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따릉이, 대만은 유바이크’. 타이베이나 타이중 등 대도시 여행중 ‘노란 컬러의 스마일 로고가 있는 공용자전거’유바이크를 흔하게 본다. ‘자전거 천국’답게 대만 어디에서든 자전거 접근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고, 매력적인 라이딩 코스도 많다. 지난 5월 대만관광청 초청으로 르웨탄, 푸롱, 타이베이 자전거 투어를 체험했다. 자전거로 르웨탄 호수를 한바퀴 돌고나니, ‘마음의 산수화’가 저절로 그려졌다. 바닷가 풍경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푸롱에서는 태평양의 기운도 받았다.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대만 자전거 투어. 올해는 색다른 방법으로 대만을 즐겨보자.
<대만=이기순/marketing@gtn.co.kr>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자전거길
르웨탄_난터우
‘해발 758m 고원에 위치한 호수’ 르웨탄(日月潭). 동쪽은 초생달, 서쪽은 해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시간, 계절별 형형색색의 모습을 보여주는 호수의 매력 때문에, ‘대만 국부’ 장제스 총통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르웨탄은 타이완 중부 난터우(南投)현 위츠(魚池)에 위치하며, 타이중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전설에 의하면 소족(邵族) 젊은 사냥꾼들이 흰 사슴을 쫓다가 우연히 아름다운 르웨탄을 발견했다, 다양한 생선 새우 등 먹거리가 풍부했던 호수를 보고, 자신의 부족들을 이끌고 와서 이곳에 정착했다. 그후 ‘개척지를 개간하고 원주민을 한인화’하려는 청나라의 정책하에 한족이 대량 유입되고, 역병까지 창궐하게 되면서 소족은 외곽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일제시대때 철도가 개통되고, 장제스 정권 시절 고위관료가 즐겨 찾는 휴양지가 되면서 인기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미국 CNN소속 여행&생활사이트인 ‘CNN GO’는 르웨탄 자전거도로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자전거길’로 선정했다. 호수 둘레는 약 30km로, 자전거로 돌면 5시간 이상 걸린다.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쉐이셔(水社))에서 샹산(向山)여행객센터간 3km 구간이다. 호수의 다양한 모습을 눈에 담으며 자전거를 탈 수 있어, 마치 물위에서 노를 젖고 배를 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호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인공섬인 라루다오(拉魯島)가 있고, 섬 주변엔 이동가능한 꽃밭을 만들어 독특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샹산여행객센터는 일본 건축가인 단노 리히코가 7년에 걸쳐 2001년 2월25일에 완공한 건축물로, 길이 34m 높이 8m에 달하는 두 개의 초대형 상판구조로 이뤄져 있다. 여행센터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르웨탄의 풍경을 눈에 담으면서 라이딩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샹산여행객센터 진입직전에 있는 융제(永結)둥신(同心)교는 자전거의 유통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한 다리로, 웨딩광장과 함께 핫한 사진명소다. 웨딩광장은 하트 모양의 꽃조경으로 유명하다.
자전거는 시간 단위로 대여 가능하며, 시간당 일반자전거 NT$100(4300원), 전동자전거는 NT$300(1만3000원) 선이다. 쉐이셔 관광안내소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르웨탄은 환탄(環潭), 쉐이리시(水里溪), 푸리(?里), 줘세이시(濁水溪), 지지(集集 등 5대 구역으로 이뤄졌으며, 5개의 자전거 코스와 15개의 산책길이 있다.
르웨탄 주변 명소로는 ‘서유기’에 나오는 현장 삼장법사의 유골이 있는 쉔장스(玄奬寺), 유교•불교•도교의 신이 한 곳에 모셔져 있는 원우미야오(文武廟), 장제스 총통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만들었다는 높이 46m의 츠언탑, 원주민 문화시설이 있는 구족문화촌 등이 있다.
자전거 외에 호수를 관망하는 또다른 방법은 쉐이셔 등 호수주변의 명소를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 투어(쉐이셔~쉔장스~이다사오 운행/성인 NT$300)와 르웨탄 동쪽 로프웨이와 구족문화촌을 잇는 일월담 케이블카(길이 1.87km)가 있다. 해발 1000m에서 바라보는 산과 푸른 호수의 모습이 일품이다.
한편 르웨탄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도 개최는데, 이중 매년 2월 열리는 ‘르웨탄 순환 마라톤대회’와 9월 개최되는 ‘르웨탄 만인 수영대회’가 유명하다. 이외 10~11월에는 ‘불꽃 음악 페스티벌’이 있다.
