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인가 사장단이 팸투어 가는 날 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에 참가자들이 모여 출국수속을 다 밟고 들어가는데 한분이 나타나질 않는겁니다. 출발시간은 다 돼가고해서 관광청 직원 한명이 전화를 해보니 서울 시내서 직원들과 점심 먹고 있답니다. 아니 오늘 팸투어가 있는데 안오고 왜 시내에 있냐고 했더니 그분 말씀이 ‘나 오늘 팸투어 안 가’라고 답했다는군요.
그런 분이 여행사 경영 잘했겠습니까. ‘No Show’의 문제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지요. 위에서 언급한 예는 노쇼라기 보다는 ‘삼류 양아치’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지요.
이처럼 팸투어를 비롯해 골프모임이나 점심 혹은 저녁모임에 연락도 없이 노쇼를 냅니다. 심지어 면접자가 연락도 없이 안나타나지요.
지난 연말 모임 몇군데를 가봤습니다. 테이블 위에 각 여행사 대표 명찰이 자리별로 지정돼 있었습니다. 보통 행사가 비슷하지요. 행사가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도 제가 앉은 테이블 두 곳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두 분이 말없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지요. 결국 주최측은 행사도중 미안한지 중간에 와서 슬쩍 불참자 좌석의 회사 이름이 적힌 명찰을 치워버렸지요. 물론 2인분 식사비도 날렸고 말이지요.
항공사나 여행사들이 노쇼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요. 해서 시행중인 것이 한달전 혹은 1주일전 노쇼에 대해 페널티를 먹이며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는 중 아닌지요. 항공사들은 아예 노쇼에 대비해 오버부킹을 밥먹듯이 하다 문제가 된 것이 어제오늘이 아니지요.
게다가 식당주인들도 노쇼로 너무 피해가 커 올해부터는 사전예약시 일정금액을 받아야만 예약 가능케하고 노쇼를 내면 시간별로 페널티를 부여하는 법이 시행됩니다. 전 분야에 걸쳐 노쇼가 사회적 문제거리로 대두된 것이지요.
여행사들이 여행자들의 노쇼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한편으로 그들 스스로가 밥 먹듯이 노쇼를 냅니다. 물론 일부긴 하지요. 그 일부가 항상 문제입니다. 다른 분야도 그 일부가 문제가 아니겠는지요.
팸투어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장단 팸투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지관계자와 연락해 호텔과 골프장, 식당, 관광청 관계자 섭외 등 복잡한 문제가 얽히고 설켜 있습니다. 참석자 명단은 당연하고 항공사 좌석까지 모두 확보된 상황에서 하루나 이틀 전 심지어는 당일 노쇼를 낸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되지요.
골프행사든 식사모임이든 팸투어든 올해에는 한명도 노쇼내지 않는 그런 모범적인 여행업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