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업협회(이하 KATA)는 2년에 1회씩 여행불편신고처리사례집을 발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간 1200여 건의 여행불편사례가 접수된다. KATA는 접수된 사례를 유형별로 나누어 정리 및 배포해 각 업체의 업무 처리를 돕고 있다. 지난 6월 발행된 여행불편신고처리사례집에서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살펴봤다.

 

 

 

 

 

올 6월 발행된 여행불편신고사례집 중 일정변경 및 누락에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 5건을 추렸다. 먼저 기상이변으로 인한 불편 사례를 살펴보면, 지역은 터키였으며 상품가는 145만 원이었다. 신고인은 출발 당일 기상악화로 여행이 불가하였음에도 여행사 측이 안내를 하지 않아 2일째 일정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4일째 일정도 동의 없이 누락됐으며, 이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없었다고 한다. 반면 여행사 측은 예상치 못한 폭설로 공항이용이 제한됐으며 항공사에서 호텔을 제공했다고 답변했다. 일정변화에 대해서도 기상이변으로 일정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여행자들에게 2가지 안을 제안하고 신고인을 제외한 18명의 동의를 얻어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신고를 접수한 불편처리위원회는 신고인의 불편사항을 인정해 신고인 외 1인에게 총 30만 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두 번째 사례는 일정표와 다르게 제공된 숙박시설과 일정누락 건이다. 지역은 유럽, 가격은 189만 원이었다. 신고인은 일정표상의 숙소가 아닌 근교도시에서 숙박했고 숙박시설이 열악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식사 메뉴가 동의 없이 변경되고 일부 시설 관람이 누락됐으며 비용을 지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가 동행하지 않았다고 신고서를 올렸다. 여행사 측에서는 일부 지역의 경우 호텔 표기가 잘못되었고 시설이 열악한 점은 인정하나 숙박 시 문제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또한 식당을 예약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메뉴를 변경했고 시설 관람이 누락된 이유는 가이드가 이유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이드 미동행 구간은 자유시간으로 인솔자가 문제없이 통솔했다고 주장했다. 불편처리위원회는 신고인의 불편사항을 인정했고 신고인 외 1인에게 총 60만 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세 번째 사례는 스케줄이 일정표와 다르게 진행된 것에 대한 불편사항 접수 건이다. 여행지역은 파타야, 가격은 49만9000원이었다. 이 경우 쇼핑센터 방문이 일정표에 비해 늘어나고, 쇼핑하지 않는 여행객을 에어컨 없는 차량에서 1시간 동안 대기하도록 했다. 또한 선택관광을 하지 않는 여행자도 함께 대기시켰으며 신고인의 숙소 시설이 타 여행자에 비해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 측은 쇼핑센터 방문 건은 인정하나 차량 정차 시 에어컨 작동이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선택관광을 하지 않는 여행자들에게는 자유시간을 주었으며 숙소 시설 건은 알지 못했다는 설명이었다. 위원회 측은 신고인 외 1인에게 총 19만9600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위 세 가지 사례는 신고인과 여행사 측이 원만한 합의를 이룬 경우다. 반면 그러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첫 번째는 여행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사례다. 지역은 서유럽, 가격은 224만 원이었다. 이 경우 신고자는 여행지에서 운전기사가 오지 않아 6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운전기사의 접촉사고로 새벽4시에 숙소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6시부터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 측은 운전기사와 버스업체의 문제가 있어 차량 대기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또한 부득이한 사고로 인해 숙소 도착이 늦어졌고, 여행자 17명은 당일 아침 예정된 일정을 진행하고 나머지 8명은 여행사가 별도 구매한 항공권을 이용, 여행지에서 바로 귀국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신고인 외 1인에게 120만 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으나 여행자의 불수용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두 번째 사례는 여행사의 일방적인 일정누락 및 숙박변경 건이다. 지역은 중남미 나스카, 마추피추, 파타고니아로 성인 기준 1000만 원의 고가 상품이었다. 이 경우 쿠스코 시내투어, 마추피추 유적지, 우유니 소금 사막 등 10개 일정이 누락됐다. 또한 호텔에서 민박으로, 산장에서 텐트로 숙소가 변경되고 일정표 상에는 이동수단이 대형 버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시외버스를 이용해 불편사항이 발생했다. 또한 여행경비를 반납했으나 이틀 간 입장료와 식사 값으로 1인 당 약 45만 원을 추가지불하게 됐다. 이에 대해 여행사 측은 여행자의 요청 및 건강상태, 도로 통제 등으로 인해 일정이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숙소는 처음 계획된 숙소의 시설이 열악해 바뀐 경우라고 설명했다. 추가 비용 지출에 대해서도 호텔 업그레이드, 추가 투어 등으로 여행사에서 부담할 비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위원회 측은 신고인 외 5인에게 총 635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으나 여행사 측의 불수용으로 합의되지 못했다.

 

 

이처럼 해마다 다양한 불편사항이 발생하고 있으며, 서로 간의 의견 충돌로 인해 합의점에 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KATA 관계자는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와 원만한 합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례를 정리, 분석해 업계의 업무 처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