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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종합] ‘국격 먹칠하는’ 블랙 컨슈머

    ‘객실에 금 갔네요? 숙박비 환불해주세요!’



  • 김기령 기자 |
    입력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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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행객, 동남아지역서 ‘황당’ 컴플레인
‘현금 보상’ 관련 사례 악용? 해결책 없어 난감

 

 

“한국에는 대체 어떤 커뮤니티가 있는 겁니까?”
베트남 호이안의 5성급 유명 호텔 총괄매니저가 한국인 투숙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그는 “호텔에 머무는 한국인 투숙객들이 며칠 사이에 동일한 내용으로 컴플레인을 제기했다”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응대했으나 알고 봤더니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고 가짜 컴플레인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의 정보 공유 카테고리에서는 호텔에서 쉽게 보상 받는 방법에 대한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 위치한 호텔에서 이러한 사례가 속출하며 동남아 여행 카페나 커뮤니티가 악용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온라인 이용자수가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의 횡포가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의 한 호텔 리셉셔니스트는 “투숙객이 체크아웃 과정에서 방에 금이 가있다며 숙박 비용 전액 환불을 요구해왔다”며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는 쪽으로 처리하라는 지침에 따라 고객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필리핀 세부의 고급 휴양 리조트의 마케팅 담당자도 고의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손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이 직접 커뮤니티에 가입해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정확한 증거를 찾기가 힘들어 답답할 노릇”이라며 호텔 측도 모니터링 등으로 블랙 컨슈머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악의적인 손님들도 문제지만 이들의 과도한 요구를 들어주기만 하는 업체들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남아 지역 호텔 GSA를 맡고 있는 한 마케팅 업체 이사도 “불량 컴플레인 때문에 여행사와 호텔 사이에서 GSA만 고생하고 있다”고 전하며 “업계는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대부분의 호텔들이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부당한 컴플레인까지도 전부 수용하는 태도를 취한다. 이러다보니 사소한 일로도 숙박비를 환불해달라는 등의 억지 주장이 정당한 것처럼 돼버린 것이다. 이러한 블랙 컨슈머 때문에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고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넘어간다.

 


블랙 컨슈머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업체가 비용 발생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행사를 통해 호텔에 숙박하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은 보통 여행사로 책임이 넘어가는데 여행사는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과도한 보상 요구도 수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호텔 관계자는 “비용도 문제지만 이런 소비자 민원이 들어오면 인사고과에 남기 때문에 더 꺼리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음식점이나 금융업계는 블랙 컨슈머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추세로 가고 있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여전히 고객에 대한 법적 조치를 선뜻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호텔, 여행사, 대리점이 눈앞의 편의만 볼 것이 아니라 여행업계 전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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