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R의 고객정보 이용
자사 수익에만 ‘급급’
‘파트너십’ 윤리는 실종
상생을 외치던 대형여행사들이 뒤로는 고객 연락처를 활용해 상품을 홍보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대형여행사들이 일반 ATR여행사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고는 공표하지만 허울뿐인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에 모 대형여행사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ATR여행사의 고객들에게 커미션을 뺀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안내하고 판매했다. 이를 알게 된 ATR여행사가 대형여행사에 고객을 뺏겼다고 토로하는 일이 벌어졌다.
ATR여행사들은 자사의 고객 데이터를 취합해서 판매 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여행 안내 외에 상품 홍보를 하는 것은 개인정보수집과 공정거래 위반이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했다.
여행사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ATR여행사를 통해 확보한 연락처 정보를 자사 상품 광고에 활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상품 홍보 문구 아래에 고객이 예약한 해당 ATR여행사의 사명을 기입하는 여행사도 있고 아닌 여행사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ATR여행사 대표는 “작년부터 우리가 확보한 고객의 연락처를 비상시 연락망으로 활용하는 것뿐이니 수집 동의해달라고 하더니 그렇게 수집된 연락처를 상품 홍보에 이용했다는 점이 말이 되냐”며 “고객들이 플러스친구로 온 상품 가격이 더 저렴하다며 되려 알려온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문제가 된 부분은 ATR여행사에서 대형여행사 A사의 상품을 예약했던 고객에게 ATR여행사의 사명은 빼고 A사 이름으로 커미션이 없는 저렴한 상품을 홍보했다는 부분이다.
또 다른 ATR여행사 대표 역시 “힘겹게 확보한 단골고객들을 단순히 플러스친구로 제공되는 상품 홍보로 빼앗아가는 상황”이라며 “우리와 상생하겠다던 대형여행사들은 어디로 다 사라진 건지 의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사태는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들에게 여행 안내 메시지 알림, 상품 소개 등의 마케팅을 펼치는 대형여행사가 많아지면서 불거졌다. LMS로 고객에게 여행 정보 고지를 해오던 기존 방식이 고객들이 잘 확인하지 않거나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비판에 회신율이 더 높은 카카오톡 알림을 활용하는 것으로 변하는 추세다.
A 여행사 관계자는 “국토부의 여행상품 고지 의무 때문에 고지 의무 불이행 시 감수해야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회신율이 좋은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 고객 컴플레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영업활동을 하려는 측면에서 진행한 것은 아니고 커미션 부분도 재논의해서 여행사에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ATR여행사들은 대형여행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면 ATR여행사 입장에서는 굳이 해당 여행사의 상품을 판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사 상품 판매에 분명 도움이 되는 ATR여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업체와는 일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한 여행사 대표는 “ATR여행사는 규모는 더 작을 수 있지만 고객들과 접점에 있기 때문에 모객파워는 더 강할 수 있다”며 “대형여행사에서 일반 ATR여행사들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새롭게 제시해야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