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항공시장 주도권’ 확보하자
Q. 최근 업계가 다구간 항공 예약서비스 업체와 손잡고 항공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다구간 검색에 특화된 국내 업체들의 기술을 선점하려는 업계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이같은 상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조재완 기자>
[다수의 업계 관계자]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소셜커머스 티몬은 플라이트 그래프를 인수했고, 여행박사는 브링프라이스와 제휴를 체결해 화두에 올랐다. 양사는 국내에서 다구간 항공권 예약서비스로 가장 특화된 업체들이다. 다구간 예약이란 이름그대로 여행 목적지를 여러 곳 설정해 항공 루트를 짜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몇 곳 되지 않아 그간 업계에서는 차세대 항공시장을 주도하는 기술로 꼽아왔다. 그야말로 업계가 가장 눈독들이고 있었던 기술이다. 가격 외에는 별다른 경쟁력이 발휘되지 않는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엣지 있는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티몬은 다구간 검색 및 큐레이팅 서비스 등 플라이트 그래프의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큐레이팅 서비스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드문 기술이라고 하니 티몬만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의 플랫폼에 플라이트 그래프 기술이 장착되는 시점은 빨라도 내년 초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현재 ‘티몬 입점’을 확정지은 여행사 수만 해도 이미 국내 플랫폼 중 최다라고 하니, 향후 한국의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지 업계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최근 여행박사도 브링프라이스와 제휴를 맺어 다구권 항공권 추천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제 시작단계라고 하나 타 패키지사보다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사실이다. 향후에도 여행사들의 다구간 항공권 검색 서비스 도입은 속속 이어질 것이다.
다구간 검색 외에도 가격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목적지를 검색하는 오픈서치 개발도 남아있다. 아직 국내에는 오픈서치 기술까지 제공하는 업체는 없다.
다만 업체들마다 소비자들의 예산을 우선으로 루트를 추천하고, 항공권을 정렬하는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하니 메타서치 시장의 그림은 계속해서 바뀌어가지 않을까.
> ‘한국지사’ 설립 마찰?
Q. 최근 해외 호텔들의 한국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 연락·마케팅 사무소의 역할에서 벗어나 가격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까지 겸하는 수순인 것 같다. 그렇다면 기존 호텔 공급업체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되는가. 가격 정책도 변화가 생기는가.
<윤영화 기자>
[복수의 호텔 한국지사 관계자]
본래 현지 호텔 입장에서는 GTA나 랜드사 등을 통해 호텔 블록을 제공하는 것이 번거롭지 않은 방법이다. 특히 항공사와는 달리 지역별 호텔만 수백 개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 한국 시장에 영향력을 가진 공급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최근 호텔 본사 소속 직원을 한국에서 고용, 소규모로나마 지사 체제를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본사 입장에서는 직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직거래를 하게 되면 기존 공급업자에게 제공하던 커미션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마케팅 활동 등에서도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세일즈 과정이 기존 공급업자들과 별도로 진행되다보니, 본의 아니게 본사가 가격 경쟁에 나서게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지 본사에서는 꾸준히 수천 명을 판매해주던 기존 공급업자에게 가격을 나쁘게 줄 이유가 없다. 동시에 직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그들보다 낮은 가격에 여행사에 방을 제공해 시장을 확장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그래서 지사 운영이 오래되지 않은 호텔들은, 아직 공급업자들이 여행사에 제공하는 룸 가격과 조건이 더 우위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지사를 통한 조건이 가장 나을 것이라는 인식과는 아예 다르고, 지사 쪽에서는 공급업체와는 별도로 세일즈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공급업체들도 가격 협상을 지사가 아닌 현지 본사와 진행하기 때문이다.
사실 얼핏 보면 한국 사무소가 2개 운영되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지사를 운영하겠다는 것 자체가 직영 체제 전환 의지를 보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점차 호텔 공급업자를 통한 판매 대신 직거래를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볼 수 있다.
> 여행사 견제 ‘티몬’
Q. 티몬이 실시간 최저가 항공권 가격 비교서비스, 다구권 항공권 스타트업 인수 등의 소식을 발표할 때마다 업계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여행사로서 독립하는 것은 아닌지, 사실상 그동안 오해의 소지 역시 다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영업 손실 측면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는 것 같다. 티몬이 정말 여행사로서 물밑작업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고성원 기자>
[티몬 해외투어본부 관계자]
티몬은 여행사에 최적화된 베이스 즉, ‘플랫폼’을 지향한다. 엄밀히 말하면 OTA는 맞지만 직접 상품을 판매할 계획은 없다.
최근 오픈한 실시간 항공권 메타 서비스의 경우 참여사들에게 6개월간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 그 이유 역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여행사에게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티몬의 전략비즈니스 사업은 마트와 여행으로 나뉜다.
그중 여행은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려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일단 티몬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스카이스캐너와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에 앞으로는 제휴를 늘리기 보다는 제한된 IT리소스를 소비자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 위주로 개발을 진행할 것이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티몬 상품 노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자체 회사명을 노출시키는 것을 불가하겠다는 방침도 있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패키지는 100% IT 기반이 되기 힘들기 때문에, 항공 메타 서비스 부분으로 집중하려고 한다.
강조하고 싶은 바는 티몬 자체는 소셜 3사의 영역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점. 티몬은 여행사가 되겠다는 것이 아닌, 여행사를 위한 최적화된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