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로컴 시대 도래
1999년 ‘수익성 악화’?유나티드항공, 발권수수료 7% 낮춰
2008년 대한항공•미주&유럽항공사, ‘수수료 폐지’ 발표
1999년 7월 유나이티드항공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9%였던 발권수수료를 7%로 낮췄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제로컴(Zero Commission)이 시작됐다. 이후로 항공사들의 발권수수료 폐지가 잇따르면서 여행사들의 상품 수익창출에도 빨간 등이 켜졌다.
지난 2008년 7월1일 오전 대한항공은 ‘항공권 발권대행 수수료를 제로(Zero)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다.
제로화 발표에 앞서 지난 2007년 12월13일 대한항공은 수십 년 간 제공해 왔던 판매대행 수수료 9%를 이듬해 4월1일, 7%로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것이 제로화로 가기 위한 전초전임을 눈치 챈 여행사들은 2008년 새해 수백명의 관계자들이 모여 대한항공을 규탄하는 가두시위를 펼쳤다.
하지만 당시 막강한 파워를 지닌 대한항공의 기세에 눌려 규탄시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대한항공 규탄시위는 단 1회에 그쳤고 이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타 항공사들은 여행업계의 저항수위가 예상보다 미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수료 인하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1월24일 7%로 인하계획을 밝혔다. 외국국적 항공사들도 뒤를 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로화 선언이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커미션 제로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0년부터 업계에서는 커미션 제로화의 대안으로 TASF(여행업무 취급수수료)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발행건수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지만 항공커미션과는 비교조차 안 돼 대안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항공사에서 커미션 대신 제공하는 VI(볼륨인센티브)는 오히려 대형여행사들의 항공권 경쟁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4 여행사 코스닥 상장
2000년 ‘하나투어의 코스닥 상장’으로 여행업 위상 변화
2023년 8개 상장여행사 시가총액, 400억~1조원 대
IMF 국가위기를 지나,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여행업계도의 새 패러다임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 해 11월, 하나투어가 ‘여행업계 최초’로 코스닥(KOSDAQ)에 상장했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11년 만에 첫 상장여행사가 등장한 것. ‘여행사는 체계적이지 못하고, 영세한 소기업’이란 선입견이 팽배한 가운데, 하나투어의 상장은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이로인해 규모화를 계획중인 타 업종의 기업들까지 여행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2005년 7월, 모두투어가 여행사 중 두 번째로 코스닥에 입성했고, 자유투어와 세중도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에 안착했다. 그러나 자유투어는 지난 2013년 경영난으로 인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롯데관광개발은 2006년 8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그 후, 인터파크•레드캡투어• 참좋은여행•세중•노랑풍선이 코스닥 상장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8개 상장 여행사의 주가는 연초에 반짝 상승곡선을 긋다, 연말로 갈수록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이후 지난해 초부터 해외여행 보복수요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여행사 주가도 오르는 듯 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1월과 2월 반짝 특수만 누렸을 뿐 3월부터 개학과 동시에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현상이 지속되면서 해외여행시장의 주춤세가 연말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본격적인 엔데믹시대가 열리면서 MZ세대들의 개별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사 이용율이 떨어져 주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여행사의 시가총액(3월13일 현재)은 하나투어가 1조440억 원, 모두투어 3000억 원, 롯데관광개발 7000억 원, 인터파크 2540억 원, 레드캡투어 1350억 원, 참좋은여행 990억 원, 세중 390억 원, 노랑풍선 1080억 원이었다.
