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드업체 사장이 여행사들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들고 사라진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23일 이집트 전문랜드, O업체 사장은 여행사들로부터 받은 선수금 약 3억 원과 함께 종적을 감췄다. 아시아나항공 카이로 전세기를 판매하는 업체들로부터 받은 선수금이었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동기간대 각각 10편 이상의 전세기를 띄운 이집트는 올겨울 가장 핫한 목적지였다. 지난해 5편의 전세기 좌석을 완판 시킨 대한항공이 10월 3차례 진행에 이어 12월21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10회 추가 진행하면서 작년 대비 공급석이 두 배 이상 증가한데 이어 아시아나도 12월6일부터 내년 2월까지 12편의 전세기를 운항하면서 이집트의 판매 열기는 뜨거워졌다. 양 국적사를 통해 올겨울 카이로에 공급되는 좌석은 모두 5000석으로 지난해보다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항공편을 확보한 각 여행사는 다양한 상품을 구성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홈쇼핑에 이집트 상품이 단골손님처럼 등장한 이유다.
O업체 대표는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따른 현지 호텔 및 차량 선점을 이유로 여행사에 선수금을 요청했다. 대형 패키지사의 경우 보통 행사가 진행된 후에 행사비를 지불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갑자기 급증한 이집트 여행수요가 O업체의 선수금 요청의 명분이 됐다.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지상비도 한 몫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O업체로부터 받은 견적이 타 업체에 비해 상당히 저렴했다”면서 “너무 저렴한 지상비가 O업체와의 거래를 꺼린 이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O업체의 직원들과 카이로 현지 랜드사가 사고에 바로 대처하면서 여행객의 여행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카이로의 현지 여행사는 꽤 탄탄한 업체로 발생 현안을 슬기롭게 대처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체들은 1월부터 변경할 O랜드 대체업체를 물색 중이다.
4-5개의 O업체 거래 여행사 수를 감안할 때 각 거래 업체의 피해금액이 경영에 타격을 줄 만한 수위는 아니지만 이번 사건으로 불합리한 여행사와 랜드사의 갑을 관계가 더욱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신의를 가지고 함께 할 만한 파트너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여행사들의 랜드사 선정도 선택의 폭이 좁았을 뿐만 아니라 여행사 출혈을 감수하기 위해 저렴한 지상비를 제안한 업체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집트는 지난 2014년 발생한 타바 버스 폭탄 테러 발생 이후 오랜 시간 시장성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2년 전부터 겨우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장기간 침체된 시장의 전문가를 찾기는 쉽지 않다.
O업체도 2016년에 설립됐다. 업체의 대표자명은 실제 대표자의 어머니 이름으로 신고 돼있다. 일반여행업으로 5000만원의 여행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피해자들의 피해액을 구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한편 O업체 대표는 현지 유관업체에도 지급하지 않은 미수금이 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현 기자> jul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