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40만원·동남아 10만원… ‘상식밖 수준’
Q. 중국 항공사들이 어마어마한 물량을 손에 쥐고 있지요. 중국 발 수요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항공사들 자본력이 높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 장거리 노선 판매가 다수였던 것에 비해, 이제는 아예 초저가 동남아 노선 상당히 판매가 잘 되나 봅니다. 도대체 얼마나 저렴하길래 수요가 있는 건지요.
통상 어느 지역에 도달하기 위한 운임은 ‘국적 항공사>해당 국가 항공사>제3항공사 경유 노선’ 순으로 형성된다. 국적 항공사와 해당 국가 국적사와의 운임은 통상 10~2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수순이다. (동남아 기준) 문제는 여기서 중국 항공사들의 운임 포지션은 ‘제3항공사 경유 노선’임에도 불구, 통상적인 가격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중국 국적의 A 항공사가 지난 4월 공지한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노선 특가 운임의 경우 40만 원대까지 형성된 상태다. 비슷한 시기에 미주 항공사들이 출시한 특가 운임은 최저 50만 원대에 불과하다. 유효기간이 짧고 발권 시기가 촉박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파격적인 운임이다.
유럽 노선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다른 중국 국적의 B 항공사가 지난 상반기 출시한 유럽 노선 최저 특가는 40만 원대 초반. 통상 유럽 국적 항공사들의 특가 운임이 60만 원대에 형성된다는 점, 장거리 노선이라 환승 노선 이용이 덜 부담스럽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일반 여행객들에게도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노선이 이렇다 보니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의 운임 붕괴는 더 심각하다. 같은 시기에 발표한 중국 C 항공사의 인천 발 운임은 싱가포르 10만 원대 중반, 델리 20만 원대 중반이다. 싱가포르와 델리 지역은 지리적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이 취항하지 못하는 비행시간 7시간 이내의 지리적 포지션을 갖고 있는 곳이다.
4시간 이내의 단거리 노선들에 초특가 운임이 만연하리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단, 중국 항공사들의 해당 노선은 패키지 수요를 노리기엔 적합하지 않아, 그룹이 아닌 인디비 판매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화 기자>
>>필리핀시장 안정화는?
Q. 필리핀 시장은 조용한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는 안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한국에서는 필리핀 안전에 대한 이슈가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논란이 됩니다. 이번에도 계엄령부터 시작해 각종 사건사고로 필리핀 상품 취소가 있다고 합니다. 취소야 그렇다 쳐도 필리핀 시장 분위기 언제쯤 좋아질까요.
일단 필리핀 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은 관계자들마다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동남아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여행사들의 경우 당장 6월 초 예정됐던 홈쇼핑이 불발되며, 신규 모객이 정체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당장 6월2주차부터는 필리핀 시장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전부터 필리핀 관련 이슈가 워낙 많이 있어 생각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시장 정체가 장기화 되진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현지 교민들간 사건사고가 ‘여행객 안전을 위협한다는’ 잘못된 인식 및 오해부터 시작해 팬퍼시픽항공 사태 등 여러차례 고비(?)를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홈쇼핑 및 소셜커머스에서도 사회적 지탄을 우려해 필리핀 상품 판매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6월 말 정도로는 이미 협의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한 필리핀 관광청에서는 에이전트팸과 미디어 팸을 진행해 업계 내 분위기를 환기하겠다는 입장이며, 이외 항공사들의 경우 AD투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관계자들마다 필리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었다. 과장된 위험 지역에 대한 보도만 지속되지 않는다면,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계엄령 이슈 이후 현지 여행사 관계자에 문의해본 결과, 실제로도 현지에서는 오히려 계엄령 선포에도 크게 동요하는 느낌은 없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보도되는 바와 달리 현지에서는 정치적인 해석부터 다양한 분석이 있어, 당장 ‘안전’에 대한 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필리핀 시장이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기대한다.
<고성원 기자>
>>‘말 못할 고민’ 소통수준은?
Q. 최근 업계에서 크고 작은 성(性)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지요. 사고 자체도 문제지만 사고를 유발하는 환경과 성 문제에 유난히 둔한 업계 마인드도 문제라 봅니다. 사고 전후로 사측의 미온적인 태도도 물론이고요. ‘벤치마킹’할 수 있을 만큼 일련의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 업계에 있는지 알아봅시다.
올해도 어김없이(?) 성(性) 문제로 업계가 시끄러웠다. 항공사와 패키지여행사는 물론 기타 유관업체까지 마음 쓰이는 일들이 여럿 발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외양간을 미리 고치는’ 곳은 드문 실정이다. 기업체들이 의무적으로 유지해야할 고충처리 위원회 혹은 불편신고처리팀 등 최소한의 장치만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내에서 자체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는 곳은 있다. 우선 A사의 경우 올초 사내 성 문제가 일어난 후 화장실에 ‘마음의 소리함’을 설치하고 경영지원본부에서 대대적으로 119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19란 ‘1가지 종류의 술로, 1차에서, 9시까지만 회식하는 건전음주’ 캠페인의 줄임말이다. 사내 곳곳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부착하는 등 직원들이 캠페인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워크숍 사전 보고제도도 추진 중에 있다. 타사들 역시 회식 시간을 9시를 넘기지 않는 캠페인을 경영진에서부터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한다.
또 다른 B사의 경우에는 ‘휘슬러(whistler)’ 제도가 정착화 됐다. 휘파람을 분다는 의미에서 ‘고발자’란 뜻의 휘슬러 제도는 사내에서 발생한 부당한 처우 혹은 환경에 대해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신고하는 제도다. 직원 간의 작은 농담에도 ‘휘슬을 불겠다’는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직원들이 이미 친근하게 자리 잡은 제도다.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최소한의 의무’만 지킬 것이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직원들이 어떤 불편함이든 자유롭게 터놓을 수 있는 창구는 향후에도 적극 개설돼야 한다. 또 ‘위에서 아래로의’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아래에서 위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업무 환경이 조성돼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조재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