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미국 여행업계의 고초가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자료에 의하면, 미국을 방문하는 세계 관광객들의 수가 크게 감소됨과 동시에 미국 여행업계는 올해 약 640억달러(약 92조 8200억원)가 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를 포함한 경제정책에 대한 반감, 캐나다의 미국에 대한 반감, 또 강화된 미국 입국 심사 절차와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추방 정책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국제무역청에 따르면 미국시민이 아닌 사람들이 지난달 항공편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 수는 1년 전보다 9.7% 줄어들어 팬데믹 전보다도 낮은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이 중에는 특히 2024년 약 2천만명의 방문자 수를 기록한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 계획이 취소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관세발표 함께 캐나다를 ‘51번째 주’라고 부르기 시작한 이후부터 캐나다인들의 미국을 향한 보이콧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글로벌 여행 데이터 제공업체인 OAG의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미국 노선의 여름 항공권 예약이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자동차 여행은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 이러한 여행수요 위축과 함께 비행기 값과 호텔, 렌터카 가격도 하락함. 골드만삭스 그룹은 최악의 경우 경제적 손실이 미국 GDP의 0.3%인 900억달러(약 128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여행협회(USTA)는 캐나다에서 오는 방문객이 10%만 감소하더라도 21억 달러의 손실과 14만 개의 관련 산업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한편 캐나다에 이어 유럽 국가들에서도 미국 여행수요 위축이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러시아 밀착행보에 반감이 커진데다 불법 이민 단속이 강화되고, 강화된 입국심사까지 영향을 미쳐 지난달 미국에서 1박 이상 체류한 서유럽 방문자 수는 지난 해 보다 17% 줄어들었고,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여행객은 30% 넘게 감소, 독일, 스페인 여행객은 20% 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룩셈브루크발 미국행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44% 감소하며 유럽 국가 중 가장 미국 여행객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유럽 언론들은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 등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구금되거나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들을 잇달아 보도했으며 관광업계는 이러한 정책을 관광객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여행 사이트인 오미오는 1분기 미국행 예약 취소율이 지난해보다 16% 상승했으며 그중에는 특히 영국과 독일, 프랑스 여행자의 취소율이 큰 편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호텔 대기업 아코르의 CEO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경에서 여행객이 구금됐다는 보도로 인해 유럽에 미국에 대한 나쁜 소문이 퍼졌다고 지적하며, 올해 유럽 여행객의 미국행 예약이 25%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미국인들은 여전히 해외로 여행하는 추세이며, 올 3월에만 65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해외로 여행했다. 이는 지난해 3월보다 1.6% 증가한 수치이며, 팬데믹 이전보다는 21.9% 증가한 수치이다.
대부분의 미국인 여행객은 멕시코를 오가는 여행객으로 거의 400만명에 달했고, 캐나다는 300만명, 영국은 150만명, 도미니카 공화국과 일본은 각 각 100만명에 육박했다. 미국에 입국하는 해외 여행객 수보다 미국 외 국가로 여행하는 여행객 수가 더 많은 현상은 팬데믹이 끝난 이후부터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5억7100만달러(약 8005억원)의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출처=한국관광 데이터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