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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종합] 유럽시장 ‘제2의 동남아’ 우려



  • 안아름 기자 |
    입력 : 2018-06-18 | 업데이트됨 : 2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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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처우가 불러온 예견된 악재
자질부족 동남아 무자격 가이드 활개
옵션투어 강요… 불법체류도 문제
 
 
 
최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현지 한인 통역가이드들의 생계가 위협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동남아에서 넘어 온 무자격 가이드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유럽 현지 가이드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현지에서 활동 중인 통역가이드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문제점을 짚어봤다. 
 
 
<안아름 기자> ar@gtn.co.kr
 
 
지난 4일 유럽 현지에서 활동 중인 통역가이드 분을 서울에서 어렵게 만났다. 그는 깊은 한숨과 함께 “정말 힘들다”는 말부터 꺼냈다.
 

저가 패키지와 홈쇼핑 상품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인 동남아 가이드들이 유럽 시장까지 진출해 유럽 현지 가이드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증언이다.
 

“399, 299, 199 등 상품의 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저가 패키지 상품들이 판을 치면서 동남아 시장이 완전히 경쟁력을 잃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죠. 홈쇼핑을 필두로 한 저가 상품이 난무하면서 동남아를 찾는 여행객 수는 늘고 있지만 그에 반에 현지 가이드들의 수입은 신통치 않다는 것이 이 업계의 통용되는 정설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일이 우리의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유럽 현지 가이드들이 동남아 가이드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반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옵션 투어’를 조장하는 수익구조에 있다. 동남아 현지 가이드들의 경우 대부분 ‘옵션 투어’를 통해 수입을 충당하는 구조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고객의 주머니를 열게 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유럽 가이드들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그는 “유럽 현지 가이드들은 동남아와 달리 선택 관광을 조장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요. 여행사와 계약 단계부터 가이드 비용이 별도로 책정되기 때문에 일부러 옵션 투어를 강행할 필요가 없죠. 그런데 동남아 가이드들이 투입되면서 시장 상황이 달라졌어요. 가이드 비용을 옵션 투어를 통해 충당하는 문화가 유럽 시장 전체에 만연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옵션 투어를 강요하는 수익구조 자체도 말썽이지만 가이드로서의 소양과 교육이 부족한 단기 유학생이나 불법체류자들이 가이드로 활동하는 것도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그는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가이드 자격을 취득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어요. 자국민을 보호하고 올바른 관광문화를 심어주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죠. 최근 단기 유학생이나 불법체류자들이 가이드로 나서면서 한국인 가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뿐만 아니라 한국 관광 문화 나아가서는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죠”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활동 중인 통역가이드협회 관계자는 “스페인에서는 관광학(학사 또는 전문학교 졸업자 이상)을 전공하고 스페인어 및 제2외국어를 구사하는 성인에 한해 공식 관광 가이드 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이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도 주기적으로 갱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행 전문 가이드가 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유럽 전문 랜드사 대표는 “동남아 가이드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가이드로써의 소양을 갖추지 못한 분들이 가이드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제일 문제”라며 “7~8년 전 터키에 진출해 덤핑과 옵션으로 시장을 와해시킨 무자격 가이드들이 이제는 유럽까지 진출해 제2, 제3의 동남아를 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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