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 모두투어도 연일 하락세 ··· 주식 거래량도 줄어들어
항공사는 주주 변동 등 여전히 시끄럽지만, 여행주 보다는 활발
여행업계는 늘 힘들다. 경기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 내 경쟁은 끊임없이 심화되고 수익성 악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패키지 수익성 악화, 공항 슬롯 과포화에 따른 노선 줄이기 등의 문제가 대두돼왔고 설상가상 올해 상반기에 접어들면서 대형항공사의 갑작스런 오너 교체, 항공기 추락사고, 랜드 미지급금 논란,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등 악재가 겹치면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여행주도 많았다. 패키지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하나투어는 12만 주까지 올랐고 에어부산, 노랑풍선 등 신규 상장사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2019년 여행주는 52주 최저가를 찍는 기업이 늘어났고 고퍼주(퍼가 높은 종목)가 많아졌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25일 기준 5만24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하나투어의 PER(주가수익비율)는 69.99까지 치솟았다.
모두투어도 4월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달 25일 2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여행주 중에서는 주가가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4만 건에 그쳤다.
가장 괄목할만한 여행주는 참좋은여행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주가를 이전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고 시가총액 1000억 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참좋은여행 주가는 지난 5월30일 참좋은여행의 동유럽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이 탑승한 유람선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 당일 8000원대를 유지하다가 6000원대로 폭락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대처와 위기 대응으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를 누리며 주가도 빠르게 회복됐다.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25일에 732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시가총액도 1025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노랑풍선은 지난 1월 상장 당시 3만90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상장일 대비 40% 넘게 빠지면서 2만 원 초반에 머물고 있다. 거래량도 6521건에 그쳤고 시가총액도 1000억 원대에서 970억 원으로 떨어졌다.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세중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친서 교환으로 비핵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25일에 12만 건 이상이 거래, 상장여행사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상장 여행사들의 거래량이 10만 건 이하로 적은 반면,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은 거래량이 100만 건에 달하는 등 주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주가는 5830원에 불과하지만 시총은 1조2898억 원으로 대한항공 다음으로 높고 지난달 25일 거래량은 114만 건에 달했다.
지난달 25일에만 114만 건 이상이 거래된 대한항공은 2만99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시총은 2조8359억 원으로 여행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달 21일 대한항공은 공시를 통해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 Group AG)가 대한항공 지분 5.01%를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로써 대한항공의 주식 474만8982원을 갖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주주에도 변동이 있었다. 지난달 4일 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주주인 사모펀드 엔에이치큐씨피의 보유주식이 5.4%에서 3.73%로 감소했다. 엔에이치큐씨피는 금호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이 많은 주주다.
LCC의 주가 하락세도 상장여행사 못지않게 가파르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의 주가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로 있는 에어부산은 불안 심리 때문에 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타 LCC에 비해 높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윤곽이 드러나게 되면 에어부산을 비롯한 상장 항공주들의 주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