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뚝심, 열심을 좌우명으로
30년간 여행업계 외길 인생
리먼 사태 위기 겪고 와신상담
최종 목표는 관광업계에 환원
럭셔리를 지향하는 골프 전문 여행사 ES투어는 이제껏 봐왔던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저가 위주의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와는 다르다. 여행업계에 종사한지 30년, ES투어를 운영한지 17년째를 맞고 있는 신은철 대표이사를 만나 회사의 운영방식과 그의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골프전문여행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ES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근무하던 여행사에서 골프를 전문으로 맡은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골프전문여행사로 뛰어들 수 있었다. 처음에는 6~7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적은 인원으로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분야가 골프여행상품 판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단 내가 골프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ES투어는 어떤 여행사인가.
2003년 2월 창립해 햇수로 17년째 운영 중이다. 다른 골프투어와는 확실한 차별성을 띤다. 가성비 대비 만족도가 높은 동남아나 중국으로 골프여행을 떠나는 일반적인 골프 상품이 아니다. 골프의 발상지인 마스터스, 디 오픈 참관 상품을 기획했다. 골프팬이라면 죽기 전에 한번쯤은 골프의 발상지에 가보고 싶어 한다는 심리를 자극했다. 그래서 골프의 발상지에서 골프를 즐기자는 슬로건 아래 디 오픈(The OPEN) 상품을 출시했다. 앞서 말한 다른 골프전문여행사와의 차별화가 바로 이것이다.
디 오픈 상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2018 디 오픈 상품은 ES투어가 국내 유일 14년 연속 판매하고 있는 베스트 판매 상품이다. 6월에 열리는 US오픈과 8월에 열리는 PGA 챔피언십, 그리고 4월에 개최되는 마스터스와 4대 메이저급 골프대회에 해당하며 상품 가격만 해도 990만 원으로 1천만 원에 육박한다.
가격대가 높게 측정돼 있는 만큼 고객 만족도에 방점을 두고 관리한다. 골프투어 상품은 단순히 골프만을 위해 기획된 상품이 아니다. 비행기에서부터 숙박, 음식까지 고객이 만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용할 수 있는 VVIP 고객을 위한 마케팅에 주력한다. 한마디로 VVIP 고객들과 ES투어가 상생한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상품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은 없었나.
ES투어의 주 타깃은 50~60대 부부로 이들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충분한 재력을 갖추고 은퇴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고품격 골프 여행은 안성맞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상품 가격은 거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의 목표는 최소한의 불포함 사항을 빼고 전부 포함된 조건의 상품을 구성해 고객들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올라가는 건 불가항력적인 요소며 고객들도 이를 인정한다.
주력하는 상품이 있다면.
올해는 지중해 골프여행의 대명사, 터키 안탈리아 골프 홀세일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안탈리아와 ES투어가 독점 계약해 TV광고도 제작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김난도 교수가 재능 기부로 나레이션을 해줬다.
안탈리아는 이스탄불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도시로 365일 중에 300일이 맑고 호텔에서 골프장까지 5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다녀 온 고객들 모두 200% 이상의 만족도를 표했다. 특히 왕복 터키항공 비즈니스석에, 올 인클루시브 호텔 숙박 조건으로 독점 계약해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몇 년간 터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 만연했던 테러 위협이 지난해부터는 사그라들며 유럽 지역 골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다른 주력 상품은 중국 광저우에 있는 임페리얼 스프링스다. 세계 명사들도 많이 찾고 있으며 2조 원 정도가 투자된 리조트로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돼 있고 자체 박물관이 리조트 내에 마련돼 있어 특별하다. 완벽에 가까운 환상적인 코스로 제작된 광저우 골프장은 ‘황제 골프장’으로 불린다.
이같은 고품격 골프장은 손님들이 개인적으로 찾기 힘들기 때문에 ES투어를 통해 예약하면 편리하다.
TV광고는 얼마나 하고 있나.
SBS골프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TV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4년째 하루에 5, 6번 정도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TV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거나 신규 고객을 유치하진 않지만 기존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높여줌으로써 ES투어의 공신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나.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였다. 그때 평균 엔화가 1000원 선이었는데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미국발 금융 위기가 초래되면서 엔화가격이 1700원으로 껑충 뛰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환차 손실을 3억 정도 봤다.
그때 당시 추운 겨울 날, 보일러도 안 되는 좁은 사무실로 이전해 주말에 하루도 안 쉬고 일했다. 혼자 앉아있기도 좁은 사무실이었지만 계약하러 오던 의리 있는 단골 고객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와신상담하게 됐다. 밑바닥까지 치고 다시 올라오면서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내 좌우명이 ‘초심, 뚝심, 열심’이다.
약력을 보니 여행업에 굉장히 오래 종사하셨다.
여행업만 30년째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지금의 자리에 섰다. 그 과정에는 여행업계 자체가 굉장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움직이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예전에는 비자를 받기 위해 일본대사관 앞에서 밤새도록 줄을 선다거나 미국대사관 앞에서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등의 일은 다반사였다. 이렇게 줄 서서 기다려도 비자 승인 인터뷰 날짜는 열흘 뒤로 잡혔다. 지난 날을 회상하니 여행업계의 발전이 새삼 감개무량하다.
고객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ES투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단골이 많다. 거래에는 신뢰도가 기본이기 때문에 정직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상품 계약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에게 사실을 알리고 빠르게 대처해야 오래 함께 갈 수 있다. 고객과의 약속을 잘 이행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직원 수를 늘릴 계획이다. 사업이 확장하면서 현재 인원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렇게 되면 사무실 이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계획 단계에 있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랜드에 미수금이 단 1원도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 또한 앞으로의 목표다.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면서 정직하게 회사를 운영할 것이다. 30년을 일하면서 정석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음을 몸소 깨달았다.
최종 목표는 먼 훗날 관광업계를 위해서 내가 번 돈을 환원하고 관광업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신은철 대표이사는
현재 (주)ES투어(ES Golf Tour) 대표이사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행사와 항공사의 골프모임인 PAG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아시아 100대 골프장 선정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1982년 한국 외국어 대학교에 입학한 뒤 1988년 신일 여행사에 입사하면서 여행업계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여행업계에 입문한 이후 골프 전문 투어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2003년 2월 골프전문투어 ES투어를 설립해 현재 17년째 회사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