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은 2년 이상 심각한 경영악화에 시달려야 했다.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떠나야 했고, 언제 회복될지 기약할 수 없는 나날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부침이 심한 업종이 여행업이라고 하지만, 매출 올스톱의 악몽이 장기화되면서 당혹한 표정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최근들어 조금씩 긴 악몽의 늪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여행업계에 다시 생기가 돋고 있다. 입사 후 한 직장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법인영업과 고품격상품개발, 영업담당임원 등 다양한 경험을 두루 거치며 올해 1월 드디어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안교욱 한진관광 대표이사를 만나 여행업종의 코로나 위기극복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초창기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분석했는지, 그 당시 대처방안은
코로나19가 발생되고, 국내 1차 유행이 지나갔을 때 그룹 최고 경영층에서는 메르스와 같은 단기 종식은 불가하고 최소 2년 정도는 갈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진관광은 이에 따른 코로나 극복 장기 전략 및 상시 대응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금 유동성 확보 및 대응 전략 수립을 통해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으며, 사무실 축소 및 지점 폐쇄 등 사업구조 조정과 함께 희망퇴직을 조기에 실시해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선대처를 실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팬데믹을 마주한 여행업계의 재난 상황은 그 어느 업종보다 피해가 커 회사와 직원들 모두 어려운 상황임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부득이하게도 많은 직원들의 희망퇴직과 장기간에 걸친 유·무급 휴직을 피할 수 없었다. 직원들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음이 매우 안타까웠다. 오랜 기간 각자의 위치에서 지탱해주고 함께 이끌어온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그들의 2년이라는 인생의 시간이 단지 지나간 흐름으로만 남게 되는 게 아닌지 늘 마음에 걸리곤 했다. 특히 여행업을 선택하였기 때문에 다른 산업 구성원들과 비교되는 잃어버린 시간들을 기억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위기도 직원들과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긍정적인 부분은
코로나19는 전반적인 산업에 전례 없는 영향을 미쳤기에 모두가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비단 우리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모든 인류, 산업이 전반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았으며, 그럼에도 우리 업계가 이러한 상황을 꿋꿋하게 버텨내고 슬기롭게 대처하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즉 IT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트렌드의 변화가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 되었는데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한진관광은 전략 방향성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 뉴 노멀 시대의 대응을 준비했다. 이는 우리뿐 아니라 모든 주요 여행사들도 나름대로의 대응을 했을 것이고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새로운 여행 산업의 성장 모멘템이 되지 않을까싶다.
여행이 과거로 회귀하지 않고 변화의 방향이 예견되고, 포스트 코로나에 맞이하는 근본적인 준비를 꾸준히 해온 만큼, 한진관광도 재도약하는 시기를 맞이하길 기대해 본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극복 방안은
지난 2년 동안은 참 고난의 길을 걸어 왔다고 생각된다. 누구도 예측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한 코로나 위기 속에 우리 여행업계, 특히 한진관광은 이 어려운 상황, 코로나 발생 초기에 위기 극복 대응 전략을 수립해 실행했다.
우리의 대응전략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해 수립하였는데, 첫 단계로 비용 전환이다. 우선 사업 부분의 통·폐합 등 구조 조정을 통해 핵심 분야에만 효율적으로 비용이 집행되도록 관리하고 비용 절감을 꾀했다. 두번째 단계로 O/B PKG 사업에 역량을 집중, KALPAK 등 프리미엄 상품,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PKG 상품 등을 개발했다. 세번째는 고객 접점을 지속 유지 및 강화하는 전략을 실행했다. 우리의 충성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흣흣한 TV 를 개설했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의 소비 접점(구매)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점검했다.
네번째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도했다. 테마여행 플랫폼 '여담(여행을 담다)' 은 누차 말씀드렸지만 판매 활로 개척이 어려운 중소여행사들과 함께 차별화된 패키지여행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더 이상 여행은 코로나19 이전으로, 과거로 회귀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는 바,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 하면서도 테마가 있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등으로 고객의 WTP(Willingness to pay)를 높이고자 하는 전략을 계획대로 잘 준비했다고 자평한다.
