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도시 거리와 그림 같은 해안 도로, 짜릿한 산악자전거 코스까지. 미국의 자전거 여행은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Go USA(이하 미국관광청)는 세계 각지의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루트를 제안하며, 미국만의 다채롭고 매력적인 자전거 여행 문화를 소개한다.
프레드 딕슨 미국관광청 청장은 “미국은 산악 트레일부터 해안 도로, 미식 자전거 여행, 도심 자전거 인프라까지 폭넓은 라이딩 옵션을 갖추고 있다.”라며 “언제 어디서든 자전거로 미국을 여행한다면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 환대, 다양한 레저 활동을 함께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은 미국 건국 250주년, FIFA 월드컵 개최, 루트 66 개통 100주년 등 역사적 이벤트가 집중되는 해로, 자전거 여행자에게 특별한 여정이 될 예정이다.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등 주요 도시에서는 다양한 축제와 문화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으며, 11개 월드컵 개최 도시를 따라 달리는 테마형 자전거 여행도 가능하다. 시카고에서 샌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대표 유산 루트 66은 개통 100주년을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매년 6월 열리는 초장거리 로드 레이스 레이스 어크로스 아메리카, 도심 도로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오픈 스트리츠, 텍사스 해안 도시에서 열리는 자선 라이딩 행사 텍사스의 콩커 더 코스트, 바이크 뉴욕이 주최하는 디스커버 더 허드슨 밸리 라이드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색다른 자전거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미국 주요 도시들은 자전거 전용 도로와 인프라를 적극 확장하며, 여행자들에게도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형 라이딩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시카고 리버 노스의 클라크 스트리트 보호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전용 신호등, 보행자 친화적 인도 확장, 안전 피난 공간 설치 등을 통해 이용자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샌디에이고의 퍼싱 바이크 웨이는 경로 조명과 안전시설이 개선되었으며, 수제 맥주와 밤 문화로 유명한 노스파크에서 동물원과 발보아 공원을 잇는 루트로 주목받는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나파 밸리 와인 트레일은 포도밭을 가로지르는 9마일 코스로 개통됐으며, 코네티컷의 무스업 밸리 주립공원 트레일도 6마일 확장되어 라이딩 폭을 넓혔다.
자전거 친화 공원으로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파크, 멤피스의 셸비 팜스 그린라인, 시카고의 레이크프론트 트레일, 보스턴의 에메랄드 넥리스 등이 있다. 분리된 자전거 도로를 통해 복잡한 도심에서도 여유롭고 풍경이 아름다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아칸소주 벤턴빌 ©미국관광청
자전거 여행의 진면목을 느끼고 싶다면, 미국 전역에 펼쳐진 산악자전거 트레일을 따라 달려보는 것이 제격이다. 짜릿한 다운힐 코스부터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완만한 트레일까지, 다양한 난이도와 지형의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대표 명소로는 애팔래치아 고지대의 블루리지 산맥, 아칸소주 벤턴빌, 조지아주 엘리제이, 그리고 버지니아, 콜로라도, 애리조나 등이 있다. 이 중 벤턴빌은 130마일이 넘는 싱글 트랙 네트워크를 갖춘 세계 산악자전거의 수도로 불리며, 전 세계 MTB 애호가들의 성지로 꼽힌다.
유타주의 모압에서는 협곡을 가로지르며 장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북부 캘리포니아의 레이크 타호에서는 고산 기후 속 시원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버몬트 킹덤 트레일스는 100마일 이상의 싱글 트랙이, 아이다호 선밸리는 450마일 규모의 MTB 코스를 보유하며 다운힐 리프트까지 갖춰 다채로운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오리건주의 위스키 런은 해안 원시림을 가로지르는 32마일 트레일로, 거칠고 생생한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오리건주 ©미국관광청
자전거 여행에 캠핑을 더하면, 아웃도어의 매력을 한층 더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 미국 전역의 캠핑장에서는 자전거 트레일과 편의시설, 자전거 친화적인 숙박 환경을 고루 갖춰 여행자들이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리건주의 뱅크스–버노니아 주립 트레일은 하이킹과 자전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21마일 길이의 코스로, 텐트와 RV 캠핑도 연중 가능하다. 인근의 L.L. 스텁 스튜어트 주립공원은 산악자전거, 승마, 하이킹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가능한 복합형 아웃도어 명소다.
보다 자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매일 다른 숙소에 머물며 지역을 탐방하는 인-투-인 자전거 여행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미국은 누구나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신체적 제약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어댑티브 사이클링 인프라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버몬트주 볼턴의 드라이빙 레인지는 입문자부터 숙련자까지 아우르는 난이도별 트레일과 전용 설계를 갖췄으며, 유타주 파크시티와 샌디에이고의 어댑티브 MTB 코스도 접근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조성됐다.
