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도 AI활용 시스템에 ‘소극적 대응’
항공업계와 대조적 반응… 태도변화 시급
공항과 항공업계가 여행업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시키려고 앞장서고 있지만 여행사는 아직 별다른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여행사를 비롯한 중소여행사들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AI를 활용한 상담 서비스나 상품 추천 서비스 정도에 그친 곳이 대부분이었으며 상당수는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투어는 챗봇 상담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개개인에 여행상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여권 자동 등록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여권을 촬영하기만 하면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는 방식이다.
AI 기반 톡집사 서비스를 일찌감치 도입해 운영해온 인터파크투어도 톡집사 서비스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운영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참좋은여행도 모바일 앱과 AI를 활용한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 ‘큐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모바일 앱 이외에 별다른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아직은 AI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재는 스마트 서비스 도입이 미비한 상태지만 점차 범위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B여행사 관계자 역시 “서비스 사업이 기반인 여행업에 4차 산업혁명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여행업은 사람과 사람이 커뮤니케이션하는 서비스산업이라 제품 개발 산업 등의 발전 속도보다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행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스마트 기술의 도입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선뜻 기술 도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반면, 항공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포/제주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지난 1월부터 ‘생체 인증 시스템’이 도입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1일 인천공항에 길 안내 인공지능 로봇인 ‘에어스타’도 도입돼 화제를 모았다.
생체 인증 시스템은 신분증 없이도 손바닥 정맥과 지문만으로 탑승 수속을 대체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으로 탑승 수속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앞으로 점차 노선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자율주행 등이 가능한 승객안내로봇 ‘에어스타’는 공항 이용객들에게 길 안내, 공항 내 정보 검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이트 위치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목적지까지 직접 움직이며 안내해 승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집에서 체크인을 하고 수화물도 미리 위탁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홈 체크인’ 기술이 도입되면 출국 전 집에서 미리 신청한 위탁수화물을 택배회사가 공항으로 배송해주기 때문에 여행이 한결 간편해질 전망이다.
이렇듯 두 손 가볍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여행사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에 맞춰 지금처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앞장서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방안을 강구해야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