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수리공 등 인력 감소
항공 서비스는 더욱 성장할 것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인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사람(소비자, 수요자)을 중심으로 디지털 온라인 사이버 세계와 현실의 오프라인 세계가 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3차 산업혁명시대는 사이버 세계와 실제 오프라인 세상이 분리돼 있는 시대를 말했다. 오직 사람만이 모든 것에 대해 판단, 결정했다. 컴퓨터로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사람이 컴퓨터에 입력해 정보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보자. 운전을 할 때, 네비게이션의 온라인 자료가 자동적으로 자율 자동차에 입력이 된다. 이렇게 취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네비게이션이 교통체증이 적은 곳으로 운전자를 인도해 준다. 핵심적인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주위 정보를 수집하는 카메라 같은 센서기술, 센서에서 필요하고 정확한 자료만을 뽑아 생산하는 빅데이터 기술, 인터넷으로 센서들과 인공지능을 빠르게 상호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기술, 인간을 대신해 빅데이터를 처리해 인간대신 판단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원하는 기계부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우리나라 항공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항공 산업의 후발주자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항공 산업을 발전시켜 온 반면 우리나라는 80년대에 시작했다. 따라서 선진국과의 격차는 무려 40년 이상이다.
어떻게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기존 2차 산업 기계기술과 3차 산업 정보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면 이 격차를 극복하고 나아가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자산업을 시작으로 아날로그, 디지털 산업에 이르기까지 기술전환이 빨라 이미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았다. 시각센서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위험물을 자동으로 회피하는 드론을 개발했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복잡한 항공기 부품을 십분의 일 정도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한 사례가 있다.
이를 토대로 보면 국내 항공산업 기술 경쟁력은 향후 더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항공여행업계 자료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로 처리해 분석하면 계절과 지역에 따른 정확한 수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여행상품을 신속하게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항공 산업계에서 사라질 직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매우 어려운 질문이나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 발전에 따라 사라지는 직군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1985년에는 각 사무실마다 타자수가 있었고 보고서를 출판하는 출판사에는 많은 조판공과 식자공이 있었다. 하지만 5년 후인 1990년에는 워드 프로세스와 레이저 프린터 인쇄기가 보급되면서 이 직종은 사라지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대용량의 빅데이터를 수집, 입력하고 인간보다 신속하게 판단하는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된다. 이중 중간 관리업무와 중간단계 설계업무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생각은 4차 산업혁명기술이 발전돼 가는 추세를 지켜보며 예상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여러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전하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항공산업계에서 향후 제일 각광받을 직군은 무엇인가.
마찬가지로 어려운 질문이다. 앞서 말씀한 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의 중간단계를 대부분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초연구 분야, 창조적인 문화예술 분야, 그리고 인간 친화적인 항공운송·관광레저 서비스 분야 등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들인 센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3D 프린팅 분야다. 따라서 센서의 설계와 제작 분야와 관련 기초연구 분야,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설계 분야, 빅데이터 생산과 입력분야, 인공지능 알고리즘 설계 분야 그리고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기계 및 항공우주 부품의 신속하고 저렴한 제작 분야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로봇 등의 인공지능에 의해 항공산업계 종사자들의 설자리가 좁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분명한 것은 쇠퇴하는 분야가 있는 반면 새롭게 부흥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과 로봇·인공지능을 대립적인 관계로 여기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보아야 한다. 즉, 상호 제로섬이 아닌 상호 윈-윈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항공 운송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더욱 안전이 중요시 되므로 이에 대한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중장비 회사인 캐터필터사를 예시로 보자. 캐터필터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운용되는 자사의 중장비들의 고장과 정비이력을 분석한 바가 있다. 장비가 고장 나기 전 미리 정비를 해 안전비율을 높였으며 이로 인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고 한다.
항공기는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고가인 장비다. 항공기의 고장은 막대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항공기 안전과 운항분야에 적용하면 정비인력은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항공기 안전과 운항 효율은 높아져 조종사, 승무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김미루 기자> kmr@gtn.co.kr
최기혁 책임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융합기술연구센터
- 인하공대 항공공학과 학사
- KAIST 기계공학과 항공전공 석사
- 런던대(University College London) (우주과학 박사, 고층대기 전공)
- 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1997-현재)
- 한국 최초 우주인사단장(2006-2008)
- 달탐사사업단장(2015-2017)
- 연구개발 부문 과학기술처 장관 표창(1989.12.29)
- 한국 우주인 배출 공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09.12.4)
- 2008년 국가 우수연구 60선 선정 및 연구재단 우수연구 100선 선정(‘09.11)
- 개도국 교육훈련 공로 국토해양부장관 표창(‘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