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분야 업무에 매진, 회사매출 극대화에 총전력
이경인 이사는 롯데관광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까. 최초 여성 차장, 최초 여성 부장에 이어 지난 4월1일 최초 여성 임원 승진까지 이뤄냈다. 롯데관광의 창립 48년 만에 첫 여성 임원이 탄생한 것. 롯데관광에 입사해서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기본부터 다져오기 시작해 지금은 여성 직원들의 길을 터주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경인 이사를 만났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여성 임원 1호다. 축하드린다.
롯데관광이 창립한지 48년 만에 여성 임원은 처음 나왔다. 첫 여성 임원이라는 점에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감에 어깨가 무겁다. 항공사업이 갖는 전문성이 나를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했다고 생각한다. 최초 여성 차장, 부장 자리를 걸어왔고 첫 여성 임원으로 일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내가 걸어온 행보가 후배들이 차장, 부장 자리에 오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후로 여성 차장은 많이 늘었지만 여자 직원 중 부장은 아직 없다. 여행업 자체에 여성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고위급에 여성이 없는 점은 아쉽다.
승진 이후 업무에 달라진 점은.
회사에서 부장일 때의 이경인과 이사로서의 이경인에게 바라는 부분이 다를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업무 방식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전사적인 항공 지원, 관리에 주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또한 톱다운 방식으로 리더가 혼자 해오던 영역을 임원진들이 나눠서 처리하면서 회사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으면 싶다.
전사적인 항공 지원은 어떤 것을 의미하나.
항공만 할 게 아니라 회사가 패키지사라는 점에 중점을 맞춰서 패키지 영역에 많이 신경쓰려고 한다. 현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혹은 국적 LCC 등 국적사와 업무하는 부분은 많지만 외항사와의 협력은 부족하다. 온라인, 패키지 모두에서 영역을 확장하려면 외항사와도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롯데관광이 전세기, 전세선 분야에서는 업계를 선도해가고 있고 회사의 수익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항공업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항공업무는 전문적인 분야다. 여행사에서 예약발권은 없어서는 안 될 여행의 꽃이다. 무턱대고 뛰어든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전문직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항공분야에 오래 종사한 나를 믿고 지지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과거에 비해 지금은 메타서치와의 경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시스템 변화, 미래 먹거리에 대비한 전략 수립 등을 이뤄내기 위해 바쁘게 노력 중이다.
향후 여행?항공업계를 어떻게 보나.
어렵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고 과거에는 여행사 판매가 70% 이상을 차지했었는데 3~4년 사이에 항공사 직판, 메타서치로 판매 채널이 확대되다보니 지금은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가 힘을 모아서 수익 창출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업계 차원에서 TASF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OTA와의 공정성 문제도 타협점을 찾아주길 바란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
롯데관광은 변화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항공사업분야에서는 차근차근 한 단계씩 스텝바이스텝으로 늘려가면서 현재 사업 매출의 2배 정도 늘리는 것이 목표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패키지를 비롯한 상용, 법인, 지사와도 함께 성장하고 싶다. 한 번에 크게 올라가려는 욕심은 없다. 조금씩 성장하면서 TASF나 VI 부분도 잘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여기에 덧붙여서 고객들이 시스템을 최대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UI 개편도 앞두고 있다. 우리 회사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을 위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믿지 못하지만 처음 롯데관광에 입사했을 때 단말기도 사용하지 못하는 위치에서 업무 지원만 몇 년을 했다. 그 이후 발권 업무를 배우면서 재밌기도 했고뿌듯함도 컸다. 그렇게 그 때의 경험들이 피가 되고 살이 돼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도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힘든 경험이 보람과 재미로 돌아올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깐. 스스로 ‘나는 여성이니깐 한계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회사에 근속연수가 높은 직원들이 많다. 다들 빠른 시일 내에 더 높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여성 직원들의 힘든 점을 듣고 여성임원으로서 회사에 목소리를 높여갈테니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다들 힘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