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권익 보호’ 공동목표 같지만
그동안은 현안 둘러싼 ‘갈등’ 부딪혀
‘여행=소비’아닌 ‘긍정적 인식’ 제고
관광업계 현안 규명… 지원 키워야
‘관광관련 단체는 업계의 조력자다’
공감대 넓혀 각 협회 위상 높여야
본지는 창간 20주년을 기념, 관광업계 주요 단체장을 초청 특별 좌담회를 가졌다. ‘관광산업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설립된 단체들이지만 애석하게도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눈 공식적인 자리가 없었다. 본 좌담회는 여러 가지 주변 환경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작금의 한국 관광산업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이후 협회 간 협업을 통안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좌담회의 주요 논의 사항을 발췌했다.
<편집자 주>
최강락 세계여행신문 발행인<이하 최> 모두가 인지하고 있듯이 여행 산업에 여러 가지 문제가 산재해 있다. 주요 단체들 간의 불협화음도 풀어야 할 과제라는 여론이 크다.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이하 윤> 사실 그동안 화합이 안 됐던 것 같아 안타깝다. 적절한 시기에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세계여행신문에 감사하다.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협회의 분명한 역할이 있는데 사사로운 감정이 앞서 서로 견제하는 양상이 없지 않았다. 부임 후 각 협회에 방문해서 먼저 화합을 요청했다. 각 협회가 함께 같은 목소리를 낼 때 힘을 얻을 수 있다. 단합과 화합을 통해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류동근 세계여행신문 편집국장<이하 류> 관광시장의 볼륨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단체들의 미온적인 대응 속에 업계는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오창희 한국관광협회 회장<이하 오> 아직까지도 여행 자체를 소비활동으로만 국한하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행은 사회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갖고 있다.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위해 관광단체가 단합해 역할을 수행하고 정부건의 및 설득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관광산업의 전반적인 트렌드와 시대적 변화에 맞는 정보를 수집·연구·개발해 시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 하반기에는 예전의 한국 관광총회와 같은 세미나, 강연 등 다양한 형태로 업계가 트렌드와 정보 공유를 통해 성장 발전 방향을 함께 토론하고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 정책방향인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한 지방자치단체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남상만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이하 남> 관광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비중이 기대에 훨씬 못 미쳐 업계의 애로사항이 많다.
관광 단체들이 앞장서서 관광업계의 현실을 규명하고 대책을 강구해서 이를 적극 요청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관광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고용창출 효과와 산업 연관 효과가 그 어느 업종보다 크고 국민의 삶의 질, 국가의 이미지까지 그 어떤 산업 못지않게 중요한 산업인데, 국가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 관광 단체들이 함께 힘을 합쳐 적극적인 대정부 건의와 국회를 상대로 법제도 개선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최 지난해 12월 일부 개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업계의 실정에 맞는 관광진흥법 개정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현실적인 법 개정을 위해 각 협회의 어떤 노력을 기대할 수 있나.
남 관광진흥법이 법제화된 것이 벌써 60년 전이다. 그동안 관광산업 환경은 상전벽해에 비유할 정도로 온통 바뀌었기 때문에 관광진흥법도 전면적이고 혁신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중앙회를 중심으로 관련단체들이 총회를 이뤄 산업계, 학계, 연구계 모두 단일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두 번에 안 되면 열 번이라도 그 필요성을 역설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가 시기상 적기라고 판단된다.
오 지원보다는 규제 측면으로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업계 실정에 맞게 개정이 필요한 조항은 협회 공동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적극 동의한다. 각종 현안 및 문제점 등을 개선하고자 대정부 건의와 협의 등을 통해 법률 및 규정 개정에 기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부분이 상당할 것이다.
이는 협회별로 목적이나 이해관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협회가 상호 협력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공동의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며 정부 및 관계부처와의 관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유지할 계획이다.
윤 중앙회의 정회원은 17개 광역시장·도지사의 허가에 의해 설립된 지역별 관광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허가에 의해 설립된 업종별 관광협회다.(관광진흥법 41조와 45조) 지난 2015년 5월18일 신설된 지역관광협의회(관광진흥법 48조의 9)는 지역관광협회와 업종별 관광협회와 업무와 회원구성이 유사함에도 법적으로 지원을 명시하고 있어 기존 관광협의회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회 이사회에서 논의를 거쳐 법을 개정하고자 한다.
최 인바운드도 규제에 관련한 논란이 있다.
윤 인바운드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가이드다. 수익이 보존되는 일부 지역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문제다. 중국 인바운드 덤핑 여행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 KATA는 전담 여행사의 규제를 더 풀어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오 전담 여행사는 더 늘리고 해당 여행사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더 잘할 수 있는 여러 플레이어를 찾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일부 전담 여행사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법일 수 있다. KATA는 이들 업체의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남 덤핑이 보편화되고 관례화 된 것이 인바운드의 가장 큰 문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단체가 할 수 있는 관리나 규제는 이미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시장 자율경제 예외 조항으로 정부가 한 번쯤은 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 글로벌 OTA기업이 성장하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한 관광업계의 심각한 시장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업계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많은 업체들이 도산 국면에 처해 있기도 하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오 전 산업이 전 세계를 무대로 자율 경쟁을 벌이는 시대에 글로벌 OTA의 한국 시장 진입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국내 사업자에게만 규제를 적용하는 불공정한 경쟁 환경이 문제다. 한국 업체들은 현재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KATA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윤 불공정한 경쟁 조건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서도 필요하다. 세법이든 규제든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 글로벌 OTA를 대상으로 하는 적절한 정부의 규제정책이 필요하다. 또 글로벌 OTA에 대적할 수 있는 토종 OTA 개발 육성을 위한 여건 조성도 필요하다. 육성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 정부차원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 KATA가 불공정 거래 조건을 조사한 이후에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것에는 각 협회가 모두 힘을 실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류 관광/여행관련 단체에 대한 존재의 이유에 대해 업계의 인식이 매우 낮다. 각 협회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있나.
남 세간의 평가가 박하니 부끄럽다. 협회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여러 관광 여건이 악화되면서 회원의 충성도도 떨어지고 만족도도 낮다.
여기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아무리 어려워도 회원 권익 증진과 업권 보호라는 협회의 미션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관광협회는 서울시 민간 관광업체를 대표하는 유일 복합단체로 서울시와의 민·관 공조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회원들의 이익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윤 중앙회는 지역별 관광협회와 업종별 관광협회에서 선출된 회장이 중앙회의 당연직 이사가 되는 구조다. 각 협회의 정상들이 모인 ‘정상연합’이다. 지역별·업종별 협회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관광산업의 미래를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 중앙회의 사명이다.
협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종합해 공통의 현안을 총리주재 국가관광전략회의와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등에 제안해 해결해 나가도록 힘을 집결하겠다. 협회들이 힘을 모으면 그 힘은 배가된다.
협회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엽계와 정부,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관광을 통한 국가발전의 목표를 추구해 나간다면 우리 협회의 위상은 강화될 것이다.
오 모든 서비스에는 제공하는 측의 의도와 제 공 받는 자의 만족 사이에 간극이 있기 마련이다. 간극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협회의 서비스를 가능한한 많은 회원사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여행업협회는 네트워킹데이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소통을 통해 회원사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상임위원회의 활동을 강화해 업계의 현안과 방향을 충분히 논의, 검토하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협회 장학사업도 회원사 및 수혜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최 회원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없나.
오 협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회원사들의 참여도 뒷받침돼야한다. 모든 협회는 회원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지만 정작 회원사의 관심 부족으로 계획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하는 사업들이 있다. 회원사들도 적극적으로 협회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