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객,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성장률에 따른 목표치에 한참 못 미쳐
7, 8월 모객이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더 이상 7월과 8월에 성수기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올 여름 해외여행 모객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면서 패키지사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 모객 현황이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실적이 발표됐을 때만 하더라도 3분기는 7, 8월 성수기와 9월 추석연휴가 있기 때문에 실적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2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가장 큰 원인은 지진이나 화산 같은 자연재해와 여러 국제 이슈들로 보인다.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 TOP5에 해마다 선정되는 일본 오사카 지역에 지난 6월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일본 여행상품 취소율의 증가와 함께 예약률도 감소했다.
지난 5월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의 여파도 올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관광청은 주요 관광지와 관계없는 지역에서 화산이 폭발했기 때문에 관광에 차질이 없다고 알렸으나 여행객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모객 수치로 증명됐다.
대형여행사들의 올 여름 모객 현황을 살펴보니 남태평양을 포함한 미주 지역 모객이 지난해 대비 동결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지역 모객이 지난해의 70% 수준에 그친 업체도 있어 하와이 화산 폭발로 인한 불안감이 상품 예약에 크게 작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재해나 사건사고는 해마다 반복되는 일로 올해에만 적용할 사안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성?비수기의 구분이 모호해진 상황에 따른 추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만 2600만 명이 해외로 나갔고 앞으로 해외여행객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성수기 뿐만 아니라 비성수기에도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행객 수는 더 늘어나지만 성수기 시즌 여행객 수는 지난해에 비해 증가폭이 줄어드는 꼴이 된다.
여행사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모객 상황만큼이나 주가하락도 상장여행사들의 고민거리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개발, 참좋은여행 등 대부분의 상장여행사의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하나투어 주가가 전일대비 1.23% 내린 8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지난달 22일에는 8만5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모두투어 주가도 2.82%가 하락하며 2만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3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관광도 3.63% 급락하면서 2만125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여행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여행사들의 분위기가 침체된 데는 경기 불황과 지진 등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악재에 경기까지 안 좋으니 여행 계획을 잡는 이들이 급격히 줄었다”며 “아직 모객이 진행 중인 단계라 비관하기는 이르고 추석 연휴도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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