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Western Australia)가 매력적인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호주에서 가장 큰 주인 서호주는 면적만 한반도의 약 33배인 264만km²에 달하며, 약 80% 해당하는 지역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태초의 자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때문에 서호주에서는 바다와 산호초, 숲과 산으로 만들어진 국립공원이 발달해 이국적이고 경이로운 자연을 매 순간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 외전 - 꽃보다 청춘 위너>가 인기리에 방송 중이니 서호주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TV로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조윤식 기자> cys@gtn.co.kr
<자료제공: 호주정부관광청>
서호주의 중심지 퍼스
퍼스(Perth)는 인도양과 접해있는 서호주의 주도로 주 전체인구 210만 명 중 150만 명이 살고 있다. 이곳은 호주의 다른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독특한 개성을 지니게 됐다.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스완 리버(Swan River)를 따라 산책하는 것도 좋다. 예술을 즐기는 여행자에게는 서호주 아트 갤러리(Art Gallery of Western Australia)를 추천한다. 특히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지니 예술품들은 호주의 독특한 자연환경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준다. 또한 퍼스 주변에는 아름다운 해변이 많다.
특히 코슬로(Cottesloe) 해변은 에드워디안 풍의 티하우스 건물과 코발트 빛 바다가 어우러져 있다. 아쿠아리움(Aquarium of Western Australia)에서는 생생한 바닷속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거대한 상어와 가오리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수중 터널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사랑스러운 쿼카와 셀카를
퍼스 서쪽에 위치한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는 현지인들이 해변에서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고 낚시를 즐기는 작은 섬이다. 특히 63개의 해변 중 로토(Rotto)는 비교적 한가하고 퍼스나 프리맨틀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에도 충분하다.
또 섬 전체가 자연보호구역으로 차가 없기 때문에 이 섬의 이름을 딴 귀여운 캥거루과 동물인 쿼카(Quokka)와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늘 웃는 얼굴을 한 쿼카는 성격이 온순하고 호기심이 많아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니, 쿼카와 함께 인생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스노클링, 낚시, 카누, 골프,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19세기 항구 도시로의 시간여행
번잡한 도시보다 작은 도시에서 머물면서 여유롭게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프리맨틀(Fremantle)을 방문해보자. 19세기 항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프리맨틀은 도시 건축물 70% 이상이 문화재로 등록돼 있을 정도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갖췄다.
덕분에 웨딩 및 화보 촬영지로 인기가 높으며 퍼스에서 자동차나 기차로 20분 거리에 있어 가깝다. 또한 주말마다 열리는 마켓에서 유기농 화장품을 비롯해 핸드메이드 꿀과 케이크를 판매하는 상점만 150개에 이르며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기념품 쇼핑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시장을 나와 대로를 걷다 보면 양쪽에 늘어선 카페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카푸치노 거리’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작은 카페에서도 나름의 커피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맛 좋은 커피를 대접한다. 부드러운 플랫 화이트 한잔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건 어떨까.
사막부터 바다까지 대자연을 만나다
퍼스 주변을 둘러봤으면 도시에서 벗어나 대자연을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퍼스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위치한 피너클스 사막(Pinnacles Desert)은 거대한 모래 언덕 위에 넓게 흩어져 있는 수천 개의 괴이한 석회암 바위들이 매력적이다. 때문에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피너클스는 원주민 언어로 ‘바람이 부는 강’이라는 뜻이다. 사막 끝으로 멀리 바다가 있어 바위기둥이 더욱 웅장해 보인다. 하얀 모래 언덕인 란셀린(Lancelin)에서는 모래 썰매를 탈 수도 있다.
해산물이 유명한 세르반테스(Cervantes)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하얀 모래사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보면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윈드서핑의 중심지인 제럴턴(Geraldton)에 도착한다. 수중 액티비티를 즐기는 여행자라면 서핑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자연의 웅장한 숲에서 산책을
서호주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갖춘 75개 이상의 국립공원이 있다. 거목들 사이로 산책을 하거나 피크닉을 즐기면서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보라업 카리 숲(Boranup Karri Forest)은 마가렛 리버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숲은 르윈국립공원 일부에 속하며 야생화 시즌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펴 숲 바닥을 하나의 아름다운 카펫으로 변화시킨다. 카리나무는 60m 높이까지 자랄 수 있으며, 길 양쪽으로 자란 나무 사로 만들어진 드라이브 코스와 산책로는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캠핑도 가능하다. 총 7여 곳의 캠프그라운드 시설이 있으며 작은 차량만 들어갈 수 있다. 예약은 불가능하고 10월에서 4월까지가 성수기다. 가격은 성인은 호주 10달러, 어린이(5~16세)는 호주 2.20달러다.
아웃백의 관문 브룸
서호주 북서부에 자리한 브룸(Broome)은 퍼스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로 호주 최대 아웃백으로 손꼽히는 킴벌리의 관문 도시다.
느긋한 여유와 활기 넘치는 에너지가 공존하는 분위기 덕분에 브룸 시내에는 유난히 많은 갤러리를 찾아볼 수 있다. 강렬한 색감으로 도시를 묘사한 그림들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케이블 비치(Cable Beach)는 20km에 이르는 하얀 백사장과 바다가 펼쳐진 해변으로 매일 저녁이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닷가로 몰려 맥주를 마시며 일몰을 감상한다. 특히 낙타를 타고 즐기는 인도양의 일몰은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광경이다. 기네스북에 선정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야외극장인 선 픽처스(Sun Pictures)에서는 별빛 가득한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