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해도를 계획했던 사람 또는 다녀온 여행객들이라면 흔히 여름과 겨울에 여행을 다녀왔을 것이다. 여름엔 후라노의 라벤더밭에서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를, 겨울엔 세계가 인정한 순백의 눈으로 물들여지는 대설산을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났을 것. 지난 9월 북해도의 지진이 큰 이슈로 떠들썩했지만, 북해도청의 지속적인 홍보와 빠른 복구로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는 북해도의 가을을 만나봤다.
<일본 북해도=이원석 기자> lws@gtn.co.kr
<취재협조=이스타항공, 북해도청>
지진 복구 마무리… 방문객도 꾸준한 증가세
활기 넘치는 삿포로… ‘나의 치즈’ 체험도 다양
현지 공항에서 만난 북해도청 직원의 말에 따르면 “지진당시 꾸준한 수요를 보이던 여행객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도청의 지속적인 PR사업을 통해 다시금 회복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북해도 여행의 안전함을 강조했다.
북해도청은 북해도 여행의 안전함과 새로운 변화를 알리고자 이스타항공과 함께 8개 업체를 초청해 2박3일 팸투어를 진행했다.
비에이
아오이 연못
아오이 연못은 ‘청의 호수’라고도 불리며, 1988년에 분화한 도카치다케산의 화산니 재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축조한 제방에 물이 고여 형성됐다.
연못으로 유입되는 물의 성분과 태양광선의 영향으로 인해 물이 푸르게 보여 ‘아오이(푸른) 연못’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북해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라면 필수 관광지로 들를 만큼 그 인기가 매우 높다.
날씨가 좋은날 방문한다면 하늘의 청량함이 호수에 스며들어 더욱 푸르며, 호수의 초입보다 안쪽 깊숙이 들어갈수록 연못의 푸른 농도가 짙어져 환상적인 청색의 호수를 눈에 담을 수 있다.
후라노
후라노 치즈공방
북해도는 일본 내 우유 생산의 4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낙농업의 규모가 크다.
후라노 치즈공방에서는 일본 최초의 레드와인을 함유한 내추럴 치즈와 버터 등을 신선한 우유를 사용해 만들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으며, 현지인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공방에는 소프트크림과 치즈, 요구르트, 버터 등 다양한 유제품을 맛볼 수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또한, 880~980엔(한화 약 1만원 상당)을 지불하면 버터, 아이스크림, 치즈, 빵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을 진행해 자녀와 함께한 가족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닝구르 테라스
‘닝구르’는 북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사용하는 언어로 ‘요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후라노를 무대로 한 드라마의 극작가 구라모토 소씨가 제작한 숲 속에는 공예숍, 통나무집의 크레프트숍, 찻집, 크레프트 공방 등 15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공예숍은 가게 주인들이 손수 제작한 종이 공예품, 부엉이 인형, 유리 공예품, 캔들, 가죽 제품, 우든 오케스트라, 바람개비 공예품 등 정성으로 만들어진 아기자기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닝구르 테라스의 맞은편에는 대형리조트 ‘신 후라노 프린스 호텔’이 위치해 있어 숙박 또는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이 호텔에 머무는 고객에게는 온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하며, 노천 온천이 있어 쌀쌀한 가을과 눈보라가 부는 겨울에 운치 있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아사히카와
오토코야마 주조 자료관
좋은 술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오토코야마’, 340년 전통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을뿐더러 무료로 입장 가능해 애주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문지로 꼽힌다.
오토코야마 주조장의 역사 속 간분시대(1661년~1673년)에 이타미에서 양조를 시작해 에도시대부터 고금 제일의 명주로써 쇼군가에서도 애용했으며, 우타마로의 우키에요에도 그려지고, 현대까지 계승된 전통 명주다.
자료관에 들린다면 무료 시음(일부 유료 시음)은 물론, 우키에요가 전하는 술빚기 역사, 과거에 사용된 도구를 관람할 수 있어 명문 양조장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오토코야마 주조장에서는 매년 연중행사가 열린다. 1월에는 신춘맞이 행사를, 2월에는 양조장 개방을, 3월에는 인형축제를 기념해 어린이도 식음 가능한 감주를 제공하는 등 1월부터 12월까지 다양한 연중행사가 진행된다.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약 40분 떨어져 있는 곳으로 나무가 우거진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중세시대 유럽의 성과 같은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눈의 미술관 외부와 내부는 비잔틴 양식 건축물로 우아한 디자인과 화려함을 자아내며, 내부에는 눈의 결정을 이미지해 마치 만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1991년 5월에 건축된 미술관은 건축 비용이 약 60억엔(한화 약 600억원)이 투입 돼 고급 건축 자재와 당시 최신 공조 시스템 등을 아낌없이 도입했다.
미술관의 내부에는 현미경으로 촬영한 약 200가지의 눈송이를 구경할 수 있는 스노우 크리스탈 박물관과 결혼식이나 콘서트가 진행되는 음악당,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착용하고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공주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또한, 지난 2014년 6월에 오픈한 카페 레스토랑 ‘스노나’에는 서양 프렌치 요리를 배운 수석 요리사 오시키리 주방장이 만든 코스요리와 단체메뉴를 판매해 패키지 방문객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카와 공항
기존 아사히카와 공항의 부족했던 국제선 CIQ 시설과 체크인 및 탑승, 대합실 면적을 증축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착공을 시작해 지난 22일 새로워진 국제선 터미널을 오픈했다.
수치로 확인한 공항 증축은 총 바닥면적 약 2000평의 2층 건물과 국내선을 합쳐 약 6000평으로 확대됐다. 면적만 넓어 진 게 아니다. 체크인 카운터는 8개로 늘렸으며, 세관 검사 레인도 5개 레인으로 늘어났다.
입국 심사 부스도 10개로 늘리며 대기 시간을 20분으로 단축했다. 지난 여름 성수기 기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아사히카와 노선에 전세기를 운항했으며, 이스타항공은 청주에서 출발하는 청주~아사히카와 노선을 전세기 운항했다.
북해도는 겨울이면 많은 양의 눈이 내리기 때문에 이·착륙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지만 평균 99.1%의 높은 취항률을 매년 기록하고 있으며, 제설 작업과 착빙 방지에 대한 운영체제가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아사히카와 공항의 주변은 볼거리로 가득하니 공항에 도착하기 전·후 시간을 내서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아사히카와의 대설산 고지대에 자리 잡아 사방이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한다.
동물원에는 펭귄, 호랑이, 북극곰, 원숭이 등 750종 이상의 동물이 사육되고 있으며, 겨울에 인기있는 펭귄 산책, 오랑우탄의 공중 산책 등 ‘행동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본관에는 식사가 가능한 매점과 동물원 기념품을 판매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