또한 내·외부적인 어려운 환경임에도 대한체육회 ‘팀코리아’ 의 여행사 부문 공식 후원사로서 2021 도쿄 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같은 국가적인 스포츠 행사에 한진관광이 가진 전문적인 서비스와 역량으로 대한민국 여행업계를 대표하여 국가대표 수송 및 급식센터 운영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통하여 정보와 감동을 전달한 바, 뿌듯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여행업 지원에 대한 견해는
정부가 여행업에 대해 특별 고용유지 지원 업종으로 지정해 준 것이 그나마 지금까지 견디어 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된 것 같다. 아시다시피 여행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가장 많이 그리고 빨리 받는 업종이다. IMF나 세계 금융위기, 사스 등의 위기 때와 비교해도 그때보다 더한 상황이었음에도 주요 여행사 중 폐업까지 간 곳이 거의 없다. 다만 세부적으로 이러한 지원을 중소여행사들은 끝까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우리 같은 규모는 작으나 대기업에 속하는 경우 지원 비율에 차등을 두는 등의 내용은 아쉬운 부분이다. 국가 경제의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그만큼 여행수지가 해외로 나간 여행객들이 줄고 외화 유출이 감소되어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지금도 여행업과 구성원들이 힘든 시기를 버티고 있으니 정부와 지자체는 세부 정책적으로 중소여행사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엔데믹을 앞둔 현재 여행업계의 준비태세는
코로나19가 오미크론 정점을 지나 앤데믹을 향해 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행업계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발표된 후 해외여행 출발 상품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예약도 이뤄지는 등 얼어붙었던 해외여행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이대로 오미크론 확진세가 감소됨과 동시에 방역 조치가 점차적으로 완화될 경우 올 여름은 근 3년 만에 가장 바쁜 시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또한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당사를 비롯한 각 여행사들이 몰려드는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상품 판매 준비에 돌입한 듯하다. 이미 전 직원 출근을 시행중인 회사들도 있지만 4월에는 많은 여행사들이 출근 인력을 늘릴 것이며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고 홈쇼핑을 늘리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진관광의 ‘PERMISSION TO TRAVEL’과 같은 여행사 별로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격리 해제 상품 기획전은 소비자의 여행 욕구를 자극시키리라 생각된다. 당분간은 가까운 휴양지로 수요가 몰리고, 휴가 시즌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장거리 노선의 인기도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여지는 바, 당사도 그간 준비해온 캠페인 재개 및 고객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테마 상품 집중 판매, 주력하던 전세기 사업 등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해외여행 수요도 분명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여행업계에서는 기존과 다른 다양한 프로모션과 패키지 상품이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여행 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수익구조가 열악하다. 특히나 수익에 영향을 주는 산업 구조를 보더라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지 않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판매자보다 더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수익을 창출해 내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시장 내에서 가격 경쟁을 하고 서로 잘되는 상품을 모방하여 상호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 구조인데, 우리는 동일한 비즈니스를 하지만 전략만큼은 이질적인 전략을 추구해야 각자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결국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 사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상품 개발과 특화된 대 고객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관광산업의 전체적인 발전에 함께 노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향후 한진관광의 코로나19 극복 계획은
여행산업의 외부 환경을 보면 2025년까지는 회사의 존립이 걸린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디지털화 중심의 비즈니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나, 코로나 이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어 수익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사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공적인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기업만이 이후에도 계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며 한진관광은 PKG 여행 상품과 고객 여정 전 과정의 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종합 여행 솔루션을 중장기 전략적 지향점으로 삼아 이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우선 올해~내년까지 아우르는 핵심은 프리미엄 패키지여행 사업강화와 테마여행 플랫폼 '여담'성장 기반 구축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 수요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흑자 사업구조 확립을 전략 목표로 삼아 이를 실행하기 위해 첫째, 상품 차별화/다양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고품격 브랜드 칼팍(KALPAK) 활성화 및 하이브리드, PR 패키지, 전세기 신규 목적지 개발 및 마일리지 상품 강화, 특히 아트 & 컬쳐, 자연, 미식, 고급 휴양지, 료칸 등 테마와 PR/CLS를 결합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 전 노선 상품 출시 뿐 아니라 OZ/OAL High CLS를 통한 프리미엄 상품 군 확대에 주력할 것이다.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다소 덜어내고 다양한 상품과 선택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둘째, 온라인 판매 채널 통합 관리 및 전담 조직을 구성해 온라인 판매 역량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미 차세대 시스템 개선을 위해 TFT가 구성되어 방향성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셋째, 앞서 계속 언급되었던 테마여행 플랫폼 '여담'을 성장시킬 것이다. 큐레이션을 통한 상품 품질을 유지하고, 점진적인 입점사 확대로 그 가치를 더욱 고조시키고자 한다. 내년까지의 사업계획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2단계, 3단계 사업구조의 전환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한진관광의 여행 경험을 접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한진관광의 메인 비즈니스 중의 하나인 전세기 부분을 좀 더 설명하면 전세기 운영은 단순히 신규 목적지 발굴의 의미 그 이상이다. 해당 노선 외에도 인근 지역의 노선 수요까지 고려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정기편까지 확대할 수 있을만한 노선을 타진하는 실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 예측이 쉽지 않은 올해는 전세기 사업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다. 다년간 스테디셀러로 판매되어 검증이 되었던 목적지인 오슬로 OSL, 아테네 ATH, 마르세이유 MRS는 필수로 운영할 계획으로 새로운 여행 코스 개발 및 차별화된 컨텐츠를 발굴해 상품화 준비중이다. 고객 호응이 높았던 조지아, 라트비아 전세기는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목적지에서 제외했다.
그간 소비자의 관심 또는 인지도가 있었으나 직항 운항 노선이 없었던 퀘백 YQB, 아이슬란드 RKV 등과 같은 신규 목적지도 검토 개발에도 힘쓸 것이다. 또한 그간 대부분 대한항공 전세기로 운영됐던 바, 단거리 위주의 아시아나 항공 전세기도 추진해 볼 계획이며 비즈니스석 확대를 위해 항공사와의 꾸준한 협의를 이루어낼 예정이다. 단거리의 경우에는 태국, 베트남 및 중국 시장이 조기 개방된다는 전제하에 몇 곳에 대한 시장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사진 출처=한진관광>
약력
1991년 (주)한진관광 입사
2004년 (주)한진관광 법인영업팀장
2008년 (주)한진관광 칼팍팀장
2018년 (주)한진관광 관리부문 및 영업부문 담당 임원
2022.01 (주)한진관광 대표이사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