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크루즈 관광이 발달한 나라다. 특히 양자강(양쯔강 또는 장강) 유역에서의 크루즈 여행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양자강은 중국 대륙 중앙부를 흐르는 강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으로 총 길이가 6300km다. 역사적으로는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 위나라, 오나라를 구분하는 선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삼국전쟁이 일어난 장소이기도 하다. 강 주변이 대협곡들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천하절경을 뽐낸다. 특히 삼협(구당협, 무협, 서릉협)이 지나가는 코스로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양자강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양자강 크루즈 여행을 소개한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올해 진행되는 양자강 크루즈 여행은 세기호를 이용한다. 2013년부터 기항을 시작한 세기호 크루즈는 길이 141.8m, 넓이 19.8m로 총 무게가 1만2516톤이나 된다. 총 7층 규모에 직원은 총 150명이며, 손님은 한번에 398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초5성급 크루즈다. 지하 1층에는 수영장, 영화관, 마사지샵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5층과 6층에는 바(Bar)에서 술을 마실 수도,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배 안의 모든 곳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하다.
1일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크루즈 여행은 조천문 부두에서 시작한다.
조천문 부두는 양자강과 자링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부두로 양자강 크루즈가 출발하는 곳이다.
이곳은 양자강과 자링강의 두 강줄기가 합쳐지는 곳으로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크루즈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밤하늘을 각양각색의 전등으로 수놓은 충칭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화려한 네온사인 사이로 터지는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크루즈가 기항하고 난 오후 9시30분 이후로 6층 양광 갑판에서 파티가 펼쳐진다. 배 위에서의 파티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2일
파티를 즐긴 후 다음 날 아침에는 전날의 피로를 태극권으로 해소할 수 있다. 크루즈 일정 내 태극권을 체험하는 시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태극권 후 뷔페식 조식을 먹고 나면 펑두현에 내려 펑두귀성을 관광한다. 사람이 죽은 뒤 영혼이 모이는 곳이라고 해서 중국 신곡의 고향으로도 불리는 펑두귀성에서 오싹한 분위기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오후가 된다.
오후에는 석보채를 둘러본다. 명나라 말부터 청나라 초기까지 농민봉기의 요새로 사용되면서 석보채(寨)라고 이름 붙여졌다. 장강삼협 크루즈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명소로 유명하다. 펑두귀성과 석보채를 구경하고 난 후 저녁에는 승무원들이 펼치는 민속쇼 관람 일정이 준비돼 있다. 전통옷을 입고 민속춤을 추며 펼치는 공연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3일
셋째 날도 태극권 강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후 백제성에 하선해서 2시간30분가량 관광하는 시간을 갖는다.
백제성은 삼국지의 유비가 탁고(托孤)한 일화와 관련이 있다. 형주고성을 지키던 관운장이 죽고 형주가 오나라로 넘어가게 되자 제갈량, 조자룡 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비가 병사를 거느리고 싸우러 갔다가 오나라 군사에 대패해 백제성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는 일화로 유명해졌다.
크루즈를 타고 가다보면 구당협과 무협을 지나 신녀계에 도착한다. 무협과 서릉협 사이의 신녀계는 ‘화중의 제일 봉우리’로 불린다. 원시적이고 소박하며 아무런 인공조식이 없는 곳으로 관광지 전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양쪽 강기슭은 모두 거의 수직으로 된 절벽이고 강폭은 5~20m 정도로 좁다. 협곡지대는 산이 높고 골이 좁으며 물이 맑은 것이 특징이다. 관광객들은 작은 배를 타고 이곳을 지나면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관광을 마친 후 크루즈 여행 마지막 저녁을 기념해 저녁 식사와 함께 환송식이 거행된다. 환송식을 끝으로 셋째날 일정은 끝이 나고 마지막 날 양자강 유역의 항구 도시인 이창에 도착해 세계 최대의 댐 중 하나인 삼협댐(싼샤댐)을 관광하면서 전체 일정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