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았던 ‘숙박+여행할인권 시행’ 제동
문관부 ‘방역 상황 안정되면 재추진’ 의지
서울·경기·인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숙박·여행 할인권의 발급이 잠정 중단된다. 그동안 할인권을 판매해왔던 국내OTA여행사들도 시스템개발 비용 등으로 피해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상황인 만큼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관부)는 숙박 할인권 발급과 여행 할인상품 예약·시행을 잠정 중단하는 한편 지역 간 감염 확산 가능성과 할인 혜택의 지역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이를 수도권 외 지역까지 확대해 전국 단위로 일괄 적용키로 했다.
당초 숙박 할인권은 예약 시기(8월 14일~)와 실제 사용 시기(9월 1일~10월 31일)가 달라 예약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향후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감안해 실제 사용 기간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대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문관부는 지난19일 한국관광공사 및 사업 참여 온라인 여행사와의 긴급회의를 열고, 지난20일 오전 7시부터 숙박 할인권 발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현재까지 배포된 숙박 할인권은 사용 지역과 시기가 분산되어 있는 상황을 감안해 철저한 방역 속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경우에도 예약자가 개별적으로 예약을 취소할 수는 있다. 호텔 등 숙박시설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투숙 10일 전에 예약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온라인 여행사에서 예약자에게 사전에 이를 알릴 계획이다.
국내여행 할인상품 지원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343개 여행사가 참여해 1468개 상품을 대상으로 선정·심사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예약과 시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 등 변동사항에 대해서는 참여 업체와 신청자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누리집 등을 통해 사전 안내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문관부는 향후 방역 상황이 안정화될 경우, 사업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숙박 할인권 발급을 재개하고 여행 할인상품을 시행할 때에는 참여 업체는 물론 할인권 신청자에 대해서도 방역지침을 상세히 안내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국내 OTA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개발 비용 등 데미지는 있지만 현 상황이 우려스러운 국가재난 상태인데다 ‘잠정중단’이라는 회의 결과가 도출된 이상 지켜 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 사업에 참여치 않았던 네이버와 쿠팡 등의 추후 진입여부에 대해 “그렇게 된다면 불공정 거래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그렇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애당초 이 사업 자체가 큰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신생 유니콘기업으로 급성장한 야놀자 여기어때의 판”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참여업체들의 브랜드 파워 등을 고려할 때 메가 플랫폼에 7~8%의 수료를 내고 입점해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더 더욱 어려운 실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 역시 “‘잠정 중단’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니 지켜보는 수 밖에 더 있겠냐. 조속히 이 사태가 잦아들길 바랄 뿐”이라며 씁쓰레 했다.
한편 ‘K-방역과 함께하는 대국민 숙박 할인쿠폰’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전개하는 것으로 지난 8월14일 시작됐다.
여기에는 인터파크, 야놀자, 웹투어, 투어비스/프리비아, 호텔엔조이 등 27개 국내 OTA가 참여했다. 국내 숙박예약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개인당 1회 제공하는 게 핵심으로 3만원 할인쿠폰(숙박비 7만원 이하) 20만장, 4만원 할인쿠폰(숙박비 7만원 초과) 80만장 등 총 100만장을 소진시킬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