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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종합] 불황 장기화… ‘잠 못 이루는’ 지방여행사

    부산·경남지역 상품판매율, 지난해 대비 최고 40%나 떨어져



  • 김기령 기자 |
    입력 : 2018-06-21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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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여행사들의 앓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경기 불황에 이어 월드컵, 북미정상회담 등의 국제 이슈 등이 여행업계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경남 지역은 특히 더 심각하다. 본지 조사 결과 올 여름 여행사 판매액이 예년 대비 80% 선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패키지 시장은 60~70%까지 하락했다는 수치도 나오는 실정이다. 조선업 등 경남 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산업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여행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여행업 자체가 국제 정세에 민감한 업종이라, 국내외 대형이슈에 따라  여행수요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시장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부산 지역에서 여행사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 대표는 패키지 시장이 60~70%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패키지 시장의 하락과 함께 전문 여행사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서 “전문 여행사는 판매 대리점 형태로 종속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전문 랜드사는 토탈랜드화가 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 랜드가 토탈랜드로 변모함에 따라 랜드 전문성도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여행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실상황에 몰려 토탈랜드로 변하는 추세를  지양하고, 전문성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나 실현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규모 여행사보다 잘 알려진 대형 여행사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대리점에 높은 신뢰도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자체 브랜드로 승부하는 전문 여행사가 살아남기 더 어려워졌다.

 


실제로 부산 패키지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편인 태국 방콕 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해 동남아 전문 여행사와 랜드사가 위기에 봉착했다. 여행사들이 대형 패키지사의 판매 대리점 형태로 전환하게 되면 대형 여행사의 정책에 따라갈 수밖에 없고 여행사에서 대리점 커미션을 낮추는 등의 횡포가 빈번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근 홀세일러 업체가 직판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커미션을 3%까지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A 대표는 “전문 대리점 형태가 많아지다 보니 랜드로 직접 연결할 수 없고 대형여행사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해져 더 살아남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 여행사의 부산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B 이사는 “7, 8월은 인센티브도 없는 시기인데다가 지방선거가 겹쳐 더 힘든데 설상가상으로 오사카 지진도 발생해 여진에 대한 우려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낙담하며 “이번 달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지역 여행객 규모 파악을 위해 공항 이용객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달 전국 공항 출국객은 총 640만 명으로 인천공항을 이용해 출국한 여객 수가 272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방 거점 공항인 김해공항의 출국자 수는 72만 명, 청주공항과 광주공항을 이용한 출국객은 각각 10만 명, 9만 명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수치는 대구공항 이용객의 증가다. 대구공항은 지난 3년 사이 이용객이 43%가 증가하면서 지난 5월 이용객이 1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으로 수요가 분산돼 부산 지역 여행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더 안 좋을 수 있다. 반면 3년 전만해도 비슷한 규모를 보인 청주공항과 광주공항 출국객 수는 지난 2015년 대비 각각 4.5%, 17% 증가에 그쳤다.

 


충청권에서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도 청주를 비롯한 충청권 여행 시장 역시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행업 불황의 가장 큰 이유로 경기 불황을 손꼽았으며 소규모 개인 여행객들의 증가와 패키지 붐이 일었던 지난해에 비해 유행이 다소 사그라든 점도 여행업 불황의 원인으로 언급했다.

 


여행업계가 계속되는 경영 악화를 돌파할 해법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부산에서 동남아와 일본 지역 전문 랜드사를 운영하고 있는 C 대표는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불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일축하며 “아쉬운 대로 홈쇼핑판매와 서울 대리점들과의 연합 상품 판매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C 대표의 말처럼 우리나라 전체 경제 상황이 풀리지 않는 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남북, 북미 관계가 서서히 완화되고 있어 경제 발전에 희망을 걸고는 있지만 지진이나 테러 등의 악재가 반복된다면 여행업계 경기 회복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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