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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그 섬.... 사이판에 빠지다

    사이판 현지취재 ① 코럴오션리조트&골프장



  • 취재부 기자 |
    입력 : 2022-02-16 | 업데이트됨 : 36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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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올 설연휴기간중 총 140여만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휴기간 중 일 평균 여객이 20만명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3년전인 2019년 2월1일~7일까지의 설 연휴기간동안 보도된 내용의 일부분이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발 디딜 틈조차 찾기 힘들었을 인천국제공항은 사람만나는 것이 반가울 정도로 한산했다. 대부분의 카운터는 텅텅 비어있었고, 그나마 오전 편 사이판행 카운터만 사람들의 발길로 다소 북적이는 수준이었다.

 

8시 반 출발 인천~사이판 제주항공 카운터. 7시 좀 넘어서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출발 전 준비서류들이 많은데다, 2년여 만의 해외여행이 현실로 다가오자 대부분 들뜬 표정들이 역력했다.

 

카운터 직원들의 손놀림도 바쁘다. 평소 같으면 금방금방 발권이 됐겠지만, 이날은 항공사 직원이 검사해야 하는 서류만 해도 4~5가지나 된다. 전날 받은 신속항원 영문확인서에서부터 코로나 접종 증명서, EAST비자, 입국검역신고서 등을 꼼꼼히 살피고 또 살핀 후에야 짐을 부치고 발권이 시작된다. 평소에 비해 시간이 두배는 더 걸린다.

 

그럼에도 발권대기 시간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오히려 이런 대기시간조차 오랫 만에 경험하는 것이라 마음은 이미 남태평양의 에메랄드빛 바닷물 속에 푹 빠져있는 듯 했다. 짐을 부치고 항공티켓을 손에 쥐면 일사천리로 면세구역까지 직행한다. 여행객들이 없다는 증거다. 5분이 채 안 걸리는 시간이다. 보안검색대를 지나, 자동출국심사기를 거치면 곧바로 면세구역이다.

 

면세점 역시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간간히 물품을 구매하는 여행객만 눈에 뜨일 뿐 점원도 손님도 넋을 잃은 표정들이다.

 

 

밀폐된 기내, 감염 불안함 거의 없어

 

사이판 공항까지 4시간 반의 비행시간이 소요된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비행좌석의 70%만 채워서인지 듬성듬성 빈 좌석이 보인다. 제주항공도 대략 120여명이 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대부분은 골프여행객들이다. 간혹 동호회에서 온 관광객들도 눈에 띈다.

 

평소 같으면 지루할 법도 한 4시간여의 비행시간이지만 2년 반 만의 긴 비행은 그리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만감이 교차한다. 코로나이전만 하더라도 별 고마움이나 느낌 없이 다녔던 해외여행이 이렇게도 소중할 줄은 몰랐다.

 

밀폐된 기내에서는 서로들 조심하는 눈치다. 승무원들도 승무원복 위에 방역복을 입고 있고, 승객들도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을 벗지 않는다.

 

만원 지하철의 위험수위보다 기내 감염위험도가 훨씬 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내에서는 불안감이 거의 없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시야에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다.그 얼마나 갈구했던 해외휴양지의 풍경이던가. 이대로 쭉 하늘 위, 북마리아나제도상공을 더 머물고 싶은 충동이 앞선다.

 

 

사이판 입국, 사전 서류 꼼꼼히 챙겨야

 

사이판공항에 도착하면 평소에 비해 입국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코로나 상황임을 감안하면 그리 큰 불편한 것도 아니지만 한국에서 준비하라는 서류만 꼼꼼히 챙겨 온다면 입국절차는 시간만 다소 소요될 뿐 크게 불편함이 없다.

 

도착 후 짐을 찾아서 공항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대략 1시간가량 소요된다. 공항 밖으로 나오면 남태평양 해양성 특유의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얼마 만에 맡아보는 훈훈한 냄새던가. 얼마 만에 피부에 와 닿는 바람이던가.

 

지난달 까지만 하더라도 사이판 공항 도착과 동시에 PCR검사를 받고 숙소로 이동했다고 하던데, 다행이 우리가 입국할 때는 PCR검사가 없었다. 확진률에 따라 그때그때 바뀐다고 현지 관계자는 귀뜸한다.

 

 

올해 리뉴얼한 코럴오션리조트 사이판(CORS)

 

공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코럴오션리조트.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숙소에 도착한다. 3년여 만에 다시 찾은 터라 전혀 낯설지는 않았다.

 

이랜드그룹에서 인수해 올 1월 새로 리뉴얼한 이 리조트의 추구하는 방향은 '웰니스(Wellness) 리트릿(Retreat)'이다. 삶에 지친 이방인들을 위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건강의 휴식처가 되겠다는 것이다. 리노베이션을 한 탓인지 3년 전과 비교해 보면 클럽하우스와 프론트, 레스토랑, 객실 등이 깔끔하게 정비가 돼 있다. 수영장도 더 고급스러워진 느낌이 든다. 낮에는 빈 백에 드러누워 바다를 바라보며 음료와 맥주를 즐기는 낭만이 있고, 밤이 되면 신나는 음악과 함께 은은한 조명아래 멋진 남국의 밤을 보낼 수 있다. 수영장 한가운데는 대형 오션링이 설치돼 있고, 밤에는 오색조명과 함께 워터 스모그가 품어져 나오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도 연출된다.

