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뉴질랜드 남섬 동부해안은 처음이지
뉴질랜드를 설명하려면 단어를 나열하는 것으로는 지면이 부족하다. 경이로운 자연 경관과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 굽이굽이 산맥을 따라 흐르는 투명한 빙하와 땅속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용암까지 ‘리얼 판타지’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한 여름에 만나는 뉴질랜드는 더욱 특별하다. 연일 40도에 가까운 폭염과 숨막히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빌딩 숲을 벗어나 시원한 해안가를 걷고 뉴질랜드의 역사와 새로운 변화를 마주할 수 있는 남섬 동부 해안지역은 가장 훌륭한 대안이 된다.
뉴질랜드 관광청에 입사한지 1년 5개월만의 뉴질랜드 첫 방문은 독특한 관광지로 입소문을 타고있는 센트럴 오타고에 위치한 더니든을 시작으로 빅토리아시대의 뉴질랜드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오아마루, 반전매력이 넘쳐나는 티마루 그리고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크라이스트처치까지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뉴질랜드의 새로운 발견 그 자체였다.
<글 = 뉴질랜드관광청 김지현 대리>
모에라키 볼더스(Moeraki Boulders)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자연의 신비 중 하나인 모에라키 볼더스는 남섬해안 여행의 첫 관문과도 같다. 모에라키 볼더스는 커다란 바위 덩어리를 말하는데 칼슘과 탄산화물이 서서히 굳어지면서 공처럼 둥근 모양으로 변하고 무게는 몇 톤까지도 나간다고 한다. 바위를 오고가는 사람들과 벌어진 틈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매우 정겹다.
한 가지 여행팁을 공개하면 밀물과 썰물 시간대를 미리 파악하고 움직여야 한다. 실제로 밀물 때 근처에 도착하면 원하는 일정 진행이나 아름다운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냉동 고기 산업의 시초가 된 토타라 에스테이트(Totara Estate)
토타라 에스테이트는 뉴질랜드의 냉동육산업이 처음 시작된 곳이다. 옛 모습을 간직한 마굿간부터 노동자들의 숙소와 도축장까지 전부 모형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했던 곳이라고 한다.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가이드의 설명에 몰입하다보면 어느 덧 배가 출출해지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걱정할 것은 전혀 없다.
이 곳 식당은 홈메이드 빵과 잼 그리고 차를 함께 맛 보며 그 시대 노동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알찬 일정으로 구성됐다.
공상과학박물관 스팀펑크 HQ(Steampunk HQ)
SF세계에 관심이 있다면 오아마루에 위치한 스팀펑크 HQ가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스팀펑크 산업 조형물과 은하계 밖의 파이프, 오르간 등 다양한 수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영화 ‘매드맥스’에 나오는 차 모형 등이 있어 ‘설정사진’을 찍기 좋다. 그 외에도 스팀펑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들이 가능하다.
화이트 스톤 시티 (White Stone City)
화이트 스톤 시티는 오아마루 빅토리안 헤리티지지구에 위치한 옛 곡물 저장고를 개조해 만든 건물로 많은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랜드 마크다.
이 곳에서도 빅토리안시대의 옷을 입은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특히 대부분의 대형 박물관들이 제한적인 체험을 제공하는데 비해 화이트 스톤 시티에서는 모든 것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일례로 많은 사람들이 빅토리안시대의 드레스를 착용한 채 회전 자전거를 타거나 사진을 찍는다. 가이드가 선생님이 되고 투어 참가자들이 학생이 돼보는 상황극 또한 연출할 수 있다. 순간순간이 매우 즐거운 곳이다.
쇠푸른펭귄 서식지(Blue Penguin Colony)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주목해보자. 야생에서 사는 쇠푸른펭귄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쇠푸른펭귄 서식지가 있다. 서식지는 남섬 오아마루연안에 집중돼 사냥을 나갔다 둥지로 돌아오는 펭귄들의 모습을 보는 여행 상품이 운영된다. 원래 펭귄들의 거주지이며 사람은 그저 방문자로 펭귄들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가이드의 안내에 뉴질랜드 사람들이 자연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야생 펭귄이다보니 정확히 언제, 얼마나 많은 녀석들이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그저 숨죽이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저 멀리 펭귄 소리가 들리더니 정말 성인 남성 한 뼘보다 조금 더 큰 녀석들이 떼를 지어 나타났다. 중간 중간 낙오돼 자신의 길로 빠지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무리를 지어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역 치즈를 맛볼 수 있는
화이트스톤 치즈 테이스팅
(Whitestone Cheese Tasting)
오아마루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화이트스톤 치즈공장은 체험관광지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다양한 치즈들을 맛볼 수 있으며 직원 대부분이 친절하다. 주말에는 실제 돌아가는 공장을 볼 수는 없지만 치즈 저장고와 제작과 정방은 방문할 수 있으니 미리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엘레펀트락 (Elephant Rock)
감탄스러운 암석 절벽들을 보며 40분정도를 달렸을까.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 차가 멈췄다. 오아마루에서부터 내내 우리를 안내해준 와이타키 지역관광청의 새라를 따라 게이트를 직접 열고 들어서니 드넓은 잔디에 1~10m의 고대 암석 지형들이 펼쳐져있었다. 곳곳에 흩어진 이 암석들이 코끼리처럼 크고 그 모양이 비슷해 엘리펀트락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이 곳은 영화 ‘나니아연대기’의 배경이 된 곳으로 암석들 사이에서 있다 보면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현재 유네스코 지질공원 선정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테아나마오리 암각화센터(Te Ana Maori Rock Art Centre)
암각화센터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중 하나인 나타후부족의 풍요로운 유산과 함께 고대 마오리 암각화가 전시돼 있는 곳이다. 홀로그램의 마오리 여인이 나와 마오리어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마오리 부족들이 남긴 벽화 전시를 보고 열정적인 가이드를 통해 나타후부족의 전설과 고대 지상 최대의 조류인 포우아카이(Pouakai) 등 스토리를 들으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보타닉 가든 투어(Botanic Garden Tour)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도 심한 가운데 자리한 보타닉 가든은 그 넓은 규모에 언제나 감탄하곤 한다.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꼬마기차를 타고 진행한 보타닉 가든 투어는 일행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가이드와 함께 한 시간 동안 가든의 중요 포인트들만 돌며 설명을 들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가든의 웅장함을 느꼈다. 보타닉 가든에는 뉴질랜드 기원의 식물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들여온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이 있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하이티 조지 (High tea George)
럭셔리 부티크 호텔에서의 하이티는 투어의 마지막 일정은 추워진 몸을 녹이기에 안성 맞춤인 공간이다. 마치 고급 저택의 다이닝 룸을 연상케 하는 공간에서 달달한 디저트와 샌드위치 등을 즐길 수 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아담한 마당과 도시전경을 바라보며 여행의 추억을 나누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