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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GTN 광장] 올림픽 이후가 더 기대되는 '평창'



  • 김기령 기자 |
    입력 : 2018-05-06 | 업데이트됨 : 2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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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Post coitum omne animal triste est).”

 

얼마 전 읽었던 한동일 신부님의 책 ‘라틴어수업’에 나오는 라틴어 문장이다.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인간은 자기 능력 밖에 있는 더 큰 무엇을 놓치고 말았다는 허무감을 느낀다는 뜻이라고 한다. 웬 대중매체의 격에 맞지 않는 표현이냐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얼마 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우리 평창이 지금 그렇지 않을까 싶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많은 사연 속에 스무 해를 넘게 준비해 온 우리 평창군은 지난해 겨울 대도시에서만 개최가 가능했던 국제적 메가 이벤트를 거뜬히 치러 냈고 결국 전 세계인으로부터 ‘아름답고 고매한’ 평창올림픽이란 찬사를 이끌어냈다.

 

올림픽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선물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일부 언론과 연구기관에서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경제파급 효과를 산출해 내며 평창의 브랜드 가치와 관광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미래까지 점치고 있다. 물론 올림픽 개최 훨씬 전에도 평창에서의 관광의 의미는 중요했고 지역소득과 주민생활과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는 생업과 같은 것이었다.

 

한바탕 잔치를 끝낸 평창은 지금 올림픽레거시를 이용한 관광사업 구상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올해 새로이 시행한 HAPPY700 평창시티투어버스다.

 

올림픽개최 현장과 시설을 보며 올림픽의 열기와 영광을 느껴보는 올림픽로드, 평창지역의 시골장을 돌며 진짜 촌스러움을 맛볼 수 있는 전통시장로드, 문화와 축제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페스티발(festival) 로드 등 시기와 테마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올림픽 인프라중 하나인 KTX는 실제 평창의 여행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눈에 띄도록 변화하고 관광객들의 욕구도 다양해졌음을 실감한다.

 

이런 변화는 요즘 ‘혼밥’, ‘혼술’ 등 혼자 즐기고 소비하는 문화를 반영한 언제든 내가 원할 때 훌쩍 떠나는 ‘혼행(혼자 여행)’ 트렌드와 딱 맞아 떨어진다. 혼행족들은 이름난 유명 관광지를 빡빡한 일정으로 둘러보기보다는 마치 그 지역의 주민처럼 해당 지역의 카페와 빵집, 수제맥주집 등 일상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 많다.

 

또 이유 없이 무작정 걷고 산 오르기를 좋아 하는 사람들은 어떠한가. 이들을 위한 선물도 준비돼 있다. 수도권에서 한 시간 남짓 KTX를 타고 내리면 바로 그 앞에 그들이 원하던 효석 문학 100리길이 있어 그 길에서는 가산 이효석을 만나게 될 것이고 산허리부터 시작하는 금당산에서는 산이 주는 치유의 위안을 받게 될 것이다.

 

어디 그 뿐 만이겠는가. 전 세계인에 던져 준 평화의 메시지를 상상해 보라.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의 울림은 벌써 남북정상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변화시켰다. 평창의 문화관광도 이런 변화의 트렌드로 담아내고자 한다. 내게 선물처럼 시간이 주어진다면 정말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다. 소소한 일상속의 일들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그려내 보고 싶었다. 누구나가 그러지 않을까.

 

한산한 평일 오후에 작은 영화관 가기, 일없이 동네 배회하기 따위의 자유를 만끽하며 죄책감 없는 시간 죽이기를 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시간을 단연코 자신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 모든 게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곳, 바로 여기 평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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