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불황 기저효과로 상승
유럽·미주 꾸준한 인기 유지해
일본 하락세 올해까지 이어져
일본 패키지 시장이 심상치 않다. 올해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가 유달리 많았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회복이 더딘 편이다.
지난 6월 오사카 지진 발생 이후 7월 일본 패키지 수요는 여행사별로 지난 해같은 기간 대비 20~30% 감소했다. 지난 8월 오사카를 관통한 태풍 ‘제비’, 지난 9월 오키나와 지역을 휩쓸고 간 태풍 ‘짜미’ 등 자연재해가 연거푸 발생하면서 일본 여행 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태풍이 지나간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이지만 여행사들의 올해 12월 일본 패키지여행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보다 20~30% 가량 모객이 적다. 한 두 업체만의 일이 아닌 조사한 대부분의 여행사에서 이 같은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년 초는 돼야 기존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여행사별 1월 모객 자료에서 일본 시장이 두드러진 성장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지난해 대비 증감률 비교가 가능할 만큼의 1월 모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시장 일본 패키지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돌아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존 일본 패키지여행 선호객들이 자연재해를 피해 대안삼아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움직임이 수개월째 지속되면 흐름이 이대로 굳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동남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푸꾸옥 노선이 신규 공급되면서 관광지 스펙트럼이 넓어진 베트남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여행 트렌드가 자유여행으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패키지 수요가 크게 감소한 반면 일본 노선의 여객 실적이나 탑승률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감소폭이 적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개별 여행을 시도하기에 가장 쉬운 여행지다. 언어적인 불편함도 적고 비행시간도 짧아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이 FIT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패키지 고객을 잡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반면, 패키지와 FIT는 수요층이 엄연히 달라 이러한 분석은 추측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은 패키지 만족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면서 “일본은 동남아와 달리 쇼핑 옵션이 없고 여행일정도 다양하게 구성되기 때문에 패키지의 단점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은 자유여행으로 이동이 쉽지 않은 소도시 여행이 각광받고 있는데 개별로 이동하기에 시간상 비효율적인 지역이 많아 패키지 선호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겨울 패키지 시장과 비교했을 때 각 여행사별 공통적으로 증가세를 띠는 지역은 지난해 사드 후폭풍에 따른 기저효과로 수요가 상승한 중국과 유럽과 대양주 순으로 나타났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