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계 하반기 최고의 성수기였던 10일간의 추석연휴도 끝이 났다. 장기간의 연휴로 해외여행객이 몰리면서 7~8월 못지않은 ‘극성수기’ 특수를 누린 만큼 같은 일정, 같은 지역임에도 상품 가격은 엄청난 차이를 나타냈다. 연휴 기간과 비교해 달라진 상품 가격을 분석해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총 206만3666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하루 평균 이용객도 18만7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으로 종전 기록인 올해 설 연휴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 수(17만3858명)보다 7.9%가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해외여행객이 추석연휴 기간에 대거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연휴 앞뒤 기간의 여행상품이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반사 효과를 보이고 있다.
모두투어 서유럽 상품의 경우 추석연휴 기간인 10월2일에 출발하는 상품의 최고가가 699만 원이었으며 연휴 직후인 10월10일에 출발하는 같은 상품의 최저가는 369만 원으로 무려 330만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연휴 기간인 10월6일 출발하는 최저가 상품(399만원)보다도 더 저렴한 것이다.
또 다른 여행사인 KRT의 서유럽 상품도 추석연휴 기간에 최고가 439만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같은 상품의 가격이 239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추석연휴 기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은 동남아 지역 상품도 연휴 기간에는 54만9000원에 판매되던 것이 현재는 19만9000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웹투어의 미주 상품도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달 30일에 출발하는 상품 가격이 209만 원이었던데 반해 현재는 114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추석연휴에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몰리면서 연휴 끝과 이후에 출발하는 여행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며 “여행사가 미리 구매해놓은 항공권과 숙박권 등을 소진해야 하고 호텔이나 항공의 프로모션이 더해져 상품 가격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운임(홈페이지 가격 기준)도 추석연휴보다는 직후가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 인천-괌 노선(편도기준)의 경우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3일은 50만6400원이 최저운임이었지만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은 41만7000원부터 판매되고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의 경우 좌석을 채우지 못하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항공권의 가격을 낮춰서라도 승객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릴 때 가격이 높아지고 수요가 적을 때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