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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역사는 ‘짐’이다

    스물네번째 창간특집_최강락 발행인 컬럼



  • 취재부 기자 |
    입력 : 2023-03-29 | 업데이트됨 : 5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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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 52년, 모두투어 34년, 하나투어 30년, 참좋은여행 25년, 노랑풍선 22년 등 현재 국내 패키지시장을 이끌고 있는 여행사들의 창업 역사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역사랄 것도 없이 오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자부심을 느낄 겁니다.

 

씨에프랑스, 온누리여행사, 삼홍여행사, 하이센스, 탑항공 등 여행업에 갖은 풍파를 일으키며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난 여행사들 역시 한 둘이 아니지요. 그들은 왜 역사속으로 사라졌을 까요. 현재 살아남은 여행사들은 안전한 것 일까요. 왜 여행사들은 역사와 반비례로 살아남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을까요. 우리 여행업은 선진국처럼 100년 역사를 가진 여행사를 볼 수 있게 될까요?.  

 

 

피곤 풀려다 ‘피곤’ 얻어오는 여행

 

일상이 피로하면 여행을 떠나라고 주변에서 자주 듣던 얘기지요. 그런데 요즘 어떻습니까. 여행을 갔다오면 피곤이 풀렸나요. 패키지여행 갔다 오면 일상의 피로가 그리울 정도로 피곤하다고 주변서 말합니다.

 

여행요금 싸다고 패키지로 예약해 여행을 시작하면 비행기 타면서부터 곤욕을 치룹니다. 시골 완행버스 보다 비좁은 항공기 좌석에 앉아 해외 여행지에 도착하면 관절염에 허리디스크가 안오는게 이상할 정도고요, 도착하자마자 뺑뺑이 돌리듯이 돌리고난 후 시내에서 최소 2시간 이상 떨어진 숙소에 밤늦게 들어가고, 새벽에 일어나 또다시 강행군을 시작하는 그런 모처럼만의 잔뜩 부풀었던 여행에서 일상의 피로가 풀리겠는지요.

 

요즘 뭔가 변화를 주려고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상품은 상당수가 별보기 운동과 같습니다. 로마시대 “여행은 위엄을 갖춘 여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코로나도 종식된 거나 마찬가지 상황에서 이젠 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변화가 필요합니다.

 

 

기존의 패키지로는 안먹힌다

 

패키지여행사들은 말합니다. 아무리 누가 뭐래도 개별여행과 패키지여행은 7대 3으로 살아남을거라 막연히 꿈을 꿉니다. 현재 각 주요도시의 주요노선 판매실적을 분석해보면, 패키지는 성수기를 제외하고 10%도 안됩니다. 대부분이 개별여행과 상용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런데도 패키지는 살아남는다고 확신합니다. 선진국들이 그러하고 일본시장이 그러하니 한국시장도 당연히 그리 될꺼라고 말이지요.

 

아날로그 시대에는 패키지가 통했습니다. 정보력이 없었으니까요. 아날로그 시대엔 역사가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역사가 짐이 돼버렸습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기업들은 생소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역사도 미천합니다. 예전 아날로그 때는 세월이 가든 언제나 그 기업이 그 기업이었지요. 지금은 아닙니다.

 

요즘의 일본을 보면 해답이 명확합니다. 여전히 아날로그에 장인정신을 추구하며 역사를 중히 여긴 결과가 어떠한지요. 기업은 그렇다치더라도 패키지여행은 내리막입니다. 아날로그식 생각과 판단이 여행업까지 침체에 빠트렸습니다.

 

현재 우리네 여행업은 거의 좀비기업, 한계기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목숨만 붙어있는채 이익은 고사하고 볼륨만 키우고 있습니다.

 

 

‘여행업 미래 없다’ 떠나는 직원들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된 여행사가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롯데관광 레드캡투어 세중투어 등 7개에 이릅니다. 레드캡과 세중투어는 여행업이 본업이라고 말하기가 그렇지요.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속에 여행업이 근근히 버텨오며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지만, 여행사를 상장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를 지나며 상장사들의 직원 30~50%가 여행업을 떠났습니다. 나름 상장사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에 견뎌왔지만, 열악한 환경과 불투명한 미래에 견디지 못하고 자의와 타의에 의해 여행업을 떠나갔습니다.

 

요즘들어 여행업이 다시 살아나며 직원 채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경력직 채용은 하늘의 별따기여서인지 임금인상 시늉을 내며 신입을 뽑아 그 자리를 대체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20년, 30년이 넘은 자칭 역사가 깊은 여행사들은 노하우가 뭘까요. 신생여행사들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무엇을 차별화해 모객에 나서고 있는 것인지 찾아낼 수가 없습니다. 신생여행사들과 마찬가지로 홈쇼핑 모객에만 열을 올립니다. 별도의 대안도 없어 보입니다.

 

 

‘매출 확장에만 올인’..변화에 뒤쳐져

 

오늘날 OTA나 신생 플랫폼 업체들이 판을 치게된 것도 역사가 오래됐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기존 여행사들의 잘못이 큽니다. 한 때 잘나가던 시절에 시스템 개발과 상품개발을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하나투어가 그러했고 이를 모방한 모두투어가 그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나니 직원들은 떠나가고, 대형자본이 들어와 손쉽게 여행시장을 잠식해버렸으며, 속칭 상장사 주주들만 주식부자가 돼있었습니다. 내실보다는 매출확장에만 전력투구해온 느낌입니다. 

 

스스로 자부(?)하는 오랜 역사 이외엔 남긴게 없습니다. 전세계는 인공지능화 되어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여행업은 일본처럼 쇠퇴해가는 아날로그적 장인정신에 매몰돼 있는 듯한 형세입니다.

 

 

‘판을 뒤집어, 청년 마음으로 돌아가야’

 

판을 바꿔야 합니다. 독특한 자사만의 색깔을 덮은 시스템 개발에 투자해야 합니다. 직원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몇 몇 사람을 배불리기 위한 주식회사가 되어선 안됩니다.

 

여행사들이 여행업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려는 배우려는 자세와 깨우침에 게을리 합니다. 모든게 수동적입니다. 이는 패키지여행사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모든 여행사가 그렇습니다.

 

역사는 뒤로하고 창업 당시로 돌아가 치열하게 모객전쟁에 나서야 합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다르고,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 롯데관광, 교원투어가 서로 색깔이 달라야 합니다. 

 

새롭게 투자하고 직원들과 나누면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개별여행과 패키지여행도 차별화됩니다. 이제 역사는 힘이 아닙니다. 짐입니다.

 

 

에디터 사진  최강락 세계여행신문 발행인/ ceo@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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