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 하게 떠오르는 인공지능 챗GPT에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항공사 세일즈맨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다.
항공 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항공 여행에 대한 수요도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항공사 세일즈 직원들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일부 직무가 자동화될 수 있으니,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학습하고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본지가 창간24주년을 맞아 국적사 및 외항사 5명의 항공세일즈맨들을 초청해 항공사가 바라본 여행사의 문제점과 요금정책,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후 변화, 항공업의 미래 등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류동근> dongkeun@gtn.co.kr
원재성 PAA 이사 김동순 7C 차장 홍석훈 TK 부장 신동문 PR 차장 김정엽 EY 부장
항공사 좌담회 참석자
김정엽 에티하드항공 여객영업부 부장(표기 EY)
김동순 제주항공 커머셜본부 국제영업1팀 차장(표기 7C)
홍석훈 터키항공 여객영업부 부장(표기 TK)
신동문 필리핀항공 영업팀장/차장(표기 PR)
원재성 PAA 여객/화물총괄이사(표기 PAA)
최강락 세계여행신문 발행인(표기 GTN)
*항공사 가나다순
장소: 인사동 우정한정식
일시: 2023년 3월 17일 12시
Q. 여행사들이 좌석을 요구함에 있어 문제점은 없나? 그룹좌석을 요구할 때 여러 가지 케이스가 있겠지만 커미션을 더 달라는 등 황당할 때도 있을 것 같다. 여행사들이 항공사에 좌석 요청시 어떤 점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나?
PAA=비수기 때 안 팔고 성수기 때만 얌체처럼 좌석 달라고 할 때가 제일 황당하다. 피크기간에 좌석을 요구할 때 해당여행사의 실적을 말하면 그게 또 감정적으로 바뀐다. 이때 이 만큼 팔았는데 경쟁사를 이렇게 팔아서 이렇게 밖에 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비수기 때도 판매하면서 성수기 좌석을 요구해야 하는데 성수기 뜨거운 날만 요청할 때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PR=여러 케이스가 있지만, 일단 좌석 확보만 해두자는 식의 좌석 요청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연휴 날짜와 같은 특정일에는 요청하는 대로 배분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점도 많다. 또한 TL이 임박해 캐슬하여 항공사 입장에서는 판매 시점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여행사에서도 좌석 요청뿐만 아니라 좌석 소진에도 관심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PAA=경쟁사와 비교하는 경우도 많다. 여행사끼리도 받은 좌석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유할 수 있겠지만 예를 들어 30석을 준 여행사는 실적 등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안하고 단순 비교해서 친분이나 기타 이유로 더 준다는 식의 오해가 시장에 소문처럼 나돌기도 한다.
7C=최근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대형사들의 요청이 많지만 중소여행사들의 좌석요청도 많이 받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불합리하다기 보다 조금 개선됐으면 하는 것이 제대로 된 항공교육이다. 코로나 이후 급하게 출근하다 보니까 교육이 안되어 있는 경우들도 간혹 있는 것같다. 심지어는 공항 3코드도 모르고 좌석만 요청한다거나, 오픈 된 인디비요금을 타사와 비교해 가면서 이 요금으로 안주면 타사와 계약한다는식으로 요청을 받은적이 많다.
GTN=여행사들이 한마디로 말해 항공 노선이나 현지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이런 것을 요청을 했을 때 대화가 되는데 전혀 공부도 안 한 상태에서 무조건 좌석만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은 여행사가 개선을 해야 할 부분이다.
7C=코로나 이후 이런 교육이 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부분은 선배들한테 배우는데, 지금은 인력부족으로 작은 여행사 같은 경우 보통 카운터 실장 1명 출근하는데가 많다. 대형여행사도 담당자가 자기가 맡은 노선만 알고 타 노선은 잘 모른다.
TK=1년 동안 거래가 한 번도 없다가 5월 연휴나 추석 등 특정일만 딱 찍어서 요청한다. 물론 필요해서 요청을 했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그래도 비수기나 판매가 저조했을 때 판매해 준 업체에 더 혜택을 주게 된다. 특정일 요청은 대형업체보다 중소업체들이 잘 몰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EY=요새는 실현율이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계약된 실현율에 많이 모자랐던 여행사가 다음 시즌에도 비슷한 양의 시리즈를 신청하면 어려움이 있다. 시리즈좌석은 거의 하드블록이다. 받은 좌석의 70%를 소진해야 한다. 미소진시 패널티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좌석확보를 우선시하느 경향이 짙다.
