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대만 지진에 환불 정책 시행
19일 이후 상품 관련 규정은 아쉬워
지난 6일 대만 화롄 지역에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대만 여행을 진행하던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일 이후 대만 중동부에 위치한 화롄에서 규모 3 이상의 크고 작은 여진이 300차례가 넘게 발생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6일 밤 화롄에서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주상복합 건물인 윈먼추이디(雲門翠堤) 빌딩이 심하게 기울어지는 등 피해가 컸다. 이에 주요 여행사들은 대만 여행 상품을 구매한 고객 중 취소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취소수수료 면제, 100% 환불 처리를 진행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는 화롄 지역이 포함된 11일까지 출발하는 대만 여행 상품에 한해 고객들이 취소를 원한 경우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했다.
하나투어는 지진이 발생한 지난 6일 이후 모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진 발생 보도가 나간 직후인 7일 모객이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 5일과 6일 모객이 300명을 웃돌던 데 반해 지난 7일 모객 현황은 약 130명으로 떨어지며 50%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3일 모두 평일이었고 공휴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진이 예약률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지난 7일 모객은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했을 때도 50% 가까이 떨어지는 등 감소세가 뚜렷했다.
모두투어는 2월28일 출발 건까지는 예약 고객에게 항공 수수료만 부과하도록 규정을 정했고 인터파크투어는 타이중 관광으로 대체해서 일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른 여행사들의 경우에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본 후 변동사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노랑풍선은 주요 여행사들 중 가장 긴 기간인 17일까지 당사 대만 패키지상품을 예약한 고객에게 100% 환불 및 취소 수수료 전액 면제를 시행했다. 이 규정은 화롄 지역이 포함되지 않은 대만 패키지상품에도 해당됐다.
KRT는 12일 출발 건까지 노랑풍선과 마찬가지로 화롄 지역이 포함되지 않은 상품에도 취소 수수료 면제를 진행했다. 하지만 규정에 나와 있는 날짜 이후의 취소 문의에 대해서는 여행사마다 입장 차이를 보였다.
중소여행사들의 경우, 다른 변동사항 없이 화롄 지역 관광을 단수이 지역으로 대체하고 고객이 취소를 원하면 원래 규정대로 처리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월 말이나 3월 초 대만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취소를 하자니 수수료가 아깝고 모른 척 여행을 가자니 지진이 또 발생할까 불안하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여행사마다 정확한 규정 없이 중구난방식의 대처방안을 내놓은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의 입장을 대변할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교부 역시 대만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을 뿐, 별다른 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만 거주 또는 여행 중이거나 여행을 준비 중인 국민은 지진 발생 지역 방문 및 체류를 가급적 자제하고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며 긴급 상황 발생 시 주 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또는 영사콜센터로 연락 바란다고 전했다.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우리나라도 지난해 11월 강진에 따른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언제든 지진 발생 가능성이 도사리고 때문에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 상황에서의 여행객들을 위한 법적인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대만 중앙기상국은 앞으로 2주간은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