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첫 15년 동안 일본의 국내 항공산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탄탄한 경제적 기반 위에서 높은 수요를 가진 주요 도시 간의 노선이 항공산업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1960년대 후반 신칸센 고속열차가 처음 운행을 시작했을 때에도 국내 항공편은 여전히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ANA)와 같은 주요 항공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속철도 네트워크가 점차 정교해지자, 항공사들은 열차의 효율성 및 편리함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일본의 주요 국적 항공사 두 곳은 대규모 환승 여정을 제공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들 항공사는 연결 노선으로 많은 여객을 유치하게 됐다.
일본 교통시장의 새로운 전환점
2000년대 초반, LCC는 새로운 항공업계의 패러다임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성공을 입증함과 동시에 철도산업에는 큰 도전 과제로 부상했다. 30년 전 유럽 여행객에게는 유레일패스가 확실한 선택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위즈에어의 무제한 이용 패스와 같은 옵션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아시아에서는 2010년경 LCC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에어아시아가 빠르게 동남아시아의 주요 항공사로 자리 잡았으며, 인디고는 인도 내 가장 중요한 국내 항공사로 성장했다. 2012년까지 여러 LCC가 일본 교통시장에 진입하여 신칸센과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12년 이후 LCC 성장
2012년 신칸센 네트워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했고, 최근 몇 년간 효율성이 향상되며 새로운 노선들이 개통됐다. 이와 동시에 2012년은 일본의 LCC가 본격적으로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일본 최초의 주요 LCC인 피치항공과 제트스타재팬이 운항을 시작했다.
피치항공은 2012년 3월, 19대의 에어버스 A320 항공기를 이용해 일본 내 14개 국내 노선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제트스타재팬도 7월에 21대의 에어버스 A320 항공기로 17개의 새로운 국내 노선을 개설했다. 이러한 노선들은 신칸센에 직접 도전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도쿄~나가사키/오사카~도쿄/삿포로~후쿠오카 노선을 운항했다.
2012년 이후 일본의 LCC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 12월 바닐라에어를 필두로, 2014년 7월 일본춘추항공, 10월 에어아시아재팬이 출범했다.
하지만, 2010년에 설립된 국제고속철도협회에 따르면, LCC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칸센의 이용객 수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연간 이용객은 2010년 약 1억3천만 명에서 2015년에는 1억6천만 명 이상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LCC의 국내선 여객 역시 증가했다는 것이다.
LCC 등장 이후 FSC의 일본 7대 주요 국내선 여객은 매년 평균 31만1000명 이상 감소하였지만, 신칸센 이용객은 LCC 도입 전 연평균 650만 명씩 늘어나던 증가 폭이 LCC 도입 후 600만 명으로 줄어들며 미미하게 영향을 주었다.
신칸센 이용, 소폭 둔화
데이터를 종합하면 LCC의 일본 교통시장 진입이 ANA와 JAL과 같은 FSC의 기존 국내선 여객을 상당히 축소하게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LCC가 제공하는 합리적인 요금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칸센 이용객 수는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고 증가율만 소폭 둔화되는 것에 그쳤다.
결국 LCC도 극도로 효율적인 신칸센의 편리함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LCC가 영향을 미친 부분은 일본 최북단의 홋카이도에서 남부 지역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노선이다. 여객이 LCC의 이 노선을 이용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빠른 이동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편, 신칸센 이용객은 2020년 약 7500만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일본의 LCC는 신칸센과 동반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