르웨탄 관련 정보 : www.sunmoonlake.gov.tw
바다와 산을 함께 품으며 달려보자
차오링옛길_푸롱
일제치하 어부들은 생계를 위해 몰래 빼돌린 생선을 메고, 쌀과 교환하기 위해 험난한 후쯔산(虎子山)을 넘었다고 한다. 그 산길을 포함한 차오링 옛길(草嶺古道)은 총거리 8.5km이며, 도보로 편도 3~4시간이 소요된다.
차오링옛길은 대만 동북지역의 유명 해안관광지인 푸롱(福降)에 있으며, 푸롱은 매력적인 자전거&트래킹코스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차오링 옛길은 크게 두 개의 코스가 있다. 여행객은 웬왕컹(遠望坑)에서 따리(大理) 방향으로 전진(북→남쪽 방향)하거나, 또는 따리~웬왕컹 방향(남→북쪽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이밖에 푸롱 후쯔산을 거쳐 웬왕컹에 이른후, 따리로 향하는 코스도 있다.
‘웬왕컹친쉐이공원’은 정자, 산책길, 아치형다리, 생태연못이 있어서 온가족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3km에 달하는 초록빛 산등성이가 펼쳐지는 ‘타오위엔구’는 동쪽으로는 태평양, 북쪽으로는 멀리 롱동쟈(龍洞 岬)를 조망할 수 있다. 산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구차오링 자전거터널’은 1986년 철도노선의 변경으로 폐쇄됐던 철길이다. 그후 푸롱에서 이란현 스청(宜 蘭縣石城)을 잇는 2km의 ‘타이완 최장’ 자전거도로로 재탄생했다. 이 터널은 대만 민요 ‘뜌우뜌우통(??銅)’에도 등장하는 실제 기차터널로, 일제시대에 개통되어 타이베이와 이란을 연결하는 주요 역할을 수행했다. 1986년 새철도가 개설되면서 봉쇄됐다가, 2008년8월 관광용 자전거길로 재오픈했다. 5m 높이의 붉은 벽돌로 만든 아치형 터널입구가 인상적이며,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다는 두근거림을 선사한다.
‘커짠 유적’은 옛 상인들의 휴식처로, 현재도 유적들이 남아있다. 매년 열리는 억새꽃 축제기간에는 여행객에게 생강차를 제공한다.
‘따리 텐꽁먀오’는 차오링청원꽁(草嶺慶雲宮)으로 불리우며 뒷편은 산, 앞쪽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이 절은 옥황상제를 모시고 있는데, 매년 음력 정월 열리는 축하제전에는 전국각지의 신도들이 모인다.
한편 푸롱 기차역에서 도보 5분거리에 있는 푸롱비치는 강(솽시강/ 雙溪河)과 바다(태평양)가 만나는 곳이다. 매년 여름 국제모래조각전과 함께 음악페스티벌도 열린다. 역 주변 푸롱관광안내센터는 여행정보 제공과 함께 해안 표류목들로 만든 목공예품도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 룽먼(龍門)캠핑장이 있어, 야외숙박이 가능하다.
둥베이자오&이란 관련 정보 : www.necoast-nsa.gov.tw
단쉐이강변 따라 ‘레트로한 감성’ 만끽
다다오청_타이베이
타이베이 최초의 경제무역센터가 있던 곳인 다다오청(大稻?). 100년 넘은 고풍스런 건물과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물과 상점이 어우러져 레트로한 감성이 가득하다.
2003년 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오드리관광안내소, 다다오부두 주변에서 열리는 콘서트인 ‘타이베이 리버 뱅크’, 다다오국제예술제 등이 유명하다. 이곳 또한 자전거 대여점 혹은 ‘대만 공공자전거’ 유바이크 등을 이용, 단쉐이강(淡水河) 주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다다오청 선착장에서 옌핑 허빈 공원을 따라 만들어진 ‘단쉐이허 허빈(淡水河 河濱) 자전거도로’(약 19.6km)를 따라 타이베이의 현재와 과거의 모습 모두 조망할 수 있다.
타이베이 강변 자전거도로는 단쉐이허를 포함, 총 5개 루트가 있다. 가장 긴 코스는 약 47km에 달하는 지룽허(基降河), 가장 짧은 곳은 솽시(雙溪 / 약 7.9km)코스이다.
한편 올 7월1일부터 8월20일까지 초대형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다다다오청 여름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글/ 사진=이기순>
타이베이 관련 정보 : travel.taipei/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