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구직활동을 하면서 놓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조직과 개인의 궁합이다. 실습은 그런 면에서 아주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실습생들은 실습을 통해 회사의 분위기와 업무에 대해 미리 경험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인재 발굴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습제도는 여행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여행 산업은 실습생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있을까.
실습생 좌담회에 참석한 청년 6인방에게 물었다. 각자 다녀온 실습 업체는 뭐가 좋고 뭐가 안 좋은지, 그들이 느낀 업계의 분위기가 궁금했다.
<이원석 기자> lws@gtn.co.kr
실습 업체의 장·단점은?
여행사 실습생 D씨
실습업체의 규모가 꽤 큰 기업이었다. 규모가 큰 만큼 업무분담도 잘돼있었다. 소규모 여행사의 경우 업무 파트가 정확히 나뉘어있지 않아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극심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들었다. 단점으로는 간부의 호통이 회사 내 분위기와 사기를 떨어뜨리는 점이다.
여행사 실습생 K씨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사람들이 모여 기획회의를 나눴다. 기획회의가 끝날 때 즈음 사람들끼리 화이팅을 외치며 회의를 마무리하는데 그런 팀워크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반면, 여러 명이 모이는 사회생활이다 보니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 상사직원은 인사를 건네도 받아주지도 않았다. 까칠한 성격 탓에 직장 내에서 좋지 못한 평을 받고 있었다.
호텔 실습생 J씨
가장 좋았다고 생각이 드는 건 호텔 직원들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좋았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 어떤 날은 유리에 베인 적도 있고, 뜨거운 물에 데인 적도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고 일하는 날이 많았다. 직속 선배들은 일주일에 하루만 쉬어가며 일을 했다고 한다.
관광청 실습생 K씨
실습생의 부족함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며 업무를 가르쳐줄 때도 이해가 될 때까지 차근차근 알려주시는 등 단순한 인력이 아닌 한명의 구성원으로서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직장 관계자들이 너무 고맙다.
고객과의 마찰은 없었나?
여행사 실습생 D씨
실습생이 고객을 응대해야할 일은 없었다. 전화를 받는 일이라면 협력업체의 문의 전화를 받는 게 전부였다.
호텔 실습생 J씨
매일 수많은 고객이 호텔을 방문하지만 SNS나 인터넷에서 보거나 들었던 ‘진상고객’은 없었다. 다행인 것 같다.
희망 연봉은 얼마 정도 생각하나?
여행사 실습생 D씨
적어도 2500~2600만 원을 희망한다. 가끔 인터넷의 구인 사이트에 들어가 여행사 구인 공고를 확인할 때가 있는데 정말 당황스러울 만큼 터무니없는 연봉을 제시하는 업체들이 있다. 연봉 1900~2000만 원은 최저시급으로 계산했을 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실습생들은 특정 연봉을 생각하지 않는 이상 최저임금은 받아야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여행사 실습생 D씨
글로벌 OTA에 면접을 본 경험이 있다. 비록 안타깝게 합격은 못했지만 여행 시장에서의 다양한 일자리를 확인할 수 있었고, 글로벌 OTA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근무환경이 좋은 여행사가 많다. 이런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호텔 실습생 J씨
여행사 취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품을 계획하거나 판매하려면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해야하기 때문에 해외 출장을 자주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출장이긴 하지만 해외를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
관광청 실습생 K씨
개인적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업체에 너무 만족하고 있어 꾸준히 다니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좀 더 내 자신을 위해 투자하면서 일을 배우고 싶고 성장해 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
실습이 끝나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여행사 실습생 D씨
야근을 해보고 싶었다.(야유) 실습생은 항상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하고 정해진 업무를 처리해야만 했는데, 업계 종사자들이 야근할 때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호텔 실습생 J씨
호텔 실습 자체에는 아쉬움이 남지않지만 호텔 실습만 해봤다는 점은 아쉽다. 여행사의 실습 경험도 궁금하며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여행사 실습생 D씨
실습일지를 매일 작성해야 했다. 실습이 끝난 뒤 학교에 제출해야하는 서류로, 그날 했던 업무들을 작성하고 담당자에게 확인을 받으면 됐다. 매번 일지를 확인해주는 담당자는 글씨를 잘 쓴다고 칭찬을 해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소한 일이지만 인정받는다는 건 참 뿌듯하다.
여행사 실습생 K씨
항상 바쁘더라도 매주 수요일에는 부서원들끼리 점심을 먹었다. 평소에는 너무 바빠서 제대로 된 대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요일 점심에는 부서원들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또, 일을 빨리 잘한다고 칭찬도 받고 일도 더 받았다.(웃음)
호텔 실습생 J씨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실습생이라 무시당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챙겨 주시고 평등하게 대해주셔서 놀라웠다.
관광청 실습생 K씨
매번 열리는 연례행사에서 기획 참여를 맡게 된 경험이 있다. 실습생으로서 경험해보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도전했다. 재밌는 경험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