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케이션(Learncation)은 학습(Learning)과 휴식(Vacation)을 합친 용어다.
평일에 가족 및 보호자와 함께 학교 밖에서 학습하는 것을 목적으로 휴가를 취득하는 제도로, 주말에 쉬지 못하는 근무 형태의 근로자 가정에 부모,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학외 활동을 체험케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 일본 국내에서는 런케이션이 활발히 추진중이다. 한국의 경우 일본 국내만큼이나 가까운 거리라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적절한 홍보 및 유치활동이 전개된다면, 일본 소비자가 해외 런케이션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일본 아이치현의 공립 초·중·고등학교의 런케이션의 경우 연 최대 3일까지 출석 처리(연속 사용 허용)가 가능하다. 일본의 런케이션 현황 및 사례를 소개한다.
<자료 참조 : 한국관광데이터랩>
지난해 9월 일본 최초로 아이치현(나고야 제외)은 ‘런케이션의 날’을 도입했다. 첫 시작은 14개 기초지자체만 참여했으나, 올해 1월 아이치현 54개 기초지자체 중 53개 지차체(나고야 제외)에서 시행되고 있다.
‘런케이션의 날’은 아이치현의 ‘휴식 방법 개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보호자에게 새로운 휴식 형태와 가족과의 시간을 더 가질 수 있게끔 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제도 시행이후 큰 호응을 얻어, 아이치현외에도 다른 현에서도 런케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오이타현 벳푸시도 지난해 9월 런케이션인 ‘타비스타’를 도입, 런케이션 경험한 사람의 9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래 표 참조>
아이치현은 런케이션 포털 사이트, 학습 및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자연, 과학, 환경, 관찰, 실험, 산업, 스포츠, 문화, 예술, 역사, 지리, 국제이해, 전통예술, 복지, 견학, 감상, 창작, 커리어 등 19개의 분류로 런케이션 활동을 나누어 아이치현 내, 인근 현에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소개한다. 또한 학습, 체험활동 뿐만 아니라 현내 각 기초지자체의 연계 관광지를 소개함으로써 런케이션을 활용한 지역 관광 활성화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런케이션으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점도 있다.
첫째, 각 가정, 학교 상황에 따라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
‘런케이션의 날’은 아이치현 공립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취득할 수 없는 가정, 보호자가 평일• 주말 모두 휴가를 취득할 수 없는 가정,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등의 경우 제도가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유를 근거로 나고야시에서는 아이치현 내에서 유일하게 ‘런케이션의 날’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둘째 런케이션을 활용한 학생의 학습 지연 가능성이 우려된다.
런케이션으로 학교에 출석하지 못한 날은 자율학습으로 보충하도록 되어 있으나, 학습내용이 완전히 습득되지 못할 경우가 많다. 이로인해 학습이 일시 중단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학습 본연의 목적 중 하나는 학교에서 친구, 동료와의 협동, 대화를 배우는 것도 있으므로 런케이션이 이런 학습 목적에는 반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셋째 교사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런케이션으로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급식 정지 절차 진행, 출석부 행정 처리, 결석자에 대한 숙제 지도 연락 등의 개별 대응이 필요하다. 이로인해. 아이치현이 주장하는 ‘휴식 방법 개혁’에 역행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내 런케이션 미도입 지자체의 동향을 살며보면, 시민들의 도입 요구 및 교육 당국의 도입 검토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즈오카현 이와타시는 런케이션 도입 검토를 위해 시범학교 먼저 적용할 계획이며, 나라현 타와라모토쵸는 도입 검토 요청에 대한 시민 의견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중요성에는 공감하나, ‘런케이션 도입’관련 ‘예정 없음’으로 답변했다.
개별 학교 단위로 런케이션을 도입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데, 오사카부립사노공과고등학교는 연 1회 최대 10일간 런케이션 휴일을 부여하고 있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보호자와 함께 본인의 미래 커리어를 생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 내 런케이션 휴일 수요, 도입 관련 논의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해외 런케이션 수요를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을 고려해야 될까?
대부분 런케이션 최대 취득 일수는 3-4일 정도로, 해외여행을 고려할 경우 근거리 해외여행이 우선된다. 대만, 괌 등이 주요 경쟁 지역으로 이 지역들보다 우위에 있는 매력 요소를 강조하여 홍보, 유치 활동에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요층의 여행 불안 요소, 목적을 파악하여 상품 구성 및 홍보해야 한다. 의료, 도난 등 트러블, 식사 관련 현안을 해결하고, 이색문화 체험• 추억만들기•관광 등의 매력요소를 어필해야 한다.
한국은 일본의 런케이션 개념인 교외체험학습 최대일수가 많아, 해외여행 추진에 비교적 용이하다. 제주신라호텔의 6~12세 어린이를 위한 별자리캠프 등 자녀의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맞춤형 상품, 이벤트 개발 및 홍보로 국내 교외체험학습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