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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종합] 네이버 VS 여행사, 대립각 ‘팽팽’

    ‘해외 OTA 입점’으로 파란… 최근 간담회 가졌으나 의견조율 실패



  • 김미현 기자 |
    입력 : 2018-10-29 | 업데이트됨 : 1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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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항공권 서비스의 글로벌 제휴를 놓고 국내 여행사와 네이버의 대립이 격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달 초 네이버는 항공권 서비스의 글로벌 제휴에 관한 사업계획을 국내 해당 서비스 입점사에게 전달했다. 카약과 5개의 해외 OTA사 입점을 통해 해외 현지출발 등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그 밖의 컨텐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여행사들의 반응은 거셌다. 네이버 항공 서비스는 현재까지 국내 업체만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미, 해외 OTA들과 항공사가 직접 입점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익스피디아에서 국내 여행사가 경쟁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직접 입점한 항공사가 여행사에 제공하는 요금보다도 저렴한 항공 요금으로 B2C 판매를 늘려가고 있으며 일부 노선에서는 직접 입점한 항공사들의 횡포로 여행사 제공 요금은 아예 노출이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익스피디아는 야금야금 판매 수수료를 높여 여행사의 숨통을 조여 오고 있다.

 

 

그간 국내 여행업체만의 장을 열어준 네이버는 여행사들에게 있어 상대적 안정감을 느낀 아군(我軍) 다름 아니었다. 순식간에 적으로 변한 아군에게 느끼는 적대감과 상실감의 크기만큼 여행사의 반응은 거셌다. 일부는 네이버가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서비스입점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네이버 측이 간담회를 제안해 왔다.

 

 

네이버 항공권 서비스의 글로벌 제휴는 최근 항공권 검색을 위한 네이버의 방문자 수 감소에 기인한다. 스카이스캐너와 트립닷컴 등 해당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로 고객을 빼앗기는 상황인 만큼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변이었다. 고객편의 서비스를 우선으로 하는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시기적절한 대응이다.

 

 

한 발 양보한 국내 여행사측은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진행하되 그들 업체의 서비스 범위를 해외 현지 출발 항공권으로 제한하고 국내 여행사의 판매 수수료를 인하해 줄 것을 제안했다.

 

 

수수료 인하로 확보한 예산을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해, 국내 출발 항공 서비스만큼은 네이버가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같이 힘써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예정한 서비스를 우선 3개월 동안 진행해보고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 네이버의 입장이었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개발해 놓은 시스템이며 론칭한 새로운 서비스를 3개월 후에 종료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고 네이버가 한국 기업인지 외국기업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불쾌감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측 모두 수익을 내야하는 현재 기업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서로의 입장은 쉬 조율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ATA가 나섰다. KATA는 관련 여행사의 의견을 모았고 지난 22일 국내 여행사의 뜻을 네이버 측에 전달했으며 바로 다음 날, 해당 사안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네이버의 답변을 받은 상태다.

 

 

네이버가 한국여행산업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가 아닌 만큼 한국 여행사에 우선해 그들의 정책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 한국기업이니 외국 업체 말고 한국인 업체와만 협업해야 한다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지금 한국 여행사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게 아니다.

 

 

‘무조건 안된다’가 아니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네이버의 월간 BSP 항공 판매금액이 500~700억원에 이른다. 네이버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국내 파트너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네이버 차례다. 세계적인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한국 여행사들에게 조금은 시간을 벌어 줄 수 있도록 미덕을 보여줄 차례다. 그러는 사이 한국 여행사도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B2C 판매를 늘려가는 항공사가 바로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여행서비스는 소비자만 만족하는 산업이다. 서로의 과열, 과당 경쟁을 통해 여행사가 헐벗겨질수록 여행객들과 메타서비스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받는 셈이다. 여행 서비스 유통구조가 급변하면서 자칫 여행사만 패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가격을 통한 과당 경쟁이 아닌 수익을 보존할 수 있는 탄탄한 서비스와 판매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경쟁이 아닌 여행사간의 단합이 필요할 것이다.

 

<김미현 기자> julie@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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