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3박5일 일정으로 베트남 다낭과 호이안에 다녀왔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본 풍경은 미케(M? Khê)비치였다. 길게 뻗은 해변과 20km 넘게 이어진 백사장으로 세계 6대 해변에 선정된 미케비치는 이국적이었다. 해안가를 따라 펼쳐진 야자수의 향연이 베트남에 왔음을 실감케 했다. 이국적인 풍경과 알록달록 동남아식 조명 그리고 한껏 먹어도 질릴 것 같지 않은 베트남 음식들이 있기에 다낭은 아름다웠다.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최대한 이 도시 다낭을 있는 그대로 즐겼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현실로 복귀한 지금, 다낭에서의 나날이 마치 꿈처럼 느껴만 진다.
<취재협조=다낭관광청>, <베트남 다낭=김기령 기자>
화려한 듯 수수한 아오자이(Aodai)
베트남 여성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어볼 기회가 생겨 아오자이를 입고 촬영까지 해봤다. 베트남에는 아오자이를 착용해볼 수 있는 숍이 많지만 이번에 방문했던 ‘MsSAM aodai’는 실제 치수에 맞춰 아오자이를 입어보고 구매를 원할 시 맞춤 제작까지 해준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숍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아오자이가 진열돼 있고 재봉틀을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수선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아오자이는 베트남 여성 전통 의상이다. 아오(Ao)는 윗도리를, 자이(Dai)는 ‘긴’을 의미해 아오자이는 ‘긴 윗옷’를 뜻한다.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15세기 이전부터 입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18세기 장사나 농사할 때 입기 편하게 허리 매듭을 묶는 디자인의 아오자이를 시작으로 1943년 즈음 몸매 곡선이 다 드러나는 형태로 변형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60년 초에는 깃 없이 목이 파여 있는 스타일의 아오자이가 등장했다. 통일 전 남베트남 초대 대통령 응오딘지엠(고딘디엠)의 부인이 공식석상에 입고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1970년부터 제작된 아오자이 디자인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허리를 묶던 줄을 없애고 목깃이 높아지면서 바닥까지 길게 끌리고 양옆이 갈라진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대신 바지와 함께 입는다. 현재 베트남항공을 타면 승무원들이 아오자이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베트남 여학생 교복도 하얀 아오자이다.
다낭국제불꽃축제(DIFF)
이번 다낭 팸투어는 다낭국제불꽃축제(Danang International Fireworks Festival, 이하 DIFF) 취재가 목적이었다.
DIFF는 다낭시(市)와 선 그룹(Sun Group)이 주최하는 국제문화관광 이벤트로 다낭 한강(sông Hàn)에서 매년 개최된다. 세계 각국이 토너먼트형식으로 불꽃쇼를 펼쳐 대결해 우승 국가를 선정한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DIFF는 ‘다리들의 전설’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지난 4월30일부터 6월30일까지 두 달간 총 8개국이 참가해 경연을 펼쳤다. 베트남, 폴란드,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홍콩, 스웨덴, 포르투갈 등 8개국이 경합을 벌인 끝에 지난달 30일 미국과 이탈리아가 최종 결승에 올랐다.
올해 우승 국가는 이탈리아였다. 결승전 취재를 하며 다낭 시민들의 DIFF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120만 다낭 인구가 다 온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으나 축제가 끝난 후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고 다낭에 또 한 번 반했다.
비밀의 사원, 링엄사(Linh Ung Pagoda)
링엄사에 도착하면 다낭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다낭에는 링엄사라는 이름의 절이 세 곳이 있는데 오행산, 선짜, 바나힐에 있는 절을 모두 링엄사 혹은 영흥사라고 부른다. 베트남 국민들을 비롯해 많은 관광객들이 해수관음상에 기도하고 소원을 빌기 위해 링엄사를 찾는다.
링엄사의 대표적인 부처상인 해수관음상(Lady Buddha)은 동양 최대 67m 높이로 다낭 시내 어디에서도 보일 만큼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해수관음상은 왼손에 호리병을 들고 있다. 이 호리병은 베트남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높은 곳에서 지켜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수관음상을 베트남 사람들이 바다의 수호신처럼 여기는 이유가 있다. 링엄사의 해수관음상이 지어지고 난 뒤 해마다 태풍 피해로 고심하던 다낭에 태풍이 잦아들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낭에도 한강이 있다!
“옆에 보이는 강이 한강이고 한강을 가로지르는 저 다리가 바로 용다리입니다.”
일정 내내 함께 한 베트남 현지 가이드 탄(Tan)이 계속 한강이라는 표현을 쓰길래 의아했다. 다낭의 중심을 관통하는 넓은 강은 서울의 한강과 명칭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베트남어로는 ‘쏭 한’, 한국어로는 ‘한강’이다. 한강(sông Hàn)은 우리나라 한강처럼 여러 다리로 연결돼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다리가 한강다리와 용다리다. 한강다리는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회전하는 다리다. 5000톤 이상의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밤 11시가 되면 다리를 돌린다. 다리가 회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기도 한다. 매주 주말마다 용다리에서 불쇼와 물쇼가 진행된다.
“한국인 관광객 환영합니다”
자연, 문화, 음식… 다낭의 매력포인트
다낭 현지에서 만난 다낭관광청 부국장은 반갑게 한국 미디어를 맞아줬다. 인상 깊었던 점은 베트남은 여성의 사회 진출 비율이 높아서 미팅을 가졌던 다낭관광청 직원들이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한(Hanh)부국장은 “한국 미디어에서 다낭국제불꽃축제에 관심을 갖고 다낭을 찾아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가 더 활발히 전개되길 바란다”며 전했다.
또한 다낭관광청은 지난해부터 늘어난 한국인 방문객 수에 힘입어 앞으로 꾸준히 한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에 그는 “베트남에서 K-POP과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높다”며 “반대로 한국인 관광객이 다낭에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들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양한 동남아 여행지 중 다낭만의 매력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자연환경과 고유문화와 음식, 다채로운 액티비티와 페스티벌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다낭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다낭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어서 올해 더 많은 한국인관광객이 다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