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 GSA·면세점·기내 케이터링 업체도 ‘동병상련’
항공사·여행사와 밀접한 관계 … ‘코로나 피해액’도 비례
여행업, 관광숙박업, 항공운송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되면서 늘어난 정부 지원에 여행사와 항공사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여행관련업에 해당하는 업체들은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배제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여행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지만 특별고용지원업종에는 해당되지 않는 업체는 대표적으로 항공예약발권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GDS 업체다.
토파스 아마데우스, 아시아나 세이버, 트래블포트 등의 GDS사들은 여행정보제공업 또는 예약서비스중개업으로 분류돼 있어 업종 분류로 보면 여행업이 아니다. 하지만 여행사와 항공사처럼 여행과 직결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수익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항공사 GSA업체, 기내 케이터링 업체, 면세점 업체 등도 이에 해당한다.
그 중에서도 GDS사는 여행사, 항공사의 수익 발생 루트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피해규모가 큰 편이다. 한 GDS사 관계자는 여행사, GDS사, 항공사의 관계를 “촘촘한 먹이사슬 관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로 GDS사의 타격이 큰 이유는 여행사, GDS사, 항공사가 연결돼있는 수익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GDS사는 여행사에 예약발권 단말기를 제공한다. 셀커넥(SellConnect), 워크스페이스(WorkSpace) 등의 단말기를 통해 여행사는 발권을 하고 단말기 이용료를 지불한다. 이렇게 발권된 항공권은 항공사로 전달되고 항공사는 GDS에 수수료를 제공한다. GDS사는 이 중개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판매채널인 것이다. 하지만 항공권 취소 · 환불이 접수되면 GDS사를 통해서 받은 수수료를 그대로 돌려줘야하는 구조다. 고객들의 항공권 환불 요청이 많아지면 GDS사의 손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 GDS사 관계자들은 모두 “발권을 통해 얻은 수익은 환불 시 다시 뱉어내야하고 항공권 신규 예약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여행사와 항공사처럼 실적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폐업 또는 휴업에 들어가는 여행사들이 발권 단말기 이용을 해지하고 싶다거나 휴직 기간 동안 보류하겠다고 GDS사에 신청하는 건수도 많아지고 있다.
여행사가 폐업한 경우 더 이상 발권 단말기를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단말기 사용 해지를 신청할 수밖에 없고 GDS사는 여행사가 지불하던 단말기 이용료 월 1~3만 원을 받을 수 없게 돼 이 또한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대형여행사처럼 발권 업무를 하던 직원의 절반이 휴직에 들어간 경우는 단말기 해지보다는 일시 보류 방법을 선택한다. 해지 이후 재설치 시 시간적, 금전적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행업 상생의 차원에서 토파스는 지난 8일 여행사의 힘든 자금 사정을 감안해 자동환불·재발행시스템인 ATC(Auto Ticket Changer) 사용료 인상 일자를 연기했다. 아마데우스의 정책에 따라 2020년 2월1일부로 1500원에서 3000원으로 ATC 사용료가 인상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자 4월로 한 차례 연기했고 6월 말까지 추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트래블포트는 대형 OTA들이 코로나19에 따른 회복 시그널이 나오면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보고 업무가 정상화되는 시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트래블포트 관계자는 “솔루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다음 단계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올해 프로젝트였던 자동환불기능을 코로나19 이전에 완성하지 못했던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자동환불기능을 완성해 향후에는 여행사가 환불 처리 과정에서 겪는 피로도를 줄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익난이 계속되자 GDS사도 근무일수 단축을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파스는 4월 주3일 근무에 돌입했고 아시아나 세이버는 조직장을 제외하고는 4월, 5월에 걸쳐 직원의 약 절반 이상이 로테이션 형태로 휴직에 들어간 상황이다. 트래블포트는 현재는 근무 일수 단축을 시행하지 않았지만 추후 한 달간 6~8일 정도 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