 

코럴오션리조트는 총 100개 객실에, 2층 빌라형 형태로 모든 객실이 오션뷰로 자리하고 있다.

 

객실에서는 골프장과 바다가 보이며, 그 너머 손에 닿을 정도의 거리에 티이난 섬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이판 유일의 LPGA코스, 코럴오션CC

 

2018년 10월 태풍 위투에 직격탄을 맞은 코럴오션CC. 그린 곳곳이 붕괴돼 3년여 동안의 보수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골프장이다. 사이판에서는 유일하게 LPGA규격(약 7200야드/18홀코스)을 갖춘 고품격 골프장이다. 월드 클래스 챔피언 래리 넬슨(Larry Nelson)이 디자인한 이 골프장은 에메랄드 빛 해안가를 따라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괌과 사이판을 통틀어 가장 길고 넓은 페어웨이를 자랑한다. 태풍 위투 이후 개보수를 하면서 그린은 모두 새잔디로 교체해 현재 그린상태가 최상인 것도 자랑꺼리다.

 

페어웨이는 사이판에서 제일 길고 넓고 평평하나, 그린난이도가 있어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상급자 골퍼들에게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유한 골프장이다. 오후 라운딩 시 바람이 쌔게 부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라운딩 도중 머리위로 사이판공항에 이륙하는 비행기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세계2차 대전 당시 사용됐던 벙커와 동굴 등도 자세히 찾아보면 볼 수 있어 유니크한 골프장이다.

 

라운딩은 정해진 시간 10분전에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카트 운전대에 본인 이름과 함께 채가 실려져 있다. 클럽하우스 카운터에서 확인절차만 거치면 곧바로 1번이나 10번 홀로 이동해 라운딩 하면 된다. 클럽하우스에서 티박스까지 소요시간은 카트로 약 2~3분 거리다. 숙소와 클럽하우스는 도보로 1분~3분 거리.

 

신나게 라운딩을 하다보면 조심 또 조심하던 한국에서의 코로나상황은 거짓말처럼 잊게 된다. 탁 트인 페어웨이와 그 옆으로 넘실대는 파도소리, 킹피셔의 새소리에 모든 잡념을 잊게 만든다. 건기에 접어들어 낮 기온이 따갑기는 하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몽골몽골 맺힌 땀들이 이내 사라진다. 낮 기온은 최고 30도 이상 오르고 밤 기온은 24~25도를 유지해 골프 라운딩과 밤 문화를 즐기기에 최적의 온도다.

 

 

한국출발 이틀 전 PCR검사 필수

 

정신없이 놀다보면 어느새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절반을 넘긴다. 한국출발 48시간 이내에 PCR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가 있어야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 검사는 반드시 받아야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돌아오기 이틀 전 아침. 클럽하우스 2층에 마련된 PCR검사소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몰려든다. 들뜬 기분이 가라앉지 않은 탓인지 몰라도, 한국에서 받을 때의 아픔에 비해 훨씬 덜 하다. 타 리조트나 골프장 이용 시에는 지정검사소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곳 코럴리조트 이용객들은 숙소 옆 2분 거리 클럽하우스에서 편하게 PCR 검사를 받으면 된다.

 

눈 깜짝할 새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이 밝아온다. 전날 저녁 객실 베란다에서 쏟아지는 밤별들과 훈훈하게 불어오는 바람 들을 가슴속에 뭍는다. 한국은 영하 10도의 한파에 코로나까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 나흘이지만 반팔과 반바지차림의 호사를 누려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아쉬움이 크지만 그 아쉬움은 다시 이곳을 찾게 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조식 후 서둘러 라운딩을 마치고 사이판 공항에 도착해 출국절차를 마친다. 출국시에도 서류만 잘 구비해 놓으면 큰 문제없이 보딩패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도착 한 다음날 PCR 검사 필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비행기는 북쪽을 향한다. 얼마나 달렸을까. 기내 차가운 냉기가 감돈다. 다시 겨울의 몸에 익숙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기내에서 입국을 위한 서류작성을 꼼꼼히 해야 한다. 사이판 공항에서 나눠준 비표(사이판출발 인천공항 트래블버블 이용객)도 잘 챙겨야 한다. 이 비표가 없으면 자가격리 면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입국심사 전 특별검역대를 통과한다. 무거운 긴장감이 감돈다. 이틀 전 받아놓은 PCR 음성확인서와 몇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해외 유입 확진자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검역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얼굴도 찌들어 보인다.

 

검역대 통과 후 입국심사를 마치면 짐을 찾는 곳으로 이동한다. 여행객들이 많지 않아 짐도 금방금방 찾을 수 있다. 짐을 찾은 후 세관을 통과 하면 입국장 로비가 나오는데,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다. 입국장을 나서면 전국 각 지역별 별도의 부스가 있고 본인의 관할 지역에 들러 공무원들에게 다음날 PCR검사 등의 주의사항을 듣게 된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타 지역 입국자들처럼 7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는 되지만, 입국 다음날은 PCR 검사 후 자택대기를 해야 하므로 검사결과 나오는 다음날 결과 통보 전까지는 사실상 외부활동을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글&사진=류동근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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