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악화로 인해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자 궁여지책으로 무급휴직 및 희망퇴직을 제안하는 중소여행사가 늘고 있다.
최근 한 업체는 “7월과 8월 두 달간 모든 직원들의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다. 이를 원치 않으면 희망퇴직자를 받겠다”고 직원들에게 해당 내용을 알렸다. 공지가 내려온 지 하루만에 A직원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자 회사는 당황하며 “사직서를 받기는 하지만 다음 달에 다시 재취업하면 안 되겠냐”는 황당한 제안을 내놨다. 해당 해프닝은 내정된 퇴직자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업계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는 여행사들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여행사는 비수기 시즌에 접어든 지역의 팀원들을 수익이 되는 지역으로 팀 내 이동을 지시했다. 이러한 이유로 특정 팀에는 사원급 직원들만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어렵기는 항공사도 매한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5월부터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고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아시아나 측은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기 전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함”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인원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포항을 허브로 한 에어포항은 지난해 말 운항중단을 하며 직원들의 월급도 연체됐다. 지난 4월 ‘운항증명(AOC) 효력 상실’ 판정을 받아 사실상 운항이 중단됐다.
에어필립의 경우 ‘오너리스크’의 영향으로 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 노선과 오키나와 노선을 중단하고 지난 5월부터는 국내선도 전면 운항중단에 들어갔다. 기존 250여명의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들어가거나 자진퇴사를 하는 등 현재 30여명만의 직원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항만공사 또한 지난달 15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경상 경비를 30% 절감할 것을 목표로 세우며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여행업계 장기불황은 대형여행사도 예외가 아니다 .
하나투어는 지난해 하반기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영업비 및 홍보 마케팅 비용을 50% 감축하는 행보를 보였으며 모두투어 역시 지난해 말 45세 이상의 임직원들에게 1~2년 치의 연봉과 창업지원을 하는 등 임원급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당시 두 대형여행사의 비상경영체제 선언은 업계를 긴장된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하나투어의 비상경영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비상경영체제 당시 주4일 근무와 월급 80% 지급, 무급휴직을 하는 등의 수순을 밟기도 했다.
<김미루 기자> kmr@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