객 수 ② 관광지의 면적당 관광객 수 ③ 연간 · 분기별 관광객 분포 ④ 지속가능한 관광에 있어 관광지의 성숙도 등 네 가지 기준을 통해 국제 관광객 수가 많은 100여 개 국가의 70개 관광지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오버 투어리즘에는 다섯 가지 유형이 있음을 확인했다.

 

해변형 과잉 관광 : 대부분 매우 작은 면적에 많은 수의 관광객이 몰려, 평균 제곱킬로미터(㎢)당 1600명 수준이며 주민 1인당 관광객 수가 10명을 넘기도 했다. 대부분 이 유형의 관광지에는 방문객이 3분기(7~9월)에 가장 집중되며, 전체 국제 관광객의 34%가 이 시기에 몰렸다. 이러한 목적지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정책 시행이 매우 어렵거나 존재하지 않았고, 이에 속하는 국가는 키프로스, 그리스, 크로아티아 등이다.

 

유럽 주요 관광 목적지 국가의 여름철 관광객 밀집 : 프랑스를 비롯하여 스페인 · 이탈리아 · 포르투갈이 이에 해당한다. 이 범주의 관광객은 제곱킬로미터당 평균 200명(프랑스는 145명), 주민 1인당 관광객 1.6명(프랑스는 1.2명) 수준이다. 이 유형에 있어 제기되는 문제는 계절적인 집중으로, 관광객의 43%가 3분기(7~9월)에 집중된다. 이들 국가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노력도가 타 유형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도심 관광객 밀집 : 제곱킬로미터당 평균 192명의 관광객, 주민 1인당 관광객 1.4명 수준이다. 이들 지역도 지속가능 관광에 대한 상당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아일랜드 더블린 · 덴마크 코펜하겐 · 서울과 같은 관광 측면에서 매력적인 수도가 이 범주에 속한다.

 

주의가 필요한 목적지 : 전반적으로 관광객 밀도는 수용 가능하지만, 지속 가능 관광에 대한 노력은 아직 미흡한 곳이다. 이에 해당하는 국가로는 아이슬란드 · 모로코 · 베트남 · 코스타리카 · 요르단 등이다.

 

보존된 목적지 : 광활한 영토 덕분에 관광객 밀도가 낮으며 다양한 관광 명소 · 연중 고르게 분산된 관광객 도착 · 지속가능 관광 측면에서의 성숙도를 보인다. 이에 해당하는 나라는 캐나다 · 미국 · 뉴질랜드 · 탄자니아 · 인도 등이다.

 

마지막 두 범주인 주의가 필요한 목적지와 보존된 목적지에서는 오버 투어리즘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오버투어리즘 현황

 

지난 6월 프랑스 스타트업 기업인 ‘빌드레브’는 프랑스의 인구 1만명 이상 도시 331개를 대상으로 도심 내 관광용 숙박 시설 비율, 부동산 임대 수 대비 관광 숙소 비중, 프로 호스트 숙박 광고 비중, 제곱킬로미터당 바 및 음식점 밀도 및 이로 인한 교통, 소음, 쓰레기 영향 등도 고려하여 프랑스 내 각 도시별 오버 투어리즘 수준을 평가한 ‘투어리스코어’를 개발했다. 이는 식품에 있어서의 영양등급표에서 영감을 받아 지표별로 양호한 수준인 A부터 불량한 수준의 E까지 5등급으로 평가한 것으로, 올해 투어리스코어의 4개 세부지표 모두가 E인 프랑스 도시는 지중해의 해변도시 칸, 니스와 알프스 자락의 안시 등 3개이다. 이어 지중해 액상프로방스와 남프랑스 아비뇽,  파리가 프로 호스트 숙박 광고 비중만 C이고, 나머지 항목에서 E를 기록해 오버 투어리즘이 우려되는 곳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마르세유와 앙티브까지 프랑스에서 총 8개 도시가 오버 투어리즘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평가됐다.

 

 

■프랑스의 오버 투어리즘 대응 현황

 

프랑스 정부는 국내 관광지에서의 상황을 연간 지속되는 오버 투어리즘보다 지중해 연안 도시를 중심으로 계절적인 관광객 밀집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사회에서는 ‘오버 투어리즘’이란 용어의 남용이 관광객에 대한 경멸이나 혐오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관광’ 현상 자체를 문제화하여 오버 투어리즘 해결과 관련한 정책이 논점을 흐릴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버 투어리즘과 관련된 여러 규제들은 관광객 대상 차별적인 정책이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함께 부여되는 의무가 대다수이다.

 

단기 임대 주택에 대한 규제 : 프랑스 정부에서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의 활성화로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에 착안해 단기 공유주택의 임대에 대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 해 11월 의회를 통과한 ‘르 뫼르’ 법안에 따르면 공동 주택이 관광객에게 단기 숙박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등급 D 이상을 충족하여야 하며, 단기 숙박 허용일수를 연간 120일에서 90일로 축소했다. 이 규정에 따라 파리는 올해 1월부터, 리옹은 내년 1월부터 단기 숙박의 허가 일 수를 90일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한 예약 포털 등에서 등록 번호 미표시 및 공고 상 허위 기재 사항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도 부과하게 된다.

 

도심 교통 제한 : 도심의 혼잡 구간에 대형 관광버스 접근 관리를 강화하고 거주자가 아닌 이의 통과를 제한하는 교통제한구역을 도입한다. 파리의 경우 관광객이 많은 도심 1~4구에 위치한 이 구역은 주민, 대중교통, 배송차량, 허가받은 차량만 통행할 수 있도록 계도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파리시는 오페라, 루브르 박물관, 주요 백화점 등 관광지가 밀집한 도심의 차량 통행을 감소시키고 공공 자전거인 벨리브 등 지속가능한 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크루즈 입항 제한 : 니스 · 보르도 · 칸 등 프랑스의 주요 크루즈 항구가 있는 지자체는 하선 가능한 인원 수를 제한하거나 관광객의 동선 · 시간을 나눠 기항일 혼잡을 분산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사실상 대형 크루즈의 입항을 막아 도심의 과잉 관광을 줄이려는 조치이다. 이 외에도 칸에서는 내년 1월1일부터 승객이 1000명 이상 되는 규모의 크루즈는 입항이 아예 제한될 예정이다. 니스 시도 크루즈 입항을 제한하는 조례를 발표했으나,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방문객 쿼터 제한 : 자연보호 구역 및 취약지역에 대한 사전 방문예약을 통한 방문객 쿼터 제한을 시행 중이다. 지중해 인근 칼랑크 국립공원은 SNS로 급격히 유명해진 수지통 해안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 400명까지 예약을 받아 여름 성수기 수용 인원을 제한하고 있음. 이 외에도 혹서기 고온 경보 시에는 유동적으로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해안 절벽으로 침식 · 추락 위험이 높은 노르망디 지역의 에트르타 절벽은 여름 피크 시즌에 전망대 · 탐방로 접근 관리와 주차 총량·시간제를 병행하며, 위험 구간은 계절별로 폐쇄하여 방문객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자료 출처=에어포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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