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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종합] 탑항공, ‘대량 부도설 시그널’ 인가



  • 류동근 기자 |
    입력 : 2018-09-03 | 업데이트됨 : 1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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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항공 BSP부도 ‘충격’

더좋은여행도 ‘올스톱’

또다른 업체도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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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에 닥친 위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은 지속적인 실적하락을 우려해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해 있는 상황에서 최근 대한민국 최고의 항공권 판매여행사로 수십 년 간 업계 1∼2위 자리를 지켜오던 탑항공이 BSP부도를 맞아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6년 패키지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던 ‘더좋은여행’도 정상적인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말 패키지시장에 뛰어든 A여행사는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표이사가 사직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더좋은여행 부도관련 기사=3면>

 

탑항공의 추락은 업계에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결과가 참담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탑항공과 거래해온 L사가 탑항공을 인수하는 설이 나돌고 있으나 L사측에 최종 확인결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탑항공은 해외여행시장 자유화 이전인 지난 1981년 이태원에서 탑오피스라는 상호로 시작했다. 지난 88년 유봉국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항공권 판매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 97년 IMF 금융위기 당시 타 여행사 BSP 발권량은 반토막 났지만 3400억 원이라는 매출을 올려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한 바 있다. 당시 탑항공은 해외지점을 포함해 전국 80여개 지점과 60여개 영업소 등 총 150여개 조직을 운영했다.

 

그러나 고공행진을 해 오던 탑항공은 지난 2005년 9월 부정거래건 적발로 대한항공으로 부터 대리점 해지를 당하면서 첫 위기를 맞았다. 이후 2010년 1월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항공사들의 제로컴이 본격화 되면서 수수료가 사라지자 VI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시장여건이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제로컴은 탑항공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지만 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여행시장은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화돼 갔고, 개별여행객들의 증가와 대형OTA(온라인여행사)들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온라인분야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던 탑항공의 실적은 온라인의 성장과 더불어 끝없는 추락의 길로 내몰렸다.

 

실제, 탑항공의 실적은 2010년 3520억 원을 발권하며 하나투어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해 왔으나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여 지난 2016년 1856억 원을 발권하며 처음으로 10위권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에는 20위권으로 하락했다.

 

탑항공은 실적하락을 우려하며 부랴부랴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강화하고 어플을 출시해 공격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강력한 온라인망을 구축한 국내 업체들과 글로벌 OTA의 추격을 피하지 못했고 결국 항공권분야에서 만큼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BSP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설립 1∼2년 된 신생 패키지사인 더좋은여행과 A여행사의 몰락 역시 탑항공과 더불어 여행업계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사례로 꼽힌다. 양사는 자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보다 과다한 홈쇼핑에 의존한 것이 실패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좋은 여행은 설립 초창기 맞춤여행 서비스를 도입해 주목을 끌었으나 지난해부터 홈쇼핑에 의존해 상품판매를 해 왔다. 신생브랜드가 단기간 내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홈쇼핑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패키지수요 감소로 인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는 사태가 빚어졌다. 현재 확인된 피해액만 3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패키지시장에 뛰어든 A여행사는 최근 모 여행사와 공동으로 일본 홋카이도 홈쇼핑을 준비해 왔으나 홈쇼핑사로부터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홈쇼핑판매를 거부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A사 대표이사는 지난달 초 퇴사한 상태며 아직 그 자리는 공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탑항공을 비롯해 신생업체들의 최후 모습들이 우리 여행업계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며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점점 여행사 의존도를 낮추는 추세인데, 서로 가격경쟁에만 몰두 해 있는 업계가 한심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위기상황일수록 보다 냉철하게 우리 여행업계의 올바른 방향설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동근 국장>dongkeun@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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