Q. 지금 항공사들이 개별요금 선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적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대표적이지만, 외항사들은 어떤가.
EY=나라별로 지역별로 정책이 좀 다르다. 아시아 마켓은 그룹 마켓이고 미주/유럽은 개별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 본사 쪽도 개별시장에 많이 치우쳐 있다. 그룹판매에 많이 치우쳐 있는 아시아 지사들의 경우 그룹판매를 지양하고 개별을 늘리라고 하는 추세다.
TK=본사에서 요금정책에 대한 특별한 지침은 없다. 각 나라에 대한 재량권이 좀 있는 것 같다. 한국 같은 경우 그룹 포션이 좀 많다. 그룹을 30%를 하든 40%를 하든 어쨌든 타깃이 있다. 그 타깃을 맞출 수 있다고 하면 지사별로 재량권이 주어진다.
7C=노선별로 차이가 있다. 개별요금을 처음 시즌 오픈할 때 들어오는 유입량을 체크한다. 일본 같은 경우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룹보다는 인디비 비중이 좀 더 많이 판매한다. 이런 경우에는 블록에 대한 양을 조율한다.
PR=개별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이것을 모두 개별요금에 소진하기에는 좀 무리가 따른다. 그룹요금도 일부 여행사에 제공한다. PAA=중화항공이나 뱀부항공 등 항공사마다 다르겠지만 2016년도 이후 개별과 그룹 비중이 60대40 정도 됐다. 그런데 지금은 그룹비중이 5%에 불과하다. 최근 항공사들의 추세가 개별요금 판매확대를 위해 각 사별로 닷컴과 홈페이지 세일을 늘리라고 주문한다. 이러한 것이 외국계 항공사의 트렌드다.
GTN=여행사 대표들은 개별과 그룹이 70대30이라고 이야기 한다. 30%는 패키지 고객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9대1이 아닌가. TK/EY=그룹이 30%정도는 된다.
7C=노선별로 차이가 있다. 일본노선은 개별이 90%이상이다. 동남아 다낭 야간편 패키지성 노선은 70%가 그룹이다. 반면 오전편은 30%가 그룹이다.
PR=마닐라나 클락노선은 거의 90%가 개별이다. 반면 세부나 칼리보 같은 경우는 반대다. 노선과 취항도시에 따라 다르다.
PAA=대만과 홍콩, 뱀부항공 이런 데는 그룹이 10%가 안 나온 지 오래됐다. 중화항공은 5%대다.
Q.대한항공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내년 초에는 합병 될 것 같다. 합병이 되면 얼라이언스의 변화로 대한항공의 스카이팀만 남게 된다. 이럴 경우 외항사나 LCC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시장의 전망은.
TK=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한 외항사들은 국내 로컬파트너가 없어지게 되어, 기존에 국적기 마일리지로 적립을 해오던 고객들은 일부 불편을 감수해야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특히 상용 수요는 좀 더 마일리지에 민감한 면도 있어서 그 부분이 좀 걱정된다.
EY=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보다 가격정책을 확고하게 가져가는 항공사이다. 따라서 합병이 될 경우 외항사는 대한항공과 가격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나는 국적사임에도 불구하고 외항사 만큼의 탄력적인 요금을 제공해 오고 있어 항공요금 부분에서는 조금 안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 있다.
7C=양사 합병에 따른 마일리지는 관계없다. 하지만 합병 후 진에어를 포함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이 어떻게 결정이 될 거냐에 대한 관심이 많다.
PAA=지금 모항공 입장은 사실 모 국적항공사와 협업 중으로 알고 있다. 유럽 운수권 같은 경우도 모 항공사에다 줬다. 이유는 다른 외향사와 경쟁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외항사 입장에서는 합병이 되면 오히려 요금이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본다.
GTN=전체적으로 합병은 여행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완전 최악이다. 과거 현대/기아차가 합병이 됐지만 소비자들한테 득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가격만 올랐고 선택권도 사라졌다.