특히 오는 9월 5일부터 7일까지 콜로라도 크레스티드 뷰트 마운틴 리조트에서 열리는 어댑티브 산악자전거 세계 선수권 대회는 관련 라이더라면 놓칠 수 없는 국제 이벤트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따라 달리는 비치 바이크 여행은 미국 자전거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접지력이 뛰어난 대형 바퀴의 비치 바이크는 현지 렌털숍에서 쉽게 대여 가능해 접근성도 좋다.
델라웨어 남부의 고든스 폰드 트레일은 숲길을 따라 루이스와 레호보스 비치를 잇는 평화로운 경관을 자랑하며, 브레이크워터-정크션 트레일과도 연결된다. 로스앤젤레스의 퍼시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마빈 브로드 바이크 트레일 플로리다 새니벨 섬의 자연을 따라 펼쳐진 트레일, 워싱턴주의 올림픽 디스커버리 트레일 등도 대표적인 해변 자전거 코스로 손꼽힌다.
탁 트인 시야와 낭만적인 풍경 속에서 여유로운 주행을 즐기고 싶은 라이더에게 추천된다.
미국의 자전거 여행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맛을 체험하는 색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음식, 와인, 맥주, 칵테일 등 현지 미식을 테마로 한 자전거 투어는 여행자들에게 오감을 만족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플레이버스 오브 샌타페이 투어와, 마르가리타를 주제로 한 샌타페이 마르가리타 트레일은 현지 요리와 문화 이야기를 곁들이며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시카고의 바비스 바이크 하이크는 딥디쉬 피자 등 현지 음식을 맛보며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포틀랜드의 푸드 카트 오브 포틀랜드 투어는 다양한 세계 요리를 자전거로 따라다니며 즐길 수 있는 개성 있는 프로그램이다.
플로리다 아멜리아 섬의 푸드 & 바이크 투어, 뉴욕 허드슨 밸리의 와이너리와 증류소 투어, 오클라호마시티의 맥주 테이스팅 투어, 켄터키 버번 트레일도 미식과 자전거 여행을 결합한 대표적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앨라배마주 버밍햄 ©미국관광청
레일 트레일은 사용하지 않거나 폐선된 철도 노선을 자전거 도로로 개조한 다목적 트레일로,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평탄해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워싱턴 D.C.에서 워싱턴주까지 3,700마일을 잇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레일 트레일은 현재 약 1900마일이 개방되어 있다.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와 메릴랜드 컴벌랜드를 잇는 150마일 길이의 그레이트 앨러게니 패시지, 위스콘신의 엘로이–스파르타 주립 트레일, 아이다호주와 몬태나주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하이어워사 루트, 델라웨어주의 조지타운–루이스 트레일 등도 지역 특색이 반영된 인기 트레일이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레일 트레일 역시 레드 록 트레일 시스템의 주요 노선으로, 파이브 마일 크릭 그린웨이를 포함해 안전하고 쾌적한 라이딩 환경을 제공한다.
자전거 여행이 처음이거나, 편안한 일정과 안내를 원한다면 전문 여행사의 바이크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미국에는 프리미엄부터 럭셔리까지 다양한 수준의 바이크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활동 강도와 숙박 형태에 따라 여행자의 취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엑소더스 트래블스의 알래스카 야생 투어는 텐트 숙박과 국립공원 트레킹, 카약 사파리 등 액티비티 중심의 10일 코스로 구성되어 있고, 듀바인 사이클링 어드벤처는 고급 호텔, 와이너리 방문, 해변 석양 디너가 포함된 4일간의 캘리포니아 해안 코스를 제공한다.
백로드는 미국 전역에 걸쳐 20개 이상의 지역에서 전기자전거, 단거리 코스, 사막과 섬 투어 등 다양한 테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또 다른 전문 브랜드인 VBT는 메인, 버몬트, 메릴랜드 등에서 가이드 동행 또는 셀프 가이드 방식의 맞춤형 투어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
콜로라도주 거니슨 밸리 ©미국관광청
미국 주요 도시와 공원에서는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시티바이크, 라임, 버드, 리프트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로, 모바일 앱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단히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주립공원과 국립공원에서는 무료 공유 자전거 서비스도 운영되며,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앨라배마 걸프 주립공원, 콜로라도 챗필드 주립공원,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 주립공원, 샌안토니오 미션스 국립역사 공원 등에서 경험할 수 있다.
뉴욕에서는 초보자 대상 위클리 라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지역 전문가와 함께 주행 기술을 익히고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미국관광청
자전거와 함께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발 전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전거를 직접 휴대할 경우, 항공사별 수하물 규정과 포장 요건, 운송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 예상치 못한 비용과 불편을 방지해야 한다.
일부 국립공원이나 주립공원은 전자 결제가 어려운 곳도 있으므로 소액 현금을 준비하고, 여행 중 자전거 보관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튼튼한 자물쇠와 안전한 보관 장소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미국 여행에 필요한 자전거 정보와 추천 루트, 문화 콘텐츠는 AmericaTheBeautifu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규한 기자> gtn@g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