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베클리테페 ©튀르키예문화관광부
튀르키예문화관광부는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제 1회 세계 신석기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석기 시대의 가장 오래된 유적인 괴베클리테페와 카라한테페가 위치한 튀르키예 남동부 샨리우르파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64개국 487개 기관에서 약 1000명의 학계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신석기 문화의 부상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사회 발전과 인구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와 튀르키예 관광진흥개발청이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기존의 신석기 시대 이론을 재검토하고, 특히 정착 생활, 사회적 위계, 정체성, 신념, 그리고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생물고고학, 연대측정법, 신체인류학, 지질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도 함께 논의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향후 전 세계 신석기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스탄불 대학교와 하란 대학교가 공동 주최하며, 샨리우르파 하란 대학교 경제경영대학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신석기 시대에 대한 지역적 및 세계적 관점을 논의하며, 고(故) 클라우스 슈미트, 하랄트 하우프트만, 오퍼 바요세프, 브루스 하우 등을 기리는 특별 강연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참가자들은 괴베클리테페, 카라한테페, 사이불츠, 착막테페, 세페르테페 등 주요 신석기 유적지를 탐방할 기회를 갖는다.
아나톨리아의 신석기 유산: 타쉬 테펠러
이스탄불 대학교 선사학과 네크미 카룰 교수가 이끄는 타쉬 테펠러 프로젝트는 튀르키예가 신석기 고고학의 주요 중심지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타쉬 테펠러는 샨리우르파 일대에서 신석기 시대에 대규모 공동체가 거주하며 기념비적 구조물을 세운 지역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괴베클리테페와 카라한테페 외에도 사이불츠, 세페르테페, 할베트수반, 귤츄테페, 착막테페, 멘딕, 쿠루테페시, 타쉬리테페, 아야나르, 요운불츠, 예니막할레 등 여러 유적을 포함하고 있다.
괴베클리테페 발굴 결과, 신석기 초기 단계에 고도로 발달된 생활 방식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통해 초기 수렵채집 사회가 단순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경적 풍요로 인해 정착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1만 2,000년 역사의 괴베클리테페는 튀르키예의 18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카라한테페에서도 상징적인 구조물이 발견되었다.
기존 역사를 뒤바꾼 최신 발굴 성과
괴베클리테페와 카라한테페는 매년 혁신적인 발굴 성과로 전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작년 10월 카라한테페에서 2.45미터 높이의 인물 조각상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선사 시대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괴베클리테페에서는 빨강, 흰색, 검은색 안료로 채색된 멧돼지 석상도 발견되었으며, 이는 해당 시기의 유일한 현존 채색 동물 조각상이다.
이와 같은 발견으로 카라한테페는 중국 상하이 고고학 포럼에서 2023년 가장 중요한 '현장 탐사 및 연구'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최근에는 카라한테페에서 야생 당나귀가 달리는 모습이 새겨진 석판이 발굴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한편, 괴베클리테페에서는 아나톨리아 최초의 빵을 만든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세계 고고학계를 선도하는 튀르키예는 2023년 720건의 고고학 발굴을 진행했고, 2024년에는 발굴 프로젝트를 750건으로 확대하였다. 2026년까지 800건으로 늘릴 예정이며, 이를 통해 '튀르키예 고고학의 황금기'를 열어갈 것이다.
<이규한 기자> gt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