5 출국 3000만명
2005년 1989년 100만명→16년만에 10배로 늘어나
2019년 ‘출국 2870만명’였다가 ‘코로나’로 성장세 꺾여
‘내국인 출국 3000만 명’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꺾인 숫자이다. 2019년 한 해 내국인 출국객은 2870만 명으로, 이변이 없는 한 2020년에는 ‘해외출국 3000만 명’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측됐다. 2000년 대부터 LCC(저비용항공사)가 늘어나면서, 가성비 높은 해외여행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국내여행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내국인 해외여행 증가세가 가파르게 이어졌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출국 100만 명’시대가 열렸다. 2000년 들어 LCC와 더불어 여행업계 규모가 커지고 패키지 상품도 활성화됐다. 내국인 출국수요는 ▲2000년 550만 명 ▲2004년 880만 명 ▲2005년 1000만 명 ▲2007년 1300만 명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다, 2009년 신종플루로 인해 잠시 주춤했다.
내국인 출국수요는 2012년 다시 1300만 명으로 회복됐고, 그 이듬해부터 매해 200만 명씩 증가했다. 2015년 1900만 명이 해외로 나갔고, 2016년 ‘출국 20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그 뒤로 매해 200만 명씩 늘면서, ‘코로나 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엔 3000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가 모자란 2871만4247명이 출국했다.
2023년 엔데믹이 공식선언되면서, 2022년 650만 명대에 불과했던 내국인 출국객은 2023년 2270만 명으로 25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2019년 보다 600만 명 적은 숫자이나,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풀리면서 향후 2년안에 ‘출국 3000만 명’가 달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6 저비용항공사 등장
2005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 ‘청주~제주’띄우며 첫발
2011년 제주항공, 흑자전환 성공으로 LCC시장도 활성화
기내 서비스나 품목을 줄이고 항공요금을 낮게 책정한 저비용항공사(LCC : Low Cost Carrier)가 등장하면서, 여행객의 항공기 선택폭이 넓어졌다.
1994년 서울항공이 제3민항으로 출범했으나, 노선권을 획득하지 못해 베트남에서 전세기 사업을 시행했다. 2002년 10월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제주지역항공사(가칭)을 추진했고, 이듬해인 2003년 한성항공의 전신인 충청지역항공추진사업단(가칭 충청항공)이 법인을 설립했다. 2004년 8월 국내 최초로 한성항공(현재 티웨이항공)이 부정기노선을 띄우며,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2005년 1월 제주에어 법인이 설립됐고, 같은 해 8월 한성항공이 ‘청주~제주’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에어는 그해 9월 ‘제주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7년 8월 부산 국제항공이 설립됐고, 그 이듬해 2월 에어부산㈜으로 사명을 바꿨다. 같은 해 10월 이스타항공이 생겼다. ‘짜릿한 가격으로 추억을 파는 국민항공사’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 대형 항공사 위주의 항공시장 독과점을 깨고 합리적인 가격을 통한 항공여행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겠다는 야심찬 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2008년 1월 에어코리아(진에어의 전신) 법인이 만들어졌고, 7월 ‘김포~제주’노선을 첫 비행했다. 그해 10월 한성항공이 운항을 중단했고, 같은 달 에어부산이 ‘김포~부산’ 노선을 띄웠다.
2009년 1월 이스타항공이 ‘군산~제주’간 첫 운항을 했고, 같은 해 3월 제주항공이 국제선 노선을 도입하면서 시장성장세가 본격화 됐다. 특히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환율 폭등, 달러화의 강세에 의해 상대적으로 국제선 요금이 낮아지면서 중국, 일본 등 단거리 국제노선의 이용객이 증가했다.
2008년 운항을 중단했던 한성항공이 2010년 ‘티웨이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사를 충청북도 청주에서 서울특별시로 이전했다.
2011년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내국인 해외출국이 증가하고, 국내 LCC시장이 커졌다. 이에 따라 외국 저비용 항공사의 한국시장 진출도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에어아시아와 일본의 LCC인 ANA JAPAN의 합작기업인 에어아시아, ANA 계열의 저비용항공사인 피치항공이 등장했다. 2015년 4월 에어서울㈜ 법인이 설립됐고, 그해 12월 항공운송면허 및 국제항공운송면허를 획득했다.
2000년에 잇따라 설립된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을 필두로 이후 에어서울,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이 합류하면서 국내 LCC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