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출국자 14만 명 뿐
외래객 입국도 8만에 그쳐
관광수지 1.5억 달러 적자
2월 3.7억보다 적자폭 감소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3월 관광 시장은 역대 가장 우울했다. 하늘길이 막힌 지난 3월 한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94% 감소한 14만3000여 명에 그쳤다. 방한 외래객도 8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160만 명 대비 50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인 출국자 수가 14만 명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 1991년 이후 처음이며 10만 명 선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 1993년 9월 이후 유례없던 일이다.
2010년부터 매월 1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나갔고 5년 전인 2016년부터는 한국인 출국자 수가 매월 200만 명을 넘어섰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관광·여행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주요 국가의 한국인 방문객 수가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93~99%가 감소하는 등 해외여행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크다.
한국인 출국자 14만 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6만6000여 명은 베트남, 미국,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베트남 방문 한국인 수는 2만8699명, 미국 방문 한국인은 2만 명, 일본 방문 한국인은 1만67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세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방문한 한국인은 100명~600명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대만과 홍콩 방문자 수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2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해 지난 3월에는 각각 674명, 286명만이 입국했다.
홍콩을 방문한 한국인 수 추이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부터 살펴보면 지난 1월은 평년 수준과 비슷한 3만 명 정도가 홍콩을 방문했고 2월에 약 3000명 안팎으로 급감했고 3월 한국인 방문객 수는 300명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이 예년처럼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5월 현재 기준 한국과 홍콩을 연결하는 항공편은 대거 중단됐으며 인천~홍콩 아시아나항공 직항편만이 유일하게 주2회(화·금) 운항하고 있다.
3월 유럽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이후 유럽의 관문인 터키를 방문한 한국인 수 감소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월과 2월 터키 방문 한국인 수는 각각 1만8000여 명, 1만3000여 명이었지만 3월에는 305명에 그쳤다. 불가피한 이유를 제외하고는 이동이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한국인 출국자 수 감소로 관광지출도 덩달아 줄어들면서 관광수지 적자폭은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3월 관광지출은 8.8억 달러, 관광수입은 7.2억 달러로 관광수지는 1.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3.7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을 2억 달러 가까이 좁혔다.
코로나19 충격에 빠진 업계는 3월 이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만큼 4, 5월도 3월과 비슷한 추이의 관광 통계가 집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