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만 예약할 수 있는 패키지 출시
“혼행 트렌드의 틈새를 공략한 상품” 평가
2030세대가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로 성장하면서 여행사마다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높은 자유여행의 벽에 부딪혀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고객 니즈를 확실하게 분석했다기보다는 보여주기식 상품 위주였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투어가 지난달 출시한 2030 전용 여행팩이 입소문을 타며 패키지 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투어의 2030 전용 여행팩은 꽤 장기간의 기획단계를 거쳐 지난달 출시됐다. 하나투어가 최초로 출시한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20살부터 39살까지만 예약 가능하다는 점이다.
타인에 구속받지 않고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막상 혼자 떠나는 여행을 두려워하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설정했다.
혼자 여행할 때는 편하게 떠날 수 없던 근교 여행이나 여럿이 하면 더 좋은 체험일정 등이 일정에 포함돼 있어 혼행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30 전용 여행팩은 북경, 대만, 도쿄, 사이판, 오키나와, 홍콩 등 자유여행객에게도 인기가 높은 여행지 위주로 상품을 구성해 10월 출발 상품부터 예약판매 중이다.
하나투어 측에 따르면 현재 12개의 여행상품을 여행지 중심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별 세부 관광일정은 2030 세대들의 선호도에 맞게 구성됐다.
예를 들어 ‘괌 5일’ 상품은 여행 중 하루는 괌 로컬 서핑 챔피언에게 서핑을 배우고, 나머지 일정은 자유여행을 즐기는 식이다.
‘홍콩 4일’ 상품은 영화 ‘색계’의 촬영지인 더베란다를 방문해 애프터눈티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대표적인 직장인 커뮤니티인 2교시가 기획단계에서부터 함께 하면서 기획 시기에 촬영한 여행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젊은 층의 패키지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자유일정이 보장되지 않고 강제 쇼핑 일정이 들어있다는 점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해 전반적인 여행의 분위기에 제약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2030 전용 여행팩이 이러한 불만요소의 상당 부분을 상쇄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를 공략하는 여행 상품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패키지 시장의 미래도 밝다. 실제로 ‘워너고트립’, ‘트래블유로’, ‘여기트래블’ 등 20대 여행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배낭여행 패키지 전문 기업들은 매 상품이 예약 완료를 달성하며 모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대라고 무조건 자유여행만 추구한다는 건 이제 옛말일지도 모른다.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패키지상품이라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