PR=필리핀 마닐라노선을 놓고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43%정도 됐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에서 요금을 탄력적으로 해 왔으나 합병되면 아무래도 대한항공에서 컨트롤타워역할을 하면서 요금이 좀 정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Q. 좀 막연한 얘기긴 한데, 항공좌석의 경우 일본처럼 연간블록 정책이 좋은 건지, 아니면 현 정책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좌석배분을 받을 때 여행사와 항공사의 관계가 어떤 게 좋은 건가.
EY=서로의 활용이라고 생각한다. 이용보다는 활용이라고 본다면 이 활용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연간 블록 정책보다는 3개월 또는 6개월 시즌성으로 해보고 블록을 책정한다. 현재 6개월 텀으로 블록을 지원하고 있다.
PR=연중 하드블록은 문제가 많다. 동남아는 굉장히 치열하다. 예를 들어 연간 좌석당 20만 원을 플랫하게 요금을 줬는데 시장이 완전 무너지니, 20만원을 날리게 생겨 항공료를 0원으로 책정해서 9만9천원, 19만9천원 나오면서 요금이 붕괴되고 있다. 특정 인기날짜의 경우 하드블록 판매는 가능하나 연중블록은 시장질서를 왜곡하게 된다.
Q. 끝으로 여행사들이 항공사한테 이렇게 해 줬으면 하는 게 뭔가.
TK=유럽 노선을 판매하는 많은 항공사들이 있지만, 각 항공사의 특성과 장단점이 각각 다른 만큼 판매노선별로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항공운임과 노선 경쟁력을 신중하게 판단하여, 무엇보다 제공된 그룹좌석에 대해 원활한 판매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Y=동의한다. 유럽 노선이 겹치는 게 굉장히 많다. 근데 중동이나 유럽 캐리어의 운항노선은 전략적으로 띄우는 도시가 있고 아닌 도시가 있다. 그런데, 일단 여행사들은 처음에는 욕심을 많이 낸다. 일단은 메인으로 판매하는 것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두세개 캐리어를 더 가져가려고 욕심을 낸다. 그러나 잘 판매가 되지 않은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이런 경우 결국 패널티 이슈가 생기고 한 시리즈에 많게는 억 단위 규모의 패널티가 나온다.
7C=해외에 있다가 국내로 복귀하고 보니, 7년 전과 지금하고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고정 관념이 아직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새로 취항해보려고 하는 노선들이 몇 개 있는데, 이런 노선에 대해 부담감이 크다. 기존 노선 이외 판매의지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PR=신규 데이스테이션을 개발할 의지가 지금 거의 없어보인다. 인기 노선만 판매하다 보니 리스크를 떠 앉기 싫어서다. 인기지역 이외 개발지역을 전담해 보라는 식으로 지원해도 반응이 없다. 코로나 이후 인력부족의 요인도 있겠지만.
PAA=항공사에서는 가려운 편수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오후편이나 이른 오전편 탑승률이 부족하면 상품을 개발해 다른 지역 인/아웃 등 이런 상품들을 개발해 오는 여행사들이 있다. 이런 경우 베네핏을 좀 더 드리고 싶을 때가 많다. 또 하나는 홈쇼핑에 의존 안 했으면 좋겠다. 여행사들이 너무 홈쇼핑을 많이 해서 홈쇼핑사만 배부르게 되고 시장이 왜곡되는 경향이 짙어진다.
GTN=항공사 책임도 있다고 본다. 항공사가 좌석 지원을 해줄 테니 홈쇼핑을 하라는 요구도 있는 것으로 안다.
PAA=결과가 바로 나오니까 항공사에서 요청하는 건 맞지만, 지양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
TK=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항공사들의 커미션도 제로컴이 많고 볼륨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 커미션은 여행사에서 판매를 함으로써 수익을 좀 챙겨가라는 의미다. 그런데 결국 커미션마져 다 할인해서 판매하는게 안타깝다. 예를 들어 커미션이 5%면 7%를 할인하고, 커미션 5%에 VI가 5%면 10%인데, 이를 13% 할인해서 판다. 안타깝다.
<사진 출처=세계여행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