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예능 프로그램 포화상태에 달해
여행사 “예약 성사보다 취소가 다반사”
서유럽, 괌, 러시아 등이 여름 성수기 전 방영될 TV 여행 예능의 주요 여행지로 나타났다. 여행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많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과 폐지를 반복하고 있으며 여행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소개되는 여행지역도 많아졌다.
선택지가 다양해져서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 시청자들은 되려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를 통한 정보 습득은 가장 편리하다는 이점 때문에 여행 예능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TV매체를 통해 방영될 여행프로그램 속 여행지들은 어디인지 분석해보고 어느 여행지가 인기를 얻을지 미리 예측해봤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대표적인 여행 예능인 JTBC의 ‘뭉쳐야 뜬다’는 서유럽을 6월 여행지로 편성했다. ‘뭉쳐야 뜬다’를 통해 방영된 패키지 코스는 방영 직후 곧장 하나투어 패키지상품으로 출시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TV에 방영된 지역 상품을 똑같이 이용하고 싶어 하는 고객층의 문의가 많아 앞으로도 계속해서 방송과 연계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뭉쳐야 뜬다’는 현재 4주째 미국 서부 여행 에피소드를 방영하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국내 여행을 오는 6월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 여행을 방영한다. 6월 방송은 인기 아이돌 그룹 AOA 멤버 설현이 출연한다고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여름 대표 여행지인 괌도 빼놓을 수 없다. 멕시코 칸쿤을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KBS2 ‘배틀트립’은 방영 2주년 특집으로 괌 여행을 소개하고 있고 5월 말에는 일본 교토 지역 여행기를 방영할 예정이다.
러시아 월드컵을 두달가량 앞둔 지금 tvN ‘짠내투어’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기를 편성했다. 짠내투어는 현재 대만편을 방영하고 있으며 다음 여행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계획돼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오는 6월에 러시아 월드컵이 개최되는 만큼 방영 이후 러시아 지역 여행 수요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월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탐사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은 이전의 여행 예능과는 콘셉트가 다르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보고 그 차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은 멕시코와 미국편을, 다음 달에는 프랑스와 독일편을 방영할 예정이다.
반면, 이러한 여행 예능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매스컴을 통해 여행지가 홍보되고 나면 그 지역 문의가 빗발치지만 그만큼 예약 취소도 많다”며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 수요가 높아지는 점은 여행사 직원으로서 환영할 일이지만 득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무작정 반길 수만은 없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한편, 지난 9일 세종대학교와 컨슈머 인사이트가 공동 기획해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1분기동안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을 가기 전 계획 단계에서 사용하는 정보채널 중 TV방송의 영향력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정보사이트, 커뮤니티, 블로그 등의 채널은 모두 감소세를 보인 반면 TV방송을 이용해 여행계획을 세울 확률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답한 비율은 국내여행이 1.8%p, 해외여행이 4.7%p 상승했다. 해외여행 준비에 TV방송의 영향력이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