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영수증 미발급’ 유도 등 위법행위 남발
‘변심’ 소비자 신고로 과징세 부과도 빈번
과열 경쟁과 경기 악화로 수익률 보존이 어려워지자 최근 무자료거래를 진행하는 중소여행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의 적은 이익을 기대한 무법행위로 적발 시 더 큰 손해가 예견되는 바 여행사들의 각별한 주의와 자제가 필요하다.
최근 한 여행사는 지난해 초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으로부터 무자료거래 업체로 신고를 받았다. 세무조사가 진행된 것은 당연하고 부가세와 법인세, 소득세에 가산금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각종 세금이 추징됐다.
무자료 거래란 부가가치세의 근거가 되는 자료, 즉 세금계산서 없이 상품을 팔고 사는 행위를 말한다. 매출액이나 매입액 등 과세 자료 노출을 피해 탈세를 목적으로 이뤄진다. 거래 자료는 세금계산서를 포함, 계산서, 신용카드, 매출전표, 현금영수증 등이 해당되며 여행사들의 무자료거래는 현금영수증 미발급이 대표적이다.
현금영수증 미발급과 가격 할인을 조건으로 여행상품 혹은 일부 서비스 이용 요금의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형식이다.
사실 여행업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에 속하지는 않는다. 의무발행 업종의 사업자는 10만 원 이상의 현금거래에 대해서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현금영수증 가맹업종에 속하는 여행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 발급해야하는 의무가 있지만 먼저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행위는 탈세를 목적으로 한 무자료거래로 명백한 불법 행위다.
당장의 할인에 혹해 여행사의 제안을 수락했던 여행상품 구매자가 연말정산 신고시기가 되면 변심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상품의 경우 거래 금액이 크다보니 신고시기가 되면 딴생각이 날 법도 한 일, 결제 당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명백한 무법행위자가 고객의 변심과 도덕적 해이를 탓하기는 어렵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여행사의 입장으로는 운영난을 겪으면서 당장의 작은 수익에 유혹을 받기 쉽다. 하지만 추후 세금에 대한 문제가 커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현금영수증 미지급을 통해 1000만원의 매출을 누락한 업체라면 부가세 10%, 법인세 10%, 소득세(6~42%, 사업장의 전체 매출별 상이)와 신고 불성실로 부가되는 가산세와 여행업 위법 과태료까지 통상 중소 여행업체의 규모를 감안하면 65~70%에 해당하는 650~700만원을 세금으로 지불해야한다.
문제는 1000만원이 여행사의 수익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여행상품 판매를 통한 여행사의 수익이 최대한 넉넉하고 후하게 계산하더라도 10%를 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할 때 900만원 상당이 별도 지출 되는 금액인 것인데 시일이 지나고 나면 지출에 대한 입증마저 어려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발 시 자산과 부채를 정산해 세금을 부과하는데 무자료 거래를 통한 지출 내역과 부채에 대한 증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한편 여행업이 가진 산업의 구조적 특성과 서비스 제공의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절한 세율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행사와 랜드사, 플랫폼 비즈니스 위주의 OTA등 모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으로 수익의 구조도 다르지만 무조건 매출액의 10%를 부가세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다.
요식업만 해도 일식집과 분식집 한식집 등이 세분화돼 적용되는 업종별 세율과 달리 여행업은 국내, 국외, 일반여행업 구분 없이 한 가지로만 일괄 적용되고 있으며 업종별 마진율도 여행업 코드는 20%의 마진율이 통상 적용돼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실이 어떠하더라도 우선은 나라가 정한 세율을 따라야 하는 실정이지만 무엇보다 여행업의 실정과 사정을 정확히 이해시키고 의견을 한데 모아 목소리를 낼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없는 여행업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는 것이 중소여행사들의 입장이다.
<김미현 기자> jul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