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전 세계에 파란을 일으킨 ‘IT 대란’이 항공 분야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에어포탈의 8월 동향분석에 의하면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전산 시스템을 복구, 서비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전 세계에서 취소· 지연된 항공편이 수만 편에 달하는 데다 서비스를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이어서 승객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 전 세계 항공편 1992편이 취소됐고, 2만5079편이 지연됐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오가거나 미국 내에서 이동하는 항공편은 1432편이 취소됐고, 4281편이 지연됐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각각 이날 성명에서 자사의 항공 서비스 대부분을 재개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대란의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나이티드항공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마비 사태 이후 우리 시스템 대부분이 복구됐다. 하지만 항공편 지연과 취소를 포함해 일부 운영에 차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알렸다. 델타항공 관계자도 “온라인 체크인과 공항 체크인, 탑승 수속, 항공편 예약이 모두 다시 가능하다. 그러나 글로벌 IT 장애의 범위가 상당한 탓에 여객들에게는 여전히 혼란이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의 항공편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600여편이 취소되었으며, 이로 인해 7천억원의 손해가 날것이라고 추산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와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상대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히드로공항도 이날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공항 측은 성명을 통해 “모든 시스템이 복구돼 가동되고 있으며, 승객들은 원활하게 탑승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베를린공항에서도 항공편 출발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독일 항공 당국이 전날 내렸던 야간 비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이날 오전 19편이 이륙했다. IT 대란으로 히드로공항 에서는 167편이, 베를린공항에서는 150편이 각각 취소된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운항은 평균 2시간가량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IT 대란이 시작된 지난달 19일 오후 3시 30분부터 20일까지 인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항공편 총 89편이 지연됐다.
LCC 3사의 평균 지연 시간은 113.3분이었다. 항공사별로 보면 이틀간 인천공항에서 제주항공은 62편, 이스타항공은 23편, 에어프레미아는 4편이 지연됐다. 평균 지연 시간은 제주항공 118.2분, 이스타항공 105.4분, 에어프레미아 82.5분 순으로 길었다.
이틀간 인천공항 출발편을 운항한 12개 외항사는 총 19편 지연했으며, 평균 지연 시간은 114.4분으로 국적 LCC 3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결항 건수는 국적사 0편, 외항사 7편이었다. 델타항공이 4편, 홍콩익스프레스, 젯스타항공, 세부퍼시픽이 각 1편씩 결항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에서는 IT 대란으로 인해 이틀간 지연 111편, 결항 2편이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제주항공의 지연 건수가 가장 많았다. 전 항공사의 평균 지연시간은 국내선 113분, 국제선 96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