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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항공] 여왕과 왕자, ‘점보제트기’의 침묵



  • 홍민영 기자 |
    입력 : 2017-12-15 | 업데이트됨 : 3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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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기종 등장으로 대형기 수요 저하
B747 여객기 사실상 단종, A380 단종 위기

 

 

대형 여객기의 대표주자인 B747과 A380이 수요 저하로 단종 위기에 처하면서 하늘길을 지배하는 왕좌에 새로운 갈림길이 열렸다.

 

지난 1969년 첫 비행한 보잉의 B747은 반세기에 가까운 긴 역사를 가진 여객기다. A380이 등장하기 전까지 ‘점보제트기’란 별명 아래 세계 최대의 여객기로 군림했다. B747의 강점은 최대 600여 명의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는 것과 빠르고 멀리 간다는 것이다. 

 

B747의 등장은 파격 그 자체였다. 당시 세계적인 호황으로 여행객이 늘면서 보다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여객기를 찾던 항공사들에게 B747의 존재는 단비와도 같았다. B747은 보잉의 ‘효자 상품’으로 2016년 기준 1528대가 생산돼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갔다.

 

한편 A380은 B747와의 경쟁을 위해 보잉의 라이벌인 에어버스가 개발한 여객기다. 지난 2005년 첫 비행을 마쳤으며 최대 800여 명까지 탑승할 수 있어 B747에게서 세계 최대의 여객기 타이틀을 빼앗아 왔다. 한 대 4700억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몸값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와 성능 덕에 세계 곳곳의 항공사가 앞다퉈 구매했다. 에미레이트항공 등 일부 항공사에서는 A380을 호화롭게 개조해 ‘하늘 위의 궁전’이라는 별칭을 낳기도 했다.

 

이후 두 항공기는 대형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며 항공기의 ‘여왕과 왕자’로 불렸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대형 여객기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두 항공기는 단종 위기에 놓이게 됐다. B747의 경우 B777 등 신형 항공기의 등장, 중소형 친환경 항공기 수요 증대, 비교적 나쁜 연비 등으로 인해 주문이 줄어들었다.

 

몇 년 간 신규 주문이 없자 B747의 단종을 검토하던 보잉은 마침내 지난 8월 마지막 B747을 대한항공에 넘김으로써 B747이 사실상 단종됐음을 선언했다. 단, 화물기는 지속적으로 생산할 방침이다.

 

A380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우선 A380의 경우 지나치게 큰 덩치로 인해 뜨고 내릴 수 없는 공항이 한정됐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에서만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는 A380의 운용에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또한 최대 수송 인원이 많다는 장점이 노선에 따라서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 탑승률이 낮으면 적자가 나고, 적자를 피해야만 하는 항공사 입장으로서는 A380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탑승객 수가 적은 장거리 노선의 경우 B777 등 중대형 여객기를 투입하는 항공사가 많다. 이 때문에 A380은 2002년 이후 신규 주문이 한 대도 없는 상태다.

 

에어버스는 A380을 개량하는 등 주문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올해 10월 기준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에어버스가 대형 여객기 생산 감소를 검토하면서 A380은 수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단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사 수익 문제, 연료 효율 문제 등으로 인해 B747, A380 같은 대형기의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앞으로 대형기는 화물기